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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옳은가 - 궁극의 질문들, 우리의 방향이 되다
후안 엔리케스 지음, 이경식 옮김 / 세계사 / 2022년 4월
평점 :
품절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있어 절대적 기준이란 없다. 이 시대는 모두 옳고 그름에 대해 이야기하며 판결을 내리지만 그 판결은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에 따라 달라지며 상대적이고 불변의 진리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말을 존재 자체로 열실하게 보여주는 책이 있다. 그것은 후안 엘리케스가 쓴 도서 무엇이 옳은가이다.
각자 저마다의 다른 RIGHT and WRONG, 옳고 그름을 바탕으로 사람의 언행이 단죄의 대상이 된다. 모두들 안테나를 예리하게 세우고 단죄의 증거를 찾아 눈을 밝힌다. 그러나 그들이 판결하는 모든 것은 정말 절대적인 가치와 기준으로 이뤄진 것일까? 저자는 문화적 도용, 군사적 개입, 종교에 이르기까지 현재 사람들이 가르고 있는 기준은 언제든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가변성을 지니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현재 우리는 '용인되는 것'과 '용인되지 않는 것'을 구분 짓고 있지만 미래에는 이 구분되었던 것들이 또다시 구분되며 과거의 나눠졌던 분류가 무지하고 어리석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예를 들면 과거 동성애는 잘못된 DNA를 갖고 태어나는 하나의 질병으로 분류되며 동성애는 하나의 성적 지향이 아닌 '치료'해야 할 병으로 취급되었다. 그러나 현대 과학으로 밝혀진 바에 따르면 동성애 DNA란 존재하지 않으며 사람의 성적 지향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진 유전자는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동성애는 '질병'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과거에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것이다. 그렇다면 만약에 동성애가 '치료'를 해야 되는 것이라고 한다면 치료를 통해 '정상'으로 만들려는 것이 옳은 것일까?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SNS를 통해 따돌림도 누군가를 조롱하고 비난하며 희롱하는 일도 더욱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다. 누구라도 그 대상이 될 수 있고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어느 한순간의 언행으로 댓글 하나로 사람의 인생은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급속도로 빠른 기술의 발전은 인간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주었지만 반대로 말 한마디 잘못 내뱉는 순간 벼랑 끝에 떨어져 이제까지 쌓아왔던 모든 것을 잃고 온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이 낱낱이 드러나 수백만 명으로부터 조롱의 메시지를 받을 수도 있다. 누구라도 나와 다른 편에 설 수 있으며 내 편에 서 있던 사람이 다른 편에 서 그들과 뭉쳐 나를 모욕할 수도 있다. 그들의 행동은 보편적인 규범에 따라 자신이 옳은 말을 한다고 믿지만 사실 윤리적이라 여기고 옳다고 믿으며 생각하는 모든 것들은 어느 시점이 도래되었을 때 야만적인 행위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과거의 선조들이 행했던 일들로 인해 역사는 바뀌었으며 그 당시의 선택들을 분노하고 비웃지만 우리 또한 현재 그러한 일을 자행하고 있고 미래의 후손들이 현재 우리의 선택을 비웃을지도 모른다. "기술은 윤리를 바꾸어 놓는다."라는 말과 같이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며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의 윤리관 또한 급속도로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저자는 오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일이 내일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마라"라는 충고를 한다. 우리는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선택을 하기도 한다. 현재로서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말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기술이 더욱더 발전된 미래에 산다면 이러한 변명이 통할 수 있을까? 현재 생산 비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원자력 발전소를 짓고 원자력을 이용하고 있지만 만약 기술의 발전으로 원자력 생산 비용보다 신재생 에너지 생산 비용이 더 적게 들어간다면? 어떨까? 원자력을 생산 이후 발생한 폐기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과 환경파괴 복구 비용으로 인해 현재의 선택을 후회하는 날들이 머지않아 도래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