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에는 밤이 깃들지 않는다 - 자현 스님 산중일기
일우 자현 지음 / 불광출판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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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현스님의 글은 언제나 '아하~' 하는 감탄과 함께 읽게 되기 때문에 딱히 어떤 거부감이 없는 편이다. 때문에 이 책을 선택할 때도 특별한 거부감 없이 편하게 집어들었었다. 그냥 책 두께도 적정하니 좋았고, 오랫만에 만나는 하드커버의 양장본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책읽기가 빠른 편이 아닌 나에게는 이 책이.. 나를 위해 맞춰진 듯한 책두께와 왜 하드커버를 좋아하는 지 모르겠는데, 내가 좋아하는 하드커버까지 모든게 마음에 들어서.. 그래서 책읽기를 편하게 시작했다. 물론 책의 두께만큼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거라는 보상심리(?)까지 대동해서 말이다. ^^;;

책장을 넘기며, 목차를 지나는 즈음.. 책은 내 스스로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사계절의 이름을 따서 4가지 챕터로 나뉘고 있으며, 각 챕터마다 작은 부제를 가지고 있네요. 각 챕터마다, 각 글마다 그에 맞는 멋진 사진이 함께 하고 있어 가독성을 높여주는 좋은 장치가 되고 있네요.



봄 - 다시 깨어나는 존재를


봄은 언제나 생동의 계절이라 하지 않는가? 내 자신을 성찰하고 스스로에게 다가가는 첫 발걸음을 떼는 그 시작점을 사계절의 봄에 비유하여 설명하고 있다. 나를 성찰하기 위해서는 나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자현스님의 산중일기 봄에는 다양한 시행착오에 대한 글들이 적혀 있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 나를 성찰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것이 나에게 다가가는 첫걸음이라는 것처럼 내 스스로가 주변에 흔들리지 않고 올곳이 설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하찮은 자의 자유

그대여!

무언가 남과 다른

특별한 사람이 되려 하지 말고

하찮은 사람의 자유를 관조하라.

하찮음은 낮고 천하지만

그만큼 구속되지 않는 여유가 있다.

이는 하찮음만이 누릴 수 있는

진정한 삶의 춤, 낭만이다.

하찮음에 소요하며

하찮음을 관통해 나간다면

붓다도 부럽지 않다.

아니, 그것은

깨침보다 소중한 하찮음이며

붓다를 넘어서는 하찮음이다.

그대여!

하찮음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언제나 하찮음을 즐겨라.

붓다와도 바꾸지 않을

진실함이 바로 그 속에 있으므로..




여름 - 버티기만 하는 삶을 일깨우는


두번째 챕터 여름에서는 끊임없이 도전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 같다. 송광사 육감정 돌다리를 건너는 스님처럼 삶을 살면서 누구에게나 크고 작은 문제는 다가오게 되어 있다. 단지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다음의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은 많이 들어왔었다. 책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그냥 피하거나 밖으로만 타파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자신과의 싸움을 극복하며 견뎌내야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자현스님이 세월을 보내며 느꼈던 점들을 산중일기를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나에 대한, 나를 통한 투쟁이 극복되었을 때 좀더 단단해진 나의 미래와 만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있다.


나의, 나에 대한 투쟁

만약 피끓는 청춘의 붉은 영혼을 가졌다면

지금 당장 나를 향한 투쟁에 나서라.

아직 손에 쥐어지지 않은 영원한 자유를 위해

주먹을 불끈 쥐고 일어나

당차게 세상을 마주하라.

평안의 미소는

투쟁하는 정신에만 깃드는 것

나태를 허용하는 관용을 버리고

주저 없이 부서짐을 선택하라.

지금 당장..



가을 - 바랑에 짊어진 어느 수행자의 독백


세번째 챕터 가을에서는 가을 단풍을 가득 머금은 사진들이 자현스님의 산중일기 글과 함께 동행하고 있다. 어디론가 떠나기 딱 좋은 계절이며 무언가 결실을 얻기 시작하는 계절이다. 높은 위치에서 내려다본 오대산 적멸보궁 사진도 그러한 우리의 마음을 대변하는 거 같다. 우리 삶에서도 조금씩 결실을 얻기 시작하는 시기를 가을에 빗대곤 하는데, 자현스님의 산중일기에서는 한곳에 정주하는 것이 아닌 끊임없는 정진을 권장하고 있다.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 내 손에 넣기 위해 아득바득 하는 그런 삶이 아니라 내게 갇힌 것도 놓아 줄 수 있는.. 그런 여력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삶을 나아가라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깨달음이라는 허상에 갇힐 필요도 없고 언제나 새로움을 향해 나아가되 나라는 존재를 제대로 세울 수 있음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해주고 있다.


오늘을 달릴 뿐

그날에는 언제나

그날의 일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당겨서 하고 편안하거나

밀어서 한갓 지기를 원하지 마라.

삶이란,

잠과 같은 것이니

미리 몰아 잘수도 없고

늦춰서 한꺼번에 잘 수도 없다.

지구가 자전하면서

생명을 일궈내는 것처럼,

오늘을 달리고 매일을 살면 된다.

그렇게 꾸준히 현재를 즐기며,

죽음에 이르도록 묵묵히 나아갈 뿐이다.



겨울 - 눈길 따라 문득 산사를 찾은 손님


마지막 챕터 겨울. 모든 결실의 계절인 겨울은 결과의 안식을 구하지 말고 갇힌 속에서도 계속해서 나아가는 것을 이야기 한다. 겨울의 서문을 보면 "막힌 길의 끝에 해탈의 자유는 존재하는가?"를 말하고 있다.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꾸준히 내 자신을 만들기 위해 꾸준히 나아가는 것을 말하고 있다. 아래 글 순례자에서도 우리는 모두 영원에 이르는 순례자라고 말하고 있다.


순례자

우리는 모두 순례자이다.

목적이 있든 없든

인생이란 길 위를 걸어가는

우리는 모두 순례자다.

우리의 순례는 멈추지 않는다.

죽음에 닿도록 쉬지 않는다.

기쁨도, 슬픔도, 지친 순례의 일부가 되는

우리는 영원에 이르는 순례자이다.



오랫만에 만나는 하드커버의 양장본이라 마음에 들었고 사진과 어우러진 산문이 슬슬 읽혀서 좋았던 "태양에는 밤이 깃들지 않는다". 자현스님이 산중에 머물며 써내려간 글들이 단순한 산문인가 했는데, 읽다보면 단순한 일상에 대한 산문이 아니라.. 어쩜 존재의 소중함을, 내 존재를 스스로 세울 수 있어야 함을 표현하고 있는 게 아니었나 싶다. 읽으면서도 좀더 심오한 내용이 있구나 싶어 몇번이고 다시 되뇌이며 읽어보게 되었던 이 책. 조금 심오함을 담고 있어도 읽는데는 무리없어서 좋다. 그냥 어려운 주제를 조금 쉽게 읽어 볼 수 있어 좋다.



간만에 마음에 드는 글귀들이 많아 몇번의 필사를 하면서 뿌듯해 했던 기억이 있다. 책도 두껍지 않아 몇번의 내용을 되찾아보고 필사를 했던 거 같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더 들던 "태양에는 밤이 깃들지 않는다". 마음챙김을 위해.. 내 자신을 스스로 세우기 위해 누구나 부담없이 읽어봐도 좋을 거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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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성지 2024-02-18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고 세로운 원으 세우고 살아갈 힘을 주는 선지식이 있어 고마운 인연입니다.

jinalov 2024-02-24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언제나 긍정으로 모두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네요. ^^
 
태양에는 밤이 깃들지 않는다 - 자현 스님 산중일기
일우 자현 지음 / 불광출판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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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함께 어우러진 자현스님의 산중일기.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도 다시 읽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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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물조물 나물이야기 - 우리 땅의 우리 나물, 맛있고 재밌게 즐기자
고화순 지음 / 행복에너지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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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 #조물조물나물이야기 #고사리나물명인 #대한민국식품 #명인90호 #나물 #제철나물 #한식 #음식 #요리 #식재료 #행복에너지

나물의 명인이라는 것도 처음이어서 호기심이 생겼고, 나물 좋아하는 옆지기에게 조금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여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 책 너무 잼있다. 아니 너무 알차다. 우리 먹는 나물류가 이렇게 종류가 많고 다양한 것도 신기했다.

이책에서는 나물의 종류를 새잎을 먹는 엽채류, 새순을 먹는 순채류, 줄기를 먹는 경채류, 열매를 먹는 과채류, 뿌리를 먹는 근채류, 자연을 먹는 산채류로 구분하고 있는 것도 처음알게 되었다. 각각의 종류마다의 영양소와 먹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주어서 만년 주방초보인 나에게도 '한번 해볼까'하는 도전의식이 불끈 생기게 해주었다.

세계적으로 한식이 건강식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요즘. 이 책을 통해 우리 자연의 우리 나물류도 더불어 세계인의 관심을 끌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무엇보다도 세밀화로 그려진 각 식물들의 모습에 '아하'하는 추임새를 동반할 수 있었으니.. 이 책 정말 괜찮은게 맞는 거 같다.

우리 민족의 나물문화가 세계 유네스코 무형문화재로 등록되는게 꿈이라는 나물명인 고화순님의 바램이 꼭 이뤄지기를 바란다.


더불어 나물명인 고화순님을 통해 우리 나물, K나물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어떻게 요리하고 보관해야 하는지까지 세세히 설명되어 있어 누구나 명인의 요리비법을 전수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 같다.

이제 봄기운도 조금씩 느껴지는데... 향긋한 봄나물에 한번 도전해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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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물조물 나물이야기 - 우리 땅의 우리 나물, 맛있고 재밌게 즐기자
고화순 지음 / 행복에너지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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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설명과 섬세한 사실화까지.. 보는 재미, 알아가는 재미, 지식이 쌓이는 느낌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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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 여행 꿀팁 - 급할 때 바로 써먹는
신익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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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떠나고 싶은데 요즘 상황이 마땅하지 않아 이제나저제나 하고 있는데, 딱 마음이 끌리는 제목이 있어 읽기시작했어요. "1초 여행 꿀팁". 도대체 얼마나 자신감이 넘치면 저런 제목을 달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하~. 책을 읽다보니 왜 저런 제목을 사용했는지 알게 되더라구요.


"급할 때 바로 써먹는

1초 여행 꿀팁

- 나만 몰랐던 알짜배기 실전 여행팁 100 -"


처음에는 제목에서 끌리는 맛 때문에 책을 꺼내들었지만, 사실 그냥 떠나고 싶은 맘이 우선이었고, 또 그저그런 여행서 중 하나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책 목차별 나뉘어 있는 정렬항목이 기존의 것들과는 많이 다른 모습을 취하고 있네요.


"PART1. 여행 고수만 아는 '찐 여행의 기술'

필살기편 : 바로 써먹는 마법의 1초 필살기

역공법편:여행사기 잡는 '역공법'

할인법편:돈 버는 여행의 기술 '짠내 나는 할인법'

절약법편:시간을 절약하는인천공항 '총알 출국법'

응용법편:기내가 호텔이 되는 '마법의 응용법'

취소법편:여행사가 절대 알려주지 않는 '취소 필살기'

해외실전편:해외에서 당하지 말자


PART2. 초고수도 절대 말해주지 않는 '찐 여행의 비법'

승무원편

전문지편

찐고수편

변호사편

항공사편

챗GPT편

유튜버편


부록, 나라별 여행 꿀팁"


진짜 책 내용에 들어가서는 정말 순식간에.. 그리도 책을 더디 읽는 제가 한번에 읽어 내려갈 정도로 가독성도 좋고, 정보도 어마어마 했어요. 그냥 그동안의 흔한 여행안내서와는 다르게, 전문 여행기자가 직접 몸으로 겪으며 알아낸 알짜배기 정보들이 곳곳에 녹아져 있네요. 항공권 구매 시의 팁 뿐만 아니라 경유시간 활용법 등을 암기법과 함께 설명하고 있어서, 여행을 다시 되짚어 볼 수 있었어요.


얼마전 여행을 떠났던 친구들의 경우, 한 팀은 200%만족의 기분 좋은 여행을 다녀온 반면, 한팀은 추가비용까지 들이면서도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여행이 되어버려 모임이 넋두리 성토장으로 변한 적이 있었는데, 여행에 호갱(?)이 되지 않는 법들도 상황별로 설명하고 있어서 많은 참고가 될 수 있겠더라구요.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한번 읽어보라고 추천드리고 싶네요. 여행전문기자의 알짜배기 팁 뿐만 아니라 요즘 유행하는 챗GPT의 여행답변은 물론 여행고수로 알려진 스튜어디스, 법조인, 대형여행사, 유튜버, 여행전문지, 항공사 등등 각 분야별로 숨겨진 여행 고수들만 알 수 있는 내용들이 잘 정리되어 있어 책도 빨리 읽을 수 있을 뿐더러 읽으면서도 '아하~' 하는 탄성을 절로 뱉어내게 되네요.


여행 예약부터 출국, 기내, 해외에서까지 여행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1초 여행 꿀팁'

여행에 관한 한, 정말 피가되고 살이되는 여행 꿀팁들이 망라되어 있네요.


"여권보다 먼저 챙겨야 할 똑똑한 여행 팁"


이 글귀를 처음 봤을 때, '정말 웬 자신감이야?' 했었는데,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다시 봐야겠다' 생각하는 내 자신을 보며 오랜 여행기자의 괜한 자신감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책을 덮으며 다시 읽고 싶어지는 '1초 여행 꿀팁'. 코로나18가 끝나고 다시 여행이 재기되어 분주한 요즈음..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떠나기 전에 꼭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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