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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전 설득 -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설득 프레임
로버트 치알디니 지음, 김경일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설득, 협상, 화술, 타이밍, 세일즈맨 등의 단어가 들어있는 책들은 서점의 베스트셀러 공간에 직장인 필독서 분야에서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 단어들이다. 300만 독자들의 선택을 받은<설득의 심리학> 시리즈 중 최신판인 작가 로버트 치알디니의 초전 설득은 설득의 기술에서 소개된 6가지의 기술 외에 추가로 공개되는 7번째 키워드 초전 설득에 대해 다룬 도서이다. 초전 설득? 그냥 설득도 아닌 초전이라는 단어는 과연 무슨 뜻일까?
네이버 사전에서 찾은 '초전'이라는 단어의 뜻은 이와 같다.
1. 전쟁이 시작된 첫머리. 2. 첫 전투.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설득은 어떻게 시작되는가'라는 문장과 함께 시작되는 작가의 말처럼
도서 초전 설득에서는 설득을 시작하는 처음 부분의 중요성을 우리들에게 알리며 시작된다.
최고의 성과를 내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은 제안을 하기 전에 자신이 할 말과 행동들을 다듬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쏟는다고 한다. 자신의 제안을 무작정 앞세우며 상대방의 이해를 끌어내려고만 하는 것이 아닌 설득을 시작하는 그 순간의 심리적 프레임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좋은 씨앗을 위해 미리 밭을 가는 것과 같은 초전 설득을 통해 상대방을 설득시키는 방법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초전 설득이라는 단어를 썼다고 하여 우리에게 엄청나게 낯선 행위는 아니다. 초전 설득 중 하나는 서비스 업종에서도 자주 쓰이는 간단한 대화를 통한 고객과의 친밀감 쌓기도 포함된다.
그러나 책에서 소개된 소방 제품을 판매하는 한 영업 사원의 고객과의 신뢰와 친밀감 쌓기는 조금 남달랐다. '짐'이라는 영업 사원은 소방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고객과의 만남에서 일부러 화재 안전 지식을 테스트할 때 필요한 자료를 차에 놓고 왔다는 방식으로 집 안으로 들어올 구실을 만들었다. 이는 모르는 사람을 집에 들이는 것에 대해 경계심을 갖고 있는 고객의 심리를 이용하여, 문서를 차에 두고 왔다는 식으로 자신의 허술함을 노출시킨 다음. 안전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시켜준 이후에 집안에 비교적 쉽게 들어가는 것이었다. 이 부분에서는 눈살이 찌푸려졌다.
영업 사원에게는 이익을 얻기 위한 좋은 방법일지 몰라도 가짜 허술함과 신뢰 이미지를 만들어, 상대방으로부터 선량한 사람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켜 사람들의 경계심을 완화시키도록 하는 것을 진짜 신뢰감 있는 이미지, 좋은 이미지로 볼 수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설득이라는 표현보다는 사기꾼 같다는 생각이 우선 든 것은 사실이다. 혹시라도 이 부분을 범죄에 악용될까 염려스러운 점도 있었다.
그러나 이 사례에서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은 상대에게 특정적인 행동을 보여줌으로써 나로부터 긍정적인 이미지를 연결 지을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했던 것 같다.
도서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아주 낯선 그러니까 처음 본 사람들일지라도 그들과 함께 행동하는 것만으로도 연대감이 생기고 호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과 음악이 결합된 사례였다. 독일에서 네 살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였는데, 아이들 중 일부에게는 녹음 음악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움직임을 박자로 맞추면서 상대와 함께 원을 그리며 돌게 했다. 또 다른 그룹은 거의 똑같은 행동을 하게 하였지만 음악은 틀어주지 않았다. 그 후 타인을 도와줄 기회가 생겼을 때 두 그룹의 아이들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짐작이 가는가? 초전 설득의 과정과 같이 음악에 맞춰 함께 노래 부르며 박자에 맞춰 원을 그렸던 아이들은 음악이 나오지 않았던 그룹보다 세 배 넘게 타인을 돕는 경향을 보였다고 한다. 함께 음악과 움직임을 경험했다는 것이 서로에게 정서적 연대를 불러일으켰던 것이었다. 이는 음악을 함께 듣는다는 것이 서로에게 정서적 연대감을 주는 등의 영향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사례 중 하나라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러한 같은 행동을 함으로써 집단의 결속력을 강화시킨다는 것이 이성적인 판단을 흐리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전 설득은 설득에 대한 시각을 새롭게 바꿔준 책이 아닐까 싶다. 책은 정말 풍부한 사례들로 행동과학을 알아두는 것이 설득에 있어 큰 지원군이 되는지 말해준다. 이렇게나 많고 다양한 사례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나 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기도 했다. 초전 설득을 잘 활용하면 정말 좋은 곳에 공동으로 힘을 합쳐 쓰일 수도 있지만 지나치게 개인의 목표를 위해 사용되면 위험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게 해준 책이다. 나는 아직 무엇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했으므로. 작가의 말을 빌려 서평의 끝을 맺는다.
"그 과정에 대해 근심하든지, 아니면 그 잠재력에 매력을 느끼든지,
혹은 둘 다든지 간에 초전 설득의 엄청난 힘을 인정하는 것이 옳으며
그 내부 작용을 이해하는 것이 현명하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