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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예술가들 - 스캔들로 보는 예술사
추명희.정은주 지음 / 42미디어콘텐츠 / 2021년 8월
평점 :
절판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예술가라는 직업에 대해 생각하면 어떤 키워드가 떠오를까? 고독과 외골수적인 면모, 세상에 저항하며 타협하지 않는 굳건한 모습과 더불어 화폭과 조각에 있어서 만큼은 직선 하나 없는 유려함을 보여주는 이들이 이러한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들이 손으로 그려낸 만들어낸 작품들을 볼 때면 사람의 손으로 이렇게까지 섬세하게 표현해 낼 수 있는가 감탄을 금할 수가 없다. 이들의 작품을 볼 땐 사람이 아닌 것 같이 느껴지면서도 그들의 생활을 들여다보면 인간으로 살다간 예술가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슬프게 살아갈 운명,
미켈란젤로와 비토리아.
미켈란젤로를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작품이 있다.
하나는 <다비드 상>과 다른 하나는 <피에타>이다.
미켈란젤로는 조각가이지만 그림 그리는 솜씨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화가였다. 그러나 그는 화가라고 불리는 것보다 조각가라고 불리는 것을 선호했다고 한다. 화가라고 부르면 조각가라고 부르라고 화를 냈다 했을 정도니 말이다. 화가라고 불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해서 그림에 소홀히 했던 것도 아니었다.
시스티나 대성당 천장에 그린 <최후의 심판>을 보면 인물에 대한 표정과 그림이 살아움직이는 듯한 생동감에 넋을 잃고 바라보게 된다. 이 작이 완성되기까지 4년이라는 기나긴 시간이 소요되었고, 이 작품을 그려내는 작업 또한 쉽지 않았다. 천장에 그리는 그림인 만큼 천장 아래의 발판을 달아 그 위로 올라서서 팔을 높이 들어 올린 채로 작업을 했어야 했으니 말이다. 완벽의 완벽을 거듭하여 그려내는 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미켈란젤로 본인은 자신의 작품을 '서투른 그림'이라고 표현하며 자기 작품에 만족하지 못했다. 이는 미켈란젤로가 사랑한 '비토리아'에게 쓴 편지에서 알 수 있는데, 미켈란젤로는 그림을 그려주고 당대의 유명한 시인이었던 비토리아는 답례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시를 써 보내며 서로의 마음을 표현했고, 비토리아의 시를 받은 미켈란젤로는
'당신에게 서투른 그림을 선물하고 그 대가로
나는 정말 아름다운 형상을 마치 보시처럼 받았다'
- 페이지 172 -
라며 비토리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었다.
책을 읽으며 알게 된 미켈란젤로에 대해 재미있는 사실은
미켈란젤로의 얼굴에 불룩 튀어나온 혹에 대한 이야기였다.
미켈란젤로는 젊은 시절 동료 화가들의 데생 실력을
놀리며 약을 올리는데 선수였던 것 같다. 어느 날은 피에트로를 놀리다 화가 난 피에트로는
그만 미켈란젤로에게 주먹을 날리고 말았다.
그때의 일을 피에트로가 회상하기를 미켈란젤로가 약을 올리는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코를 쳤고, 코가 비스킷처럼 부서지는 것이 느껴졌다고 한다. 이렇게 미켈란젤로에게 주먹을 날린 피에트로는 이 행동에 대해 후회는 없었던 것 같다.
'그 친구는 나의 서명을 죽을 때까지 달고 다닐 것'이라며 흡족해했다고 하니 말이다. 그렇게 미켈란젤로는 얼굴의 피에트로의 서명과 함께 생을 살게 되었다.
도서 발칙한 예술가는 예술가들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재미있는 일화들을 알려주므로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또한 QR코드를 통해 예술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디테일까지 갖춰 도서를 읽는 내내 작품과 비교해보기도 떠올려보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미켈란젤로의 일화처럼 발칙한 행동으로 누군가를 발끈하게 만들기도 감탄하게 만들기도 한. 예술의 길을 걸어간 다양한 예술가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도서 발칙한 예술가를 읽어보시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