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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격언집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ㅣ 잘난 척 인문학
김대웅.임경민 지음 / 노마드 / 2021년 5월
평점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서점에 라틴어 관련 서적들이 간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인간의 삶은 새로운 것이 하나 없는데, 반복되는 과정임에도 무엇 하나 쉬운 것이 없는지. 생각하는 이들을 위해 에라스뮈스는 자신의 도서 '아다지아'를 통해 삶에 대한 냉철한 통찰력과 지혜를 보여준다. 도서는 라틴어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종교적인 색채를 최대한 지워 많은 종교 관련하여 거부감을 갖고 있는 이들일지라도 큰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도록 편집하였다. 사실 에라스뮈스는 부패한 가톨릭을 비판하였던 루터의 종교개혁의 호의적이기는 하였으나 극단적 성향의 신앙을 좋아하지 않아 중립적인 태도를 취해 로마 가톨릭과 개신교 양쪽에서 미움을 받았었다고 한다. 하여 수도원에서는 '아다지아'두세 권을 포함해 에라스뮈스의 몇몇 작품들을 불태우기도 했다고 한다. 각 페이지에 쓰인 라틴어 격언들 옆에는 영어로도 문장이 번역되어 있어. 라틴어 공부에도 도움이 될 듯하다. 도서에 소개되어 있는 라틴어 한 문장을 공유하자면..
Spem Pretio emere / To buy hope for money
희망을 돈으로 사다.
어떤 의미일까 문장을 보며 추측해 본다.
당신이 이 문장을 읽었을 때는 어떤 의미를 뜻하는 것처럼 보이는가?
'희망을 돈으로 사다'
추측은 해보지만 어떤 의미로 해석되는지 잘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께 같은 의미를 갖고 있는 몇 문장을 힌트를 드린다.
영국에서는 "내일의 암탉보다는 오늘의 달걀이 낫다"라고 표현하고
이탈리아에서는 "암탉을 낳는 것보다 오늘 달걀을 먹는 게 낫다"라고 표현하고
영국에서는 "손안의 새 한 마리가 덤불 속 두 마리보다 가치 있다"라는 속담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점점 읽을수록 어떤 의미인지 감이 오시는가?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꿈꾸며 현재 발생하지 않은 일을 위하여 지금의 시간을 희생한다. 그러나 그 꿈꿔왔던 것조차 추후에 얻지 못하게 된다면 써버린 지난 시간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희망은 많은 것을 꿈꾸게 하지만 꿈만 꾸다가 현재의 소중한 것들을 놓치게 하기도 한다. 이것만 하고, 저것만 하면 등의 조건으로 미뤄버린 행복이. 다시금 돌아올 수 없는 행운일지도 모른다는 교훈을 주는 듯했다.
전기 작가 존 오브리의 초고(Manuscripts)'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고 한다.
베이컨이라는 사람이 어부들이 그물질하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그리곤 물고기를 사기 위해 어부들에게 다가가서 이렇게 묻는다. "한 그물에 물고기 가격 얼마를 받습니까?" 하고 말이다. 어부들은 "물고기의 양만큼 받겠습니다."라고 대답했고 그 그물 속에는 작은 물고기 두세 마리 정도만이 들어있었다고 말이다. 베이컨은 처음에 제가 제안한 대로 물고기를 팔았더라면 더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었는데 왜 그렇게 하지 않았냐는 물음에 어부들은 더 많이 잡혔을 것이라 희망했다고 한다. 하여 더 많은 물고기의 값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품고 있었다고.. 이에 베이컨은 "희망은 훌륭한 아침 식사이지만 형편없는 저녁 식사이기도 하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희망을 갖는 것이 현실의 기쁨을 구석에 밀어두는 행위가 되는 것일까 물음이 생긴다.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고 희망을 하면 이뤄진다는 말과 대조되는 문장인 것 같기도 하다. 여기서는 희망을 바라며 무지개를 쫓는 이들은 현실을 잊어버리고 게으름에 빠져사는 사람들이 되는 것처럼 묘사하였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렇게 무지개를 쫓는 이들이 있기에 그 무지개를 그리고자 했던 사람들이 있었고, 무지개를 쫓는 동안 행복했을 사람들이 있을 수 있고, 무지개를 쫓다 같은 무지개를 쫓고 있는 다른 이들을 만나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 같다. '희망은 돈으로 산다'라는 문장에 중요한 점은 돈으로 샀을 때의 희망을 가졌을 때의 기쁨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희망이 생겼다. 가졌다. 사라졌다. 할지라도 그 순간의 기쁨은 기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