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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그대에게 1
오이마 요시토키 지음, 김동욱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5월
평점 :

내용 소개
“이 여정은, 나 자신을 ‘획득’하기 위한 기나긴 이야기.”
《목소리의 형태》 오이마 요시토키 최신작!
'소통'에 이어 이번에는 '생명'과 '삶'.
원초적 테마를 담아낸 대서사 판타지!
청각장애 소녀와 과거 그녀를 괴롭힌 한 소년 사이의 소통과 이해를 테마로 한 데뷔작 《목소리의 형태》로 상업적 성공과 평단의 호평을 동시에 거머쥔, 현재 일본 만화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신예 오이마 요시토키의 두 번째 장편 《불멸의 그대에게》가 정식 출간된다.
누군가에 의해 ‘구체(球體)’가 이 지상에 던져졌다.
정보 수집을 위해 기능하며, 온갖 것들로 모습을 바꿀 수 있는 그 구체는
죽음마저 초월하는 존재.
구체는 어느 날 소년과 만나고, 또 헤어진다.
빛, 냄새, 소리, 따스함, 아픔, 기쁨, 슬픔….
자극으로 가득한 이 세계를 방황하는
영원의 여행이 시작된다.
《불멸의 그대에게》는 자신의 형태를 접촉한 물체와 똑같이 바꿀 수 있으며, 마치 종이가 물을 빨아들이듯 온갖 경험을 거침없이 흡수해나가는 ‘텅 빈 신(神)’을 주인공으로 삼는 파격을 선보인다. 전작 《목소리의 형태》처럼 오이마 요시토키는 신인답지 않은 연출 솜씨과 고유한 스타일을 바탕으로 '생명'과 '삶'의 의미를 묻는 의미심장한 서사시의 첫발을 뗀다.
그림체
이미 목소리의 형태로 입증된 그림체입니다. 깔끔하면서도 넓디넓은 세계를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감정선과 그를 표정으로 말로 들어내는 장면들은 일품입니다. 개인적으로 목소리의 형태에서의 노력의 결실이 두 배로 표현될 수 있는 작품이었다고 봅니다. 말하지 못하기에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던 소녀의 이야기를 지금에 와서는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사람을 표현하는데 쓰면서 약간의 닮은 점이 있는데 그것을 그림으로 약간은 다르게 하지만 닮아있는 모습이 보여집니다.. 개인적으로는 목소리의 형태의 표현력을 기대하고 보신다면 그 이상을 보실 수 있다고 봅니다.
장점
강력한 1화를 깨다. 개인적인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1화가 임팩트가 너무 강하면 다음 화에서 반감을 사게 되고 재미가 감소하는 느낌이 강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1화의 강력한 임팩트를 천천히 해소 시키면서 다음 화로 천천히 넘어가 그 강력함을 오히려 부드럽게 풀어나갑니다. 대부분 1화가 강력하면 다음 화는 재미가 없어지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그 강력함을 해소 시켜주는데 전력을 다 쏟은 느낌입니다. 궁금증과 보여주어야 할 것과 보여주지 않아야 할 것을 명확하게 판단하여 조금씩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1화 만큼 강력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강력함 다음에는 호기심으로 계속 작품을 보게 만드는 자극적이면서도 안정적인 작품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람을 담다. 사람이라는 것은 엄청나게 긴 역사를 가진 생물인데 이것을 한 사람이 자신의 생에서 전부담을 수 있을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과연 이 생물에 대해서 사람이라고 불러야 할지는 알 수 없지만 주 내용은 사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람에게 배우고 자극받고 그렇게 한 명의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을 잔잔하지만 강력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내용 전반에도 그런 분위기가 잘 깔려 있어서 한 생물이 사람이 되는 과정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표현력. 위에서 말했지만 말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한 표현이 1권에서 말할 상대가 없는 사람으로 바뀌었는데도 그 표현력을 유지하면서 잔잔하고 강력하게 보여줍니다. 정말 긴 1화라고 할 수 있었지만 그 1화 하나만으로도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작품이었습니다.
단점
독자는 받을 수밖에 없다. 여러 사람을 접하는 이야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렇게 된다면 1화에서 나왔던 것처럼 한 사람에게 자극을 받고 다음 사람으로 넘어간다는 식의 전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 주인공은 단 한 생물. 불사밖에 없습니다. 1화가 앞으로 나오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압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면 마지막의 내용과 앞으로 만나는 사람은 전부 불사의 자극을 위해 어떤 이유로든 어떤 결말로 가든 죽음이라는 결말을 맞게 될 것입니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감동을 느낄 수도 있고 슬픔을 느낄 수도 있고 화를 낼 수도 있습니다. 그럼 우리는 이 작품에서 사람을 보는 것이지만 어떤 의미로 모든 캐릭터가 죽어가는 과정을 봐야 한다는 뜻이 되기도 하죠. 그럼 앞으로 나오는 모든 캐릭터는 죽을 것이라는 점에서 불사의 진화를 위한 이야기.. 간략하게 말해서 불사가 사람이라는 생물이 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캐릭터가 죽는 과정을 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럼 아마도 작품의 캐릭터마다 정을 가지게 될 때마다 떠나보내야 하는데.. 그 과정과 내용을 즐길 수도 있겠지만 착한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죽게 되는 과정을 봐야 합니다. 그것이 아름다울 수도 있지만 어떤 의미로 모든 이야기가 죽는 사람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내용이 아닌 표현과 그 과정만을 볼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말하자면 독자는 작가와 일방적인 소통을 하게 된다는 것이겠죠. 물론, 어떤 의미로는 엄청나게 좋은 것을 받는 것이지만 어떤 의미로는 좋은 것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전개는 계속 봐야 알 수 있겠지만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자극적인 순간은... 전 죽음이라고 봅니다. 모든 사람에게 찾아오지만 모두가 피할 수 없기에 발버둥 치는 가장 자극적인 순간 중 최고의 순간이니까요. 착한 사람이라도 나쁜 사람이라도 마지막은 그 자극을 피할 수 없을 테니까 말이죠.
총평
강력하면서 잔잔한 1권. 궁금증을 유발하여 계속 따라가게 만드는 전개.
개인적으로 목소리의 형태를 다 봤지만 이 작품의 한 권을 보자마자 이 작품이 더 좋다고 느꼈습니다. 좋은 것을 받으면 좋은 것이 아니냐고 생각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다고 봅니다. 최대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봅니다. 특히 어떤 작품이 됐든 모든 작품은 작가와 독자의 소통입니다. 일방적인 소통이 기쁠 리는 없죠. 조건 없는 사랑이 괴로운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전 그 정도로 똑똑하지는 않기 때문에 이런 과분한 작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에 기쁨을 느낌니다. 아마 다른 작품은 모르겠지만 이 작품은 돈을 줘서라도 계속 사고 싶습니다. 목소리의 형태는 표현력만으로 봤지만 이 작품은 표현력만으로 끝나지 않을 작품인 것 같아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