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복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 인형에서 여성, 여성에서 사람으로 여성복 기본값 재설정 프로젝트
김수정 지음 / 시공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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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여성복과 남성복의 차이. 옷을 만드는 것에 있어 차이가 있다면 얼마나 있을까. 제작하는 과정은 같은 것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나 몇 달 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남성복과 여성복의 차이라는 사진이 있었다.



남성복에는 활동성을 고려하여 '쌈솔'이라는 재봉 기법을 사용해 더욱 튼튼하게 박음질이 되어 있었고, 여성복에는 한 번에 봉제하여 끝내는 '오버로크'가 되어있었다. 또한 목덜미가 닿는 부분에는 남성복에는 원단이 한 번 더 덧대어 있었고, 여성복에는 덧댐 원단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런 일이? 여성복과 남성복 같은 브랜드에서 나온 같은 라인과 디자인이 맞았다. 그런데 왜 봉제에 있어 차별이 생긴 것일까? 옷이 튼튼하다면 더 좋은 것 아닌가? 그렇다면 왜 그 튼튼함은 남성복에만 적용된 것일까? 여성복과 남성복에 대한 차이에 대해 도서 여성복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에서는 더욱 자세히 다루고 있다.





의복에 존재하는 성별의 개념


다양한 디자인의 밀물과 썰물처럼 빠르게 왔다 빠르게 빠져나가는 여성복 패션에 있어서 유행은 디자인에서 무시 못 할 부분이 되었다. 유행에 따르기 위해서는 빠르게 재봉이 이뤄져야 했다. 그 이유를 바탕으로 여성복의 재봉은 빠르게 봉재가 가능하고 마감이 간편한 '오버로크'라는 기술이 사용되게 되었다. 그렇다면 남성복은 그렇지 않은가? 저자가 튼튼하고 몸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여성복을 만들기 위해 남성복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여성복을 주문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여전히 빠르게 만들어진 몸이 편안함을 느끼지 못할 기존의 여성복이었다. 주문과 상이한 결과물에 대해 저자는 공장 측에 연락을 했지만 공장 측에서는 그런 옷은 환영받지 못한다는 답을 내놨다고 한다. 몸이 드러나게 의복을 만들지 않으면 상품성과 구매력이 떨어진다는 설명이었다.






활동성에 존재하는 성별의 개념


남자와 여자. 둘 중 누가 더 활동적인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쉽게 대답할 수 있다면 그건 마음속에 고정관념이 자리 잡고 있는지도 모른다. 활동적이라는 것은 성별이 아닌 개인의 성향 차이에서 대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옷에 있어서는 그 성별이 존재하는 듯했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동적이고 여성은 정적이라는 관념이 사회에 기본적으로 깔려있다. 하여 '조신하지 못하다'라는 표현은 주로 여성들을 대상으로 사용되어 왔다. 의복에 있어서도 이러한 활동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드러난다. 남성복의 경우는 뜯어짐과 틀어짐을 방지하기 위해 재봉 위에 다시금 재봉함으로 의복을 더욱 오래 튼튼하게 입을 수 있도록 제작되어 왔다. 그러나 여성복에서는 그런 재봉 기법이 보이지 않았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돌아온 답은 남성은 활동성이 많아 좀 더 튼튼하게 봉재 되었다고 한다. 같은 가격에 튼튼한 옷을 고르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모두 같은 가격이라면 좀 더 튼튼하고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고를 것이다. 손이 많이 간 곳은 그만큼 튼튼해지기 마련이고 비용이 더 들어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손이 덜 간 여성복과 손이 더 많이 간 남성복의 가격차이는 없다. 또한 목부분에 원단의 마감 부분이 닿아 불편함을 느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덧댐 원단이 있는 것은 남성복이었다. 같은 라인에서 같은 패턴으로 디자인된 여성복에는 그러한 마감 처리가 없었다는 것이 여성복의 현실이었다.





우스갯소리로 남성복에서의 마진을 여성복에서 채운다는 말이 있다. 빠른 유행을 좇기 위한 방책이라는 말로 여성 소비자는 조금 부실한 옷을 사고 있었다. 쇼핑을 많이 하는 구매력이 있는 세대를 계속 붙잡고 싶다면 그 세대에 필요에 맞는 의복을 제작해야 한다. 시대가 달라짐은 패션 업계의 방향 또한 달라졌음을 깨달아야 할 때라고 도서는 소리치고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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