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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를 대신할 말을 찾았다 - 요즘 애들만의 다정하고 무해한 위로
김예란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10월
평점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무심코 던지는 누군가의 말이 애정이라는 포장지에 쌓여 건네는 가시에 누군가는 이리저리 온몸이 찔려 무너져간다. 꽃은 어디에 놓고 가시 잔뜩 박힌 줄기만이 관심과 애정이란 포장지에 쌓여 반갑지 않게 던지고 가는지..
저자는 혼자만이 짊어지는 삶에 이리저리 당사자가 원치 않는 무게를 더해가는 사람들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그만큼 리스크가 따르는 일에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다 너무 쉽게 발은 빼는데 이거 참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이다.
'요청 없는 동정'은 사양하겠습니다.
실업률이 세대의 구분 없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안정적인 직정과 예측 가능한 자기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공무원 시험에 뛰어든다. 그러나 그들이 정말 공무원이 되길 원해서 그 길을 선택한 것일까? 도서에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 경험이 있는 A와 B라는 친구가 나온다. 이들에게 주변인들이 건네는 말은 그들의 마음속에 무겁게 가라앉아 떠날 줄을 몰랐다. '경쟁이 치열하다지만 왠지 너는 될 것 같아'라는 식으로 무책임한 응원을 던진다는 것. 이 이야기를 듣는 당사자에게 끝없는 물음을 울린다. 만약 내가 2-3년 동안 준비했는데도 떨어진다면 그다음 시험을 기약하며 공부를 해야 하는 걸까? 다른 사람들은 취업도 하고 각자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선 것 같은데 공무원 시험 합격이라는 지점에 계속 머물러있다 못해 고여버린 듯한 느낌을 받은 이들은 이 두려움에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시험에 언제 합격할지도 모르고 계속 공부와 압박감과 자괴감, 박탈감에 시달리며 하루를 보낸다. 그러다 보면 한 발자국을 떼기조차 무섭다고 느껴진다. 저자는 한수희 작가의 에세이 <우리는 나선으로 걷는다>에서 나온 내용을 일부 들려주며 '르윈'이라는 포크가수를 직업 삼고 있는 인물의 삶을 소개하는데, 무슨 일인지 재능, 노력, 운 등.. 성공의 길로 들어서기 위해 필요한 요소요소들이 미묘하게 뒤틀리며 그를 비껴갔다. 뒤틀리며 어긋나는 동안 '르윈'은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나이 들어갔다. 한수희 작가는 '르윈'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것을 온전히 선택하지도 그렇다고 놓아버리지도 못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 못하며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 길만을 바라보고 서있는 사람들에게 선택의 갈림길에서 머뭇거리는 사이에 살 수도 있었을 인생은 지나가 버린다.라고 교훈을 준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읽고 자신이 '어쩔 수 없이 앞으로 달리게'되는 삶을 살아갈까 무섭다고 했다. 자신의 꿈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 꿈이 조금이라도 자신의 생각과 어긋나는 일이라고 생각된다면 사람들은 망설이지 않고 선택의 길로 떠밀어버리곤 한다. '기다림'이 존재하지 않는 각박한 세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저자는 무엇 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각박한 세상 속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타인'으로 남지 않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은 함부로 판단하고 재단해서 속 편히 권유하지 않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상대가 도움을 요청했다면 그땐 기꺼이 손을 내밀면 된다.
무엇에도 쉽게 입을 떼지 않는 사람은 한번 내뱉으면 주워 담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 말의 무게를 담은 입을 함부로 열지 않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자신의 생각을 또 타인의 마음을 곱씹고 또 곱씹아보며 헤아리기 위해 숨을 고르는 듯 이야기를 하는 그런 사람. 이런 사람이 되기 위한 고민이 또 밤을 채워간다. 그럴 땐 도서 도서 “힘내”를 대신할 말을 찾았다에서 저자가 말했듯.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주자. 편안하게 푹 잘 잤으면 좋겠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