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도에 복학한 이후로는 독후감을 쓰지 않았다. 글이 조악하고 생각이 유치하다는 이유를 떠나서 어느 시점 이후로는 내가 무엇을 얼마나 읽었는지 파악하기 어렵게 되었다. 왓챠에는 영화 한 편 볼때마다 꼬박꼬박 별점 체크를 하면서 왜 북플에서는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귀찮아서겠지만, 나 같이 게으르고 무식한 독서가로서는 기록을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더 유익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내가 18년도 이후로 읽은 책들 목록이다. 18년도 중반에 두잉 독서모임을 시작하게 돼서 페미니즘 책을 많이 읽게 됐고, 19년도 중반부터는 시창작 수업과 시창작 동아리에 들게 돼서 시집을 많이 읽게 되었다. 'ㅇ' 표시는 모임이나 세미나, 학교 과제용 책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읽은 책이다.



18년도에 읽은 책

몰입의 즐거움 -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ㅇ

불평등이 문제다 - 김윤태 ㅇ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 김용마 ㅇ

책 따위 안 읽어도 좋지만 - 하바 요시타카 ㅇ

에로스를 찾아서 - 강유원 ㅇ

마르크스는 처음입니다만 - 이시카와 야스히로 ㅇ

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 - 이현우 ㅇ

싯다르타 - 헤르만 헤세 ㅇ

구월의 이틀 - 장정일 ㅇ

변희재의 청춘투쟁 - 변희재 ㅇ

희랍 철학 입문 - W.K.C 거스리

한 달 후, 일 년 후 - 프랑수아즈 사강

선을 넘어 생각한다 - 박한식, 강국진 ㅇ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 진중권 ㅇ

소크라테스의 변명 - 플라톤/강철웅

반기업 인문학 - 박민영 ㅇ

저는 남자고, 페미니스트입니다 - 최승범 ㅇ

나쁜 페미니스트 - 록산 게이

여성혐오를 혐오한다 - 우에노 치즈코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 이민경

학교에 페미니즘을 - 초등성평등연구회

지금 여기의 페미니즘X민주주의 - 정희진 외

페미니즘의 도전 - 정희진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 오찬호

더 나은 논쟁을 할 권리 - 김은실 외

빨래하는 페미니즘 - 스테퍼니 스탈

나다운 페미니즘 - 켈리 젠슨

엄마는 페미니스트 -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

감정 자본주의 - 에바 일루즈

(29권/자발적 독서 - 14권)



19년도에 읽은 책

피해와 가해의 페미니즘 - 권김현영 외

한국, 남자 - 최태섭 ㅇ

교차성 x 페미니즘 -한우리 외

LGBT 첫걸음 - 애슐리 마델

대한민국은 군대다 - 권인숙 ㅇ

대한민국 넷페미사 - 권김현영 외

한국 남성을 분석한다 - 권김현영 외

인간 실격 - 다자이 오사무 ㅇ

리듬 - 장석원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 - 엄기호

한 사람의 닫힌 문 - 박소란

어느 새벽, 나는 리어왕이었지 - 김경후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 - 이기호

파헤치기 쉬운 삶 - 정다운

여름, 스피드 - 김봉곤

참담한 빛 - 백수린

모두 다른 아버지 - 이주란

끝없는 사람 - 이영광

급소 - 김덕희

그녀에서 영원까지 - 박정대 ㅇ

길 하나 건너면 벼랑 끝 - 봄날

채식주의자 - 한강 ㅇ

군사주의는 어떻게 패션이 되었을까 - 신시아 인로

자기만의 방 - 버지니아 울프

남성성/들 - 레윈 코넬 

후르츠 캔디 버스 - 박상수 ㅇ

숙녀의 기분 - 박상수 ㅇ

오늘 같이 있어 - 박상수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 이성복 ㅇ

아나키스트 - 장석원 ㅇ

이 시대의 사랑 - 최승자 ㅇ

기호학 입문 : 의미와 맥락 - 숀 홀 ㅇ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 오은 ㅇ

미투의 정치학 - 정희진 외

문학이론입문 - 테리 이글턴

온 - 안미옥 ㅇ

사씨남정기 - 김만중

홍길동전 - 허균

선량한 차별주의자 - 김지혜

포르노 판타지 - 매트 프래드 ㅇ

이갈리아의 딸들 - 게르드 브란튼베르그

그들은 왜 극단적일까 - 김태형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 진은영 ㅇ

퀴어 아포칼립스 - 시우

퀴어 페미니스트 교차성을 사유하다 - 비사이드 콜렉티브 외

소쉬르의 마지막 강의 - 페르디낭 드 소쉬르

여자는 왜 완벽하려고 애쓸까 - 레시마 소자니

(47권/자발적 독서 15권)



20년도에 읽은 책

다시는 그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 권김현영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 - 박정훈 ㅇ

위대한 개츠비 - F. 스콧 피츠제럴드 ㅇ

무정 - 이광수

광장/구운몽 - 최인훈

오늘은 잘 모르겠어 - 심보선

어느 누구의 모든 동생 - 서윤후

페미니즘 앞에 선 그대에게 - 강남순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 - 장영은

내 언어에 속지 않는 법 - 허새로미

이해할 차례이다 - 권박

차가운 잠 - 이근화

한편 1호 세대 - 민음사 편집부 ㅇ

영화비평 : 이론과 실제 - 강성률

왜가리는 왜가리 놀이를 한다 = 이수명

양방향 - 김유림

캣콜링 - 이소호

무구함과 소보로 - 임지은

조이와의 키스 - 배수연

마치 - 이수명

비금속 소년 - 정우신

여기까지 인용하세요 - 김승일

책이 무거운 이유 - 맹문재 ㅇ

초콜릿 이상의 형이상학은 없어 - 페르난도 페소아 ㅇ

검은 고양이 - 라이너 마리아 릴케 ㅇ

이렇게 한심한 시절의 아침에 - 백무산

지하로부터의 수기 -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ㅇ

숲의 소실점을 향해 - 양안다

(28권/자발적 독서 7권)



21년도에 읽은 책

꽃잎 - 김수영 ㅇ

사랑을 위한 되풀이 - 황인찬 ㅇ

여장남자 시코쿠 - 황병승 ㅇ

위저드 베이커리 - 구병모 ㅇ

체 게바라 시집 - 이산하 엮음 ㅇ

체 게바라 - 장 코르미에/은위영 ㅇ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 이동진 ㅇ

(7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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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건 나는 소설 독서를 매우 힘들어하는 편이지만, 매년 꾸역꾸역 소설 한 두권씩은 읽고 있다는 것이다. 20살, 21살 때는 책을 거의 한 권도 안 읽었었고, 지금도 독서를 하려면 꾸준히 품을 내어 노력해야 한다. 사실 오랜만에 알라딘에 글을 올리는 것도 이동진의 책을 보고 동기부여를 얻어서다. 북플을 처음 시작했던 17년도에도 나는 당위적인 독서를 하고 있었고 재미를 느끼자고 책을 읽지는 않았다. 그때 이걸 읽었더라면 인생이 조금은 달라졌을 것 같아서 아쉽다. 뭐, 늦은 건 없으니까 다음을 생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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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군대다 - 여성학적 시각에서 본 평화. 군사주의. 남성성, 청년학술 56
권인숙 지음 / 청년사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에서 다시 이런 분야의 연구가 나올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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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성/들 이매진 컨텍스트 42
R. W. 코넬 지음, 안상욱.현민 옮김 / 이매진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이 분야에 관한 한 최고의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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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극단적일까 - 사회심리학자의 눈으로 본 극단주의의 실체
김태형 지음 / 을유문화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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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사회를 관통하고 있는 키워드 중 하나는 ‘혐오’다. 인터넷의 여성혐오부 터 세대 갈등과 지역 갈등에서 비롯한 혐오, 시리아 난민에 대한 혐오. 장애인과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학벌주의 체제에서의 혐오 등 사회는 온갖 혐오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심리학자 김태형은 이런 혐오의 일면에 ‘내 생각만이 옳고 다른 생각은 틀렸다고 간주하며, 타인에게 자신의 믿음을 강요하는’ 극단주의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극단주의 개념은 현재 우리 사회의 혐오와 관련한 문제들을 심리학적으로 진단하기 위한 일종의 매스인 것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기존의 극단주의 연구를 되짚어 보고 그 한계를 지적하면서 한국의 맥락에 맞는 극단주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극단주의는 1)배타성, 2)광신 3)강요, 4)혐오로 구성된다. 단순히 타인을 배척하거나 자신만의 믿음을 고집하는 것만으로는 극단주의가 성립되지 않는다. 자신의 믿음을 타인에게 강요해야 하는데, 이러한 극단주의의 예시로 저자는 박사모와 일베, 안티페미니스트, 한국의 극우주의 정당 등을 든다. 또한 저자는 기존의 극단주의 연구가 양적인 측면만 강조되었을 뿐 ‘질적인 측면’이 부족하다고 비판한다. 가령 ‘판사들이 토론을 통해 보다 감정적인 판결을 내리게 되었다’와 ‘테러리즘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토론 이후 테러리즘을 더 지지하게 되었다’는 질적으로는 결코 동일하지 않지만, 기존의 집단 극단화 이론에서는 동일한 극단으로 간주된다는 것이다. 결국 ‘어떤 생각이 강해지는 것’ 자체가 ‘극단화’라면 이것은 대단히 공허하고 의미 없는 설명으로, 질적인 측면의 극단을 따져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저자는 ‘일제에 맞서 독립운동을 했던 이들이나 흑인 노예 해방운동을 했던 이들을 극단주의자라고 매도할 수는 없다’면서 자신의 주장을 보충한다.


그런데 엄밀히 따지면 저자는 심리학자라기보다는 오히려 서구의 담론을 수입하고, 특정 집단의 입맛에 맞게 재가공하는 담론업자에 가까워 보인다. 특히 그가 보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질적인 면’들의 예시는 너무나 의도적이라(이를테면 그는 자유한국당을 극단주의 집단으로 분류한다), 자신의 당파성을 합리화하는 근거로 심리학을 이용한다고 느껴질 정도다. 지면 곳곳에서 드러나는 그의 구시대적 사회인식 역시 눈에 거슬릴 정도다. 그는 “IMF 경쟁 위기로 대규모로 직장에서 쫓겨난 한국의 가장들”을 언급하면서 개인에 대한 실제적 위협과 정신적 위협이 문제라고 말하는데, 이는 결국 가부장제의 1인 생계부양자 모델이 당연하다는 걸 전제로 하는 기술이다. 실제로 IMF 위기 당시에는 실직한 남성들보다 실직한 여성들이 더 많았다. 또한 그는 "2017년의 촛불 항쟁에서도 항쟁 참여자들은 단 한 건의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다"(180p)고 서술하는데, 이는 당시 여성 시민들이 겪었던 숱한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묵인하고 배제하는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몹시 불편하다. 그는 심리학이 사회 현상을 합리화할 뿐인 어용 학문이라고 비판하지만, 따지고 들어가면 자신 역시 그러한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이다.


극단주의를 예방하기 위한 대한 대안으로 저자는 '공동의 목표'를 기반으로 한 '국가 공동체'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다양성 자체'만을 강조하는 것은 별 효과가 없다고 말한다. 나는 저자가 작금의 퀴어 퍼레이드와 같은 성소수자 운동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지 궁금하다. 그가 최소한 구시대적 반쪽짜리 진보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압권인 것은 그가 극단주의의 요소로 배타성, 광신, 강요, 혐오를 제시하면서도 엄밀한 조작적 정의를 거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는 인지-행동주의로 위시되는 미국 심리학을 비판하는 스탠스를 취하지만, 최소한 개념에 대한 조작적 정의가 없다면 그것은 양적 사회과학, 곧 심리학의 전거는 아니라는 소리다. 이로써 저자의 공신력은 전문성이 아니라 대중성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을 부연하자면, 저자가 '권위주의적 성격'을 극단주의의 매개요인으로 다루면서도 그다지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최근 논란이 되었던 윾튜브나 카광의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 작금의 극우 스피커들 중에는 세상을 선과 악의 이분법적 도식으로 바라보고 약자들을 경멸하는 사례들이 굉장히 많다. 진중권은 <네 무덤의 침을 뱉어라>에서 이런 파시즘적 전조를 문제삼은 바 있는데, 저자가 심리학적 개념으로서 극단주의를 다룬다면 이 부분을 깊게 다루고 넘어가는 편이 더 시의성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대중심리학 서적으로 보면 이 책은 반가울 수 있다. 기존 심리학 서적들은 사회 현상을 피상적으로 다루고, 그것을 합리화하는 쪽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심리학 책을 펼쳐본 사람들이 책을 덮고 더 답답해지는 경우도 많다. 저자는 "사회 현상이라는 고차적인 현상, 상위 현상은 심리학이 아니라 사회학적으로 설명되어야 한다"(151p)고 말하면서, 사회현상에 대한 심리학적 서술은 자칫 '심리학적 환원주의'로 빠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저자가 비록 올드한 도식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심리학을 다루면서도 나름대로 사회를 적절히 비판적으로 진단하는 책이다. 종합하면 나는 이 책을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그러나 기존 심리학 서적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는 리버럴 성향의 기성세대에게 추천한다. 자유한국당을 “극우집단”으로 꼬집는 부분에서는 나 역시 통쾌함을 느꼈기도 하고. 이런 관점에서 학문적 비판은 오히려 부차적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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