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이웃
이수안 지음 / 문학수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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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이웃 #이수안 #소설집
도서제공
이수안 작가의 6년동안 써 내려간 아홉 편의 소설집.
제목에서처럼 ‘저녁+이웃‘에 ’+관계‘를 넣어 바라보는 시선이 서늘하면서도 작은 온기가 엿보였던 내용들.

저녁이란 시간대가 어떻게 느껴지나요?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나면 온 몸에 힘이 풀려지듯이 무방비의 상태가 되곤 하죠. 그래서 가끔은 솔직하게도 말해보고, 흐트러진 나의 모습을 보곤 해요.

첫 편부터 꽤 강렬하게 시작하는데, 결국엔 가까운 나의 이웃이라 해도 완전히 알 수 없는 타인인 것이고, 끊어낼 수 없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가가려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 우리가 타인과 맺고 있는 관계의 본질을 묻는 것 같았어요.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래도 이해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말이죠.

모든 단편들이 흡입력 있고 가독성도 좋아서
단편집인데도 한 편 한 편 짧고 깊게 빠져보아서 읽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흥미로웠던 편은, [소셜 다이닝]
한모임에서 적은 인원의 낯선 게스트들을 만나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타인의 직업을 맞추는 별난 모임의 이야기인데요. 진실을 이야기하되 단 한명만 거짓말을 하는 ‘플레이어’를 찾는 게임을 합니다.
물론 화자는 플레이어로 나오지만 다른 사람들이 힌트를 던질 때마다 저도 ‘이 사람 뭐하는 사람일까’하고 생각해보는 지점이 재미있었어요.

하지만 끝맺음은 씁-쓸했다아-!!
씁쓸하지만 우리가 왜 타인이라는 낯선 세계를 만나 마음을 나누며 살아가야하는지를 잘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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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네 - 2025 일본 서점대상 1위 수상작
아베 아키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은행나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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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네 #아베아키코 #은행잎3기 #은행잎서재 #일본서점대상1위
도서제공 | @ehbook_

카프네는 사랑하는 사람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쓸어 넘기는 행동을 뜻하는 포르투갈어다.
소설 속에는
단순히 타인을 위로하는 행위가 아닌,
말없이 곁에 있어주는 방식의 사랑을 보여준다.

심부전으로 갑작스럽게 죽은 줄 알았던 하루히코의 죽음.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각자의 이유로 감추고 싶었던 진실들이 얽혀 있었고,
(반전이라면 반전인건가)

무엇보다 이 소설이 더 특별하게 느껴졌던 건
‘가사 대행 서비스’라는 설정 때문이었는데-

지친 사람들에게 따뜻한 음식과 깨끗한 청소를 해줌으로써
그들에게 작은 온기와 살아나갈 희망을 준다는 면이
내 마음까지도 조금씩 정돈해주는 느낌이 들어서 쾌적해졌다고 할까.

+ 요즘 내 마음도 기분도 어질러진 상태라 읽으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

특히 세쓰나와 가오루코의 티격태격하는 관계는
갈수록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미소가 지어졌고,
마지막에 보여준 가오루코의 선택은
좀 뭉클했던 힐링물이 되시겠다.

조용히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충분히 위로받을 수 있다는 걸 알려준 이야기.

+ 지친 날, 아무 말 없이 위로받고 싶을 때 요 책 읽어보시길!
힐링물이지만 미스터리 첨가되서 더 재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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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니와 마고의 백 년
매리언 크로닌 지음, 조경실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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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니와마고의백년 #매리언크로닌 #해피북스투유

도서제공 ㅣ @happybooks2u

병동에서 만난 17세 소녀 레니와
심장 수술을 앞둔 83세 할머니 마고.

둘의 나이를 더하면 딱 100세.
그래서 시작된 프로젝트—
자신들이 살아온 100년을 그림으로 남기기.

현재의 병원 생활과
마고의 파란만장한 과거,
그리고 레니의 짧지만 강렬한 기억들이
교차하며 펼쳐진다.

처음엔 그저 환자와 환자였던 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눌수록 나이 차이가 무색할 만큼
서로를 가장 깊이 이해하는 존재가 된다.


죽음을 앞둔 이야기인데도
이 책이 무겁게 가라앉지 않는 건
레니의 냉소적이면서도 재치 있는 말투와
마고의 엉뚱한 태도 덕분이다.
상당히 긴 분량인데도 처지지 않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제일 인상 깊었던 장면은
초반에 병원 내 예배당에서
레니와 아서 신부님이 나누는 대화.

•레니 : 저는 ‘왜’ 죽어가는 걸까요.
•아서 : 나는 다른 질문보다도 왜 라는 질문을 더 많이 받는단다.
왜는 항상 답하기가 어렵지.
누가 무엇을 어떻게는 답할 수 있지만
왜는 나도 섣불리 아는 체할 수가 없구나.
내가 처음 신부가 됐을 때는 나도 그 질문에 답하려고 노력하곤 했었지.
•레니 : 이제는 안하신다는 말씀?
•아서 : 그 질문에 대답은 내 권한 밖이야.
그건 그분만이 답할 수 있는 문제야.
•레니 : 그 말은, 제가 지금껏 들어본 헛소리 중에서도 최고예요.
저는 죽어가고 있다고요!
신께 이미 여러번 여쭤봤지만 신은 아무대답도 해주지 않아!
•아서 : 레니, 대답이 항상 말의 형태로 오는 건 아니란다.
다양한 형태로 올 수 있지.

마치 무교인 우리 남편이랑 나누는 대화같아서 현기증 살짝 나긴 하는데..🥹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과 답이 오고가지만,
이외에도 나누는 대화를 보면 교회 다니고 있는 나한테도 찔리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할까.🥲

무튼, 종교와 삶, 죽음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을 주고받는다.
중요한 건,
어떻게 죽을 것인가보다
남은 시간을 어떻게 가치 있게 보낼 것인가.

+ 죽음 앞에서 ‘현재 살아있음이 / 지금 이 시간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

+ 500페이지에 정 들었는지, 레니와 마고를 보내는 게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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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세상에서 까마귀가 사라진다면
마쓰바라 하지메 지음, 정한뉘 옮김 / 나무의마음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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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세상에서까마귀가사라진다면#마쓰바라하지메 #나무의마음 #생태학

도서제공 / @namumind

이런 상상 해본 적 있는가.
까마귀가 완전히 사라진 세계.

검은 날갯짓이 사라진 하늘은 과연 더 맑아질까.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생태계의 균열이 일어날까.

나는 까마귀를 오랫동안 ’불길한 새‘라고 믿어왔다.
검고, 시끄럽고, 어딘가 불결한 존재. 🐦‍⬛

도쿄대의 ‘새 덕후’ 교수는
만약 까마귀가 없어지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라는 생각에서 출발해
3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이 책을 쓰게 되었다.


크게 4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생태계에서 까마귀는 핵심종인지,
까마귀의 역할은 무엇인지부터 알아본다.
그리고 ‘처음부터 까마귀가 없는 세계’도 한번 상상해본다.

종교에서, 문학에서, 학문에서, 엔터테인먼트(만화영화에 등장하는 까마귀) 등 여러 영역에서 까마귀는 어떻게 그려지며, 사라진다는 가정 하에 까마귀 대신 어떤 새들이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는지도 탐색해본다.

까마귀는 처음부터 불결한 새로 여겨졌는가 하면 그렇지만은 않다.
자연 신앙 속 까마귀는 영리하면서 비교적 장난을 좋아하고 약삭빠른 성격으로 그려진다.
기독교가 부흥하면서부터 까마귀는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로 전락하게 된다.

문학에서 까마귀는 어떻게 쓰이는가.
불길함의 징조나 긴장감을 그릴 때 까마귀가 등장하지 않는가.
하지만 이러한 이미지는 ’만들어진‘ 이야기일 뿐.
그저 어두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까마귀 설정을 각자 마음에 드는 걸로 바꿔봐도 재밌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읽으면서 특히, 까마귀의 대역 후보들을 나열할 때가 제일 흥미로웠다.

까마귀는 크게 두 가지 역할을 하는데,
1, 청소부 역할.
2, 씨앗을 옮기는 확산자 역할.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는 새들이 여럿 있다.
독수리, 콘도르, 갈매기, 찌르레기 직박구리, 앵무새..
하지만 끝내 남는 결론은 하나다.
대신할 수는 있어도, 대체할 수는 없는 것이다.

까마귀가 세상에서 사라진다고 우리가 알 수 있는 부분은 없다.
이 책은 어디까지나 -그러지 않을까.라는 가정하에 그려졌기 때문이다.
생태계의 붕괴를 정확히 알게 되는 건 진짜 사라져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까마귀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이상 우리는 계속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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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그 밤이 또 온다 ㅣ 소소한설 1
김강 지음, 이수현 그림 / 득수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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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그밤이또온다 #김강 #소설집 #득수

20편의 초단편으로 이루어진 김강의 소설집이다.
우리 현실을 보여주는 서늘한 리얼리즘 속에
저자의 위트가 살짝 섞여져 있어 첫편부터 꽤 인상 깊었다.

<규동의 기도> 편에서 왜 김동식 작가의 회색인간이 떠오르는 건지 모르겠지만, 모든 단편이 그런 판타지적인 분위기는 아니었고, 전반적으로 글을 잘 썼다라는 인상을 충분히 남겨 주었다.

어떤 작품은 씁쓸했고, <장미의 꽃을 기억하다>
어떤 작품은 묘하게 웃겼으며, <규동의 기도>
어떤 작품은 조용히 마음을 건드렸다. <느닷없는 마음>

읽어 갈수록
무언가 잃어버린 감정과 어긋나는 관계 속에서
우리가 놓쳐버린 것들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드는 장면들이 있다.
행복, 사랑, 관계, 추억 등 삶을 살아갈수록 희미해지는 감정들..

득수 소소한설 시리즈로 첫번째 작품인 김강의 소설집.
소소한설과 잘 어울리는 작품이었으며,
이런 소소한 이야기와 소소한 우리들의 인생이 만나
삶의 다양한 모습을 비추는 것 같아 공감이 많이 갔다.

시작은 가볍지만,
끝은 잠깐씩 머무게 되는 가볍지 않은 소설집이었다.

📌득수 @deuksoo_official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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