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려도 좋아, 달라도 좋아! - 선현경, 이우일, 그리고 딸 이은서의 유쾌한 한지붕 생활 고백
선현경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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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올바르고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일수록 긍정적이고 밝은 사람이 될 확률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를 키울 때에 좋은 것만 보게 하고 좋은 말만 들을 수 있도록 신경써주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또다시 한 아이의 부모가 되고, 끝없이 순환하다보면 세계에는 온통 행복한 사람만 가득할텐데.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건 꿈같은 일인가보다.그런데 그 꿈같은 일을 실현하려는 사람이 있다. 자기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읽는 사람들부터 그 순환속에서 함께 하길 바라는 사람이 있다. 여자이면서, 아내이고, 엄마인 사람이다. '딸은 자라서 엄마가 되고, 엄마가 되어서야 비로소 진짜 딸이 되는' 것을 깨달은-행복한 가정을 위해 힘쓰는 사람이 있다.

 

그녀의 가족은 그녀까지 셋. 만화가 남편, 아직 어린 딸, 엄마인 자신. 티브이가 없어서 티브이 있는 곳에만 가면 셋 다 목을 빼고 쳐다본단다. 고양이 두 마리-카프카와 비비까지 더하면 다섯식구가 되는 이들을 그녀는 어른 둘 아이 하나 고양이 두마리로 분류하는 게 아니라 어른인 그녀 한 명과 아이 넷이라 말한다.

강요받지 않는 환경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며 살아가는 것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끼고 있는 아직은 어린 딸과 자신의 관계확립에 대해서도 말하고, 서로 대화를 어찌하는지도 이야기한다. 결혼생활이 오래 지속될수록 남편과 아내의 관계보다 서로 친구라고 생각드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때론 남편은 남편답게, 자신은 아내답게 보이고 싶을 때가 있다며 말해주는 내용들은 우리에게 가족이란 어떤 분위기고 느낌인지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 되짚어보게 만든다.

 

다 읽고 생각하건데, 정말 이 다섯식구가 다른 사람들보다 느리거나 다른걸까. 우리가 변하고 빠른 것을 추구하게 된 건 아닐까. 특히 중간에 나오는 티브이 이야기는 깨달은 바가 많다. 심심할 때 티브이를 틀지 않으면 생각하고 적고 읽을 것들이 집에는 너무나도 많은데, 우리는 그 아까운 시간을 티브이로 떼우고 있다. 내가 심심하면 틀어두고 하릴없이 웃고있는 사람 중 하나였다. 책이나 한 자 더 읽을 것이지... 극도로 한심해진다. 사람들도 이 책을 읽고 좀 느꼈으면 좋겠다. 핵가족이 보편화된 현대사회에서 정을 가진 인간답게, 꿈같은 삶속에서 살기 위해서는 가끔은 티브이를 멀리하고 가족들과 작은 에피소드라도 한 개 더 만드는 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아이를 아이대로 인정하고, 자신은 어른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며-어릴땐 이해하지 못했던 부모의 심정을 이해하게 되는 순간들중 많은 부분들에 공감이 갔다. 나도 종종 이런 생각들을 할 때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같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은 그저 평범하고, 보이지 않아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책을 읽는 이유가 자신의 삶이 평범하지 않음을- 스스로를 비춰보기 위해서임을 잊어서는 안됀다.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그저 남의 삶에 대해서 적은 글을 읽었노라며 감동만 받지 말고,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며 나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스스로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까지 깨달아야 한다.

 

또 한가지, 이 책을 읽으며 그녀에게 가족은 떼어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삶과 같은 것임을 느꼈다. 예술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가족은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소재들이다. '나'보다 더 익숙한 '우리'라는 단어는 그녀에게 사람들을 순환속으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하는 힘을 주었다.

나도 결혼해서 그녀처럼 살고 싶다. 그녀처럼 화목하게, 딸을 건강한 방법으로 키우면서 살고 싶다.

이게 그녀가 이 책을 쓴 진정한 이유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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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맨
크리스토퍼 이셔우드 지음, 조동섭 옮김 / 그책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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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점에 가서 직접 책을 고르는 경우엔 내용을 훑어보지만, 인터넷으로 구매할 경우에는 상당부분 시각에 의지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책제목이나, 표지 일러스트 등 보기에 자극적이거나 눈에 확 띄는 것을 선호하게 된다. 드라마가 제작될 때 캐스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내가 「싱글맨」을 선택한 것도 시각의 일조가 크다. 기사에 베니스영화제에 영화화되어 출품된 작품이라는 소리가 나를 반응하게했고(개인적으로 원작이 있는 작품은 스토리가 탄탄해서 선호하는 편이다), "그럼 소설이 원작인가!"하는 궁금증이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살아있다는 느낌

이 책은 책에 대한 정보없이 읽다보면 조금씩 진도가 나갈 땐 잘 못느끼지만 이 소설은 딱 하루를, 나열하는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기상해서 느낀 점부터 출근길, 학교 풍경, 퇴근길에 들르는 곳에 대한 생각, 학생을 만나 보내는 밤-다시 아침이 찾아왔을 때의 육신의 상태.

육신의 이름은 조지. 그는 일어나자마자 느껴지고 보이는 것들을 3인칭화 시킨다. 자신에게서 먼 존재로 인식한다. 그것부터가 내용을 전개하는 하나의 장치로 사용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순간순간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에 휩싸여 과거에서 허우적댄다. 그렇다고 해서 숨을 못 쉴 정도는 아니다. 사물을 인지하고, 시간을 착실하게 조지라는 인물로 살아가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이 공간에서 공존했었다는 사실이 그를 괴롭힌다.

하지만 조지는 의미를 찾아내는데 탁월하다. 어떤 일은 자신에게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그로 인해서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다. 그것은 곧 삶을 살아가는 참됨을 알아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옮긴이의 말을 읽다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즉, 조지는 이셔우드의 자전적 모습이다. 그래서 삼인칭의 소설이기는 하지만 일인칭에 가깝다. 조지를 보는 또 다른 시선이 있기보다 조지의 눈으로 모든 것을 보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형식은 조지와 작가를 더욱 일치시킨다.'

맞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조지는 모든 것을 3인칭화하여 인식한다. 그렇지만 읽는 이는 정말로 모든 것들이 조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다. 그저 조지의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 것처럼 읽힌다.

작가가 자신을 모티브로 쓴 글이기 때문에 어쩜 이리도 표현이 생생한 것인지에 대한 답을 찾아낼 수 있다. 조지가 말을 길게 하는 부분들을 보면 그 생생함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p.100쪽부터 시작되는 조지의 말을 보면 내용상으론 신시아의 말에 반박하는 내용이었지만,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있다는 생생한 말투에서 작가를, 그리고 조지가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다.

작가는 이런 조지를 창조해냄으로써 자신 또한 살아있음을 느꼈을거라 확신한다. 그것이 조지와 작가의 온전한 일치가 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아쉬움의 반쪽

이 책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 있다면 번역소설이라는 점이다. 늘 번역소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점이긴 하지만, 한국소설이라면 작가가 적은 그대로의 글에서 느낌을 얻지만 번역소설은 이미 한 번 걸러져서 온 책으로 변모하기 때문에 늘 아쉬움이 남는다. 작가와의 직접적인 감정교류가 사라지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의 나머지 감동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작품 자체에 담겨있는 의미와 소통함으로써, 상실된 부분 외의 것들과 눈을 맞출 수 있게 된다. 아쉬운 점은 말 그대로 아쉬움을 남길 뿐이지 장점 혹은 단점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굳이 어느 한 쪽에도 속하지 않고 한 발씩 걸치고 있는 장단점이 되는 존재랄까.

 

공감대 형성하기

- p.86 "뭐, 관점에 따라서는 사실일 수도 있지. 있잖아, 스스로 알고 있으면서도 질문을 받기 전까지는 자신이 아는 줄 모르는 일들도 있어."

사람이 나이먹으면서 얻는 가장 큰 것은 무엇엔가 명확해진다는 것이다. 답이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일지라도 그것이 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명확히 알게 되면 오히려 홀가분하다. 위에 조지가 한 말은 나에게 그런 느낌을 얻게 했다. 내가 늘 막연하게 생각했던 문제에 대해서 저리도 간결하고 명쾌하게 해답을 내릴 수 있다니. 그래, 사람은 모든 걸 알진 못하지만 아는 것조차 자신이 안다고 깨닫지 못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조지도 똑같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냈어도 그것과 함께 삶에 의미를 찾으면서 계속해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진 않았을텐데, 어떤 순간 대화를 하다가-의미를 찾다가 그것을 통해서 알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사람은 늘 그런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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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아이단과 비밀의 문 기사 아이단 시리즈 1
웨인 토머스 뱃슨 지음, 정경옥 옮김 / 꽃삽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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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모르는 것, 못본 것, 못믿는 것들이 너무 많다. 예로, 모든 사람의 병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의사조차도 자신의 몸은 진료하고 치료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꾸만 알려하고, 보지 말아야 할 것도 보길 원한다. 정작, 우리가 믿어야할 어린 아이들의 순수는 제대로 본 적 있을까. 나이를 먹으며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자신의 눈에 차는 대로 보진 않았는지 반성해봐야 한다.
 


아이단은 왕따다. 친구도 없고, 용기도 없다. 그런 그에게 렐름으로 향하는 문이 열렸다.
엘리블의 왕의 부름으로 엘리블의 일원이 되어 기사가 된다. 엘리블의 왕을 배신한 파라고어가 꾸미는 암흑의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서 동분서주한다. 아이단을 제외한 열한명의 기사들이 늠름하여 주늑들기도 하지만 늘 그의 옆에 있는 그웬과 기사들, 기사들을 통솔하는 발리토어대장이 그에게 용기를 북돋아준다.
파라고어가 자신의 영토를 넓히기 위해 여전히 중립을 고집하고 있는 미스가드를 노리자, 엘리블에서도 미스가드로 향한다. 그들은 힘으로 저지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과 신뢰로 그들을 설득하기로 한다. 미스가드로 가는 도중 태풍을 만나 그웬과 아이단만 겨우 미스가드에 도착한다. 왕이 파라고어 부하들의 동맹제의를 거절한 저녁, 파라고어의 군대가 미스가드를 공격한다. 힘겹게 미스가드에 도착한 다른 기사들과 아이단은 힘을 합쳐 그들을 저지하는데 성공하지만, 발리토어 대장이 싸우는 도중 아이단을 보호하다 죽음을 맞이하고-그웬과 미스가드이 글림스(엘리블 왕국의 사람들을 지칭)들이 잡혀가게 된다. 



모험은 예기지 않는 것과 함께 시작된다.
악몽, 지하실에서의 발견. 그것들이 아이단을 새로운 세상으로 이끌었다.
어른이건 아이건 가까운 곳에서 발견되는 새로운 것들에 깜짝 놀라곤 한다. 그게 거기서 발견될거라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요샌 판타지 소설이나 영화들이 많이 나와서 놀라는 사람이 줄었을지는 모르지만 새로운 것이 아닌 게 되진 않는다. 나는 지금도 내 가까운 곳에서 나를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이끌어주길 원한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현대에선 사람들이 너무 쉽게산다는 생각이 들어서 라는 게 가장 적합한 이유갔다. 예전엔 먼 길도 걸어다니고, 꾸불꾸불 산길도 걸어보고, 짚신을 신고 발가락도 시려보고, 엄청나게 큰 가마솥에다 밥을 하느라 힘들었지만, 요샌 기계가 그 힘듦을 차지하고 있다. 발맞춰 사용은 하고 있지만 본래가 선조의 핏줄이라 그런지 그런 힘듦을 원할 때가 있다. 그런 회의감에 젖을 때가 바로 새로운 체험을 원하는 때다.
이 책에선 어느 누구도 아무것도 아닐 순 없다는 말이 몇 번 등장한다. 한 사람 한 사람 가치있고, 쓸모가 없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건 없다고. 판타지 소설을 읽을 때에 한 번씩 듣는 내용이지만 들을 때마다 가슴이 벅차오른다. 내게도 아직 희망이 남은 것만 같아서. 아이가 주인공이라 할지라도 어른이 나오지 않는 글은 없다. 나도 이 책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는 걸 깨닫게 한다.

 

삶은 모험의 연속이다.
이 책은 단편으로 끝나지 않는다. 총 3권으로 이루어져, 끝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아이단이 다시 엘리블의 사건에 연관될 거란걸 암시한다.
세상에 끝이란 단어는 없다. 행복함은 또 다른 도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절망감은 행복을 극대화 시켜주는 장치다. 아이단을 통해서 작가는 사람들에게 어린이의 순수함을 일깨워주고 싶었던 게 아닐까. 나쁘게만 보지 말라고, 때론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게 즐거운 모험을 안겨줄 수도 있다고.
책 읽는 내내 말투가 어린이에게 말하는 듯 느껴져서 불편한 감이 없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어린이로 돌아가라는 일종의 체면같은 게 아니었을까 한다.


온 세계는 어느 땅굴인가를 통하면 모두가 이어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신비하고도 즐거운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 책, 삶에 지쳐 모험과 순수함의 빛을 잃은 사람들에게 무지개를 보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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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타임 - 당신의 두뇌 에너지가 가장 충만한 시간
베레나 슈타이너 지음, 김시형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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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매일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혹시, 현재에 급급해하며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긍정적인 사고나, 적시를 모르고 지나치진 않는지.
사실 본인도 그런 사람 중에 한 명이었다. 긍정적인 사고를 하려고는 노력하지만 긍정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방법을 따로 찾아본다거나, 아침에 뇌가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다는 사실은 주워듣기만 했지 그 시간에 글쓰기(본인의 대학전공이다)를 해보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이 책에서 말하는 조금의 노력이 내 생활패턴을 맑게 바꿔놓을 수 있다는 걸 진즉 알았다면 해보려고 했을텐데.

첫부분을 읽을 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바를 글쓴이의 방식대로 풀이만 해놓은 책인 줄 알았다. 서평은 신청해놨으니 읽어야 되는데 계속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면 매우 지루한 책읽기가 될거란 불안감이 엄습했다. 혹시 나와 같은 불안감이 드는 사람은 몇 쪽만 참길! 30쪽이 다가오면 드디어 본내용으로 들어간다. 프라임타임이라는 생소한 단어가 눈길을 끌며 24시간 에너지 그래프를 그려보도록 권장하기 시작한다(책 속에 그려보는 부분, 혹은 체크해보는 부분이 따로 있기 때문에 종이는 필요없다). 이 책에 따르면 나는 반 저녁형인데, 책 안에 생활패턴 그래프가 있으니 궁금하다면 책 안의 그래프를 참고하길.

책속에 나오는 예시들이 참 재밌었다. 어떤 내용은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서 부끄럽기도 했고, 어떤 내용은 이럴 수도 있구나 하는 새로움을 알려주었다.

p.39
가장 뚜렷한 에너지 저하기는 밤, 구체적으로는 새벽 3시 전후경이다(90분 리듬 안에서도 에너지 저하가 일어나는데, 오후의 저하기 한 번을 제외하고는 구별이 매우 희미한 편이다). 이때는 우선 체온부터 낮아진다. 신체 기능들을 최소한도로 가동시키기 위한 준비다. 이렇게 해야만 고조기의 전력질주로 나도 모르게 쌓인 긴장이 풀리면서 '이완 및 재생'이 일어난다. 그 변화가 뚜렷해서 알아차리든 그렇지 못하든, 저하기 때는 의지만으로 제어할 수 없는 신체 기능의 저하가 온다. 이때는 무조건 쉬어줘야 한다.

살다보면 갖가지 일들로 새벽 3시를 넘기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피곤하고, 눈이 뻑뻑하지만 푹-오래 자면 풀리겠지 싶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고 넘기곤 했었다. 사실은 제대로된 나를 영위하기 위해서 무조건 쉬어줘야 하는 시간이었다니.내가 이 책에서 얻은 가장 신기하고, 값진 정보 중 하나.

 사지-온몸을 움직여서 생각과 행동을 일치시키도록 노력하고 긍정적으로 살면서,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가는 길로 안내하는 것이 이 책이 하고있는 역할이다. 이 책은 크게 3장으로 나뉜다. 에너지를 쓰는 방법, 프라임타임 지키는 방법, 휴식을 철저히 지키는 방법을 알려준다. 에너지 쓰는 방법으로는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고 인간마다 고유하게 존재하는 하루의 두 번정도의 프라임타임 곡선을 알고 그 시간에 맞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책 안에 있는 메뉴얼을 통해서 독자를 안내한다. 프라임타임 지키는 방법으로는 앞서 알게 된 자신의 프라임타임을 자신만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고, 조절하여 생활패턴을 움직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휴식을 철저히 지키는 방법으로는 글쓴이도 참여집단 안에 속하여 프라임타임 속에서도 휴식은 필요하다고 말하며, 그 휴식을 모두 즐겨줘야만 충분한 에너지가 다시 생성되어 몸을 움직일 수 있는거라고 말하고 있다.

 3장 모두를 나름 재밌게 읽으려고 애썼는데, 개인적으로 마지막장이 가장 재밌었다.

 p.251
즐거움에 대한 감응력을 갈고 닦아보자. 좋은 경험과 느낌을 부지런히 찾아내서 자기 것으로 만들자. 그것을 열심히 떠올리고 틈만 나면 주변 사람들한테 얘기해주고 글로 기록하자. 그럴 때마다 당신의 행복은 배가 되고 삶의 기쁨도 풍성해져 갈 것이다.

머릿속으로 알고만 있는 사실을 확장된 사실로서 글자로 본다는 것은 묘한 기분을 형성시킨다. 행복하기 위해서, 즐거운 생활을 위해서 웃으려고 노력하지만 내 스스로가 웃음을 만들어내는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나를 조금 달라지게 만들었다. 외부현상으로 인한 즐거움을 기대하는 게 아니라 나 스스로가 웃음을 찾고, 만들어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내 안에 모든 것이 있다는 그 사실을 내게 알려줬다.  

p.163
직관이 어느날 갑자기, 우연이나 번개처럼 번뜩 떠오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것은 오랜 고민과 천착의 결과다. 한 가지 문제에 강하게 매달려서 폭넓은 지식과 경험을 쌓다가, 좌뇌와 우뇌가 통합적으로 작용하는 순간 다다르는 인식인 것이다. 프랑스 미생물학자인 루이 파스퇴르가 남긴 말이야말로 문제의 정곡을 찌른다. '발견의 영역에서 우연이란 오직 준비된 정신에게만 찾아온다.'

두뇌 에너지가 어떻게 사용할 지를 알려줄 뿐만 아니라 더 깊은 사실까지도 함께 말하며 독자를 사색하게 만드는 힘은 아무 책에서나 낼 수 없는 것이다.
사람은 책에서 많은 정보를 얻어낸다고 한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시간을 사용하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시간을 생각하는 행동이나 태도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1분, 1초가 지날 때마다 나는 내게 신경쓰며 최대한 나를 배려하는 것이 세상을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가장 큰 최선이라고 말하는이 책은, 나 뿐만이 아니라 현상에 급급해 늘 중요한 사실을 잊고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는 매우 필요한 목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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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히로부미 안중근을 쏘다
김성민 글, 이태진.조동성 글 / IWELL(아이웰)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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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마지막에 닿아야 할 궁극적인 목표가 하나 있다면, 내 손으로 역사 장편소설을 완성하는 것이다. 그 길에선 이미 다른 이들이 완성한 수많은 역사 소설을 읽어야 하는 게 필연적인 일이다. 「이토 히로부미, 안중근을 쏘다」는 그 길에 놓여있던 많은 책 중에 한 권이었지 싶다. 

 

「이토 히로부미, 안중근을 쏘다」는 제목부터 자극적이었다. 그다지 자극적인 걸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자극적이기에 눈길이 가는 건 막을 수 없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사실과는 반대되는 것이기에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자 함인가를 잠시동안 생각해볼 필요가 있었다.
이 책은 크게 안준생의 처지와 장군 안중근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최근 뉴스에서 친일파가 새로 추가분류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물론, 난 그 소식을 들을 때 이 책을 읽고 있던 중이었다. 번뜩, 그 사람들도 안중근 장군의 아들 안준생과 처지가 많이 다르지  않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개중에는 정말 변절한 이들도 있을 테지만 그들로 인해서 다른 사람들이 같은 취급을 받길 바라는 마음은 단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으므로, 그 외의 사람들에게는 그 시대에 어쩔 수 없던 사정이 있을 게 분명하다고 믿고 싶어졌다. (특히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고 굳게 믿고 싶은 사람이 나에게는 두 분 있지만 이름은 거론하지 않겠다.)
내용을 읽다보면, 우리나라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약자는 보호받지 못하는 시스템은 똑같은 것 같다. 대를 위해서 소가 희생하는 시스템. 그것은 언제부터 사회에 정착된 것일까. 개인 대 개인 사이의 사사로운 일과 정치적인 일은 엄연히 경계선 오른쪽과 왼쪽처럼 나뉘어 있는 일인것을 어른들은 모르는 걸까.
안준생은 참으로 안쓰러운 인물이다. 아버지를 버릴 순 없지만, 개죽음 당하고 싶지도 않은, 아버지만큼 큰 인물이 되지도 못한 시대의 산물이다. 내용 중 김구의 이런 말이 나온다.

 
"결국 이리 되고야 말았다. 그때 준생을 데리고 나왔어야 했어. 우리가 그를 보살피고 보호했다면, 오늘의 이런 비극은 없었을 것을......"

 
정치 ·언론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이 책을 읽으며  개탄해야 한다. 대한민국 땅을 밟고 사는 사람 중에는 대의에 묻혀 힘든 삶을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걸 깨달아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결국 변절하게 된 안준생이 무조건적으로 잘한 행동이라고도 생각되지 않지만, 그를 무턱대고 미워하고 증오할 순 없다. 그런 선택을 했던 그가 죽는 순간까지 100% 행복할 것 같다고도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준생의 이야기를 읽다가 안중근 '장군'에 대한 이야기를 대충 읽으면 이 책을 오독한 셈이 된다.
우리는 보통 안중근을 열사나 의사로 알고 있는데, 이건 일본이 심어놓은-안중근을 깎아내리기 위한 술책이었다고 한다. 이런. 국어를 공부하는 나에겐 꽤나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한국독립전쟁의 의병의 참모중장 이었던 안중근은 일제치하에 있었던 안타까운 현실에 의해서 2009년 현재까지도 개인의 테러로 묻혀있는 수모를 겪고 있다는 내용은, 지금 자라나고 있는 젊은이들이 하루라도 빨리 알아야 할 대한민국의 슬픈 역사이다.
이곳저곳에 그는 전쟁포로로써 대우를 받았어야할 증거가 있음에도 공정한 재판도 받아보지 못하고 교수대에서 처형당한 것이다.
(뒷 부분에는 안중근 장군이 한·중·일은 동등한 자격으로 서로 손을 잡고 공동군단을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한 부분을 읽을 수 있다. 국제정세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조금 더 깊게 생각해 볼 문제인 듯하다.- 현재로선 참으로 어려운 일이나 서로의 평화를 유지하는데 이상적인 구도가 되지 않을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두갈래다. 힘이 있다면 그 역사를 입증하기 위해 대외적으로 그 힘을 써주는 것이고, 힘은 없지만 국민 모두가 똘똘 뭉쳐 이 사실을 알고-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이 책을 쓴 사람들은 얼마나 간절한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했을까를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책에서 나를 사로잡은 부분이 한군데 있다. 안중근 장군의 모습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는 부분이 바로 그것인데 눈을 감고 머릿속에 그림으로 그려보고, 혹- 사진이 있다면 첨부해서 이 부분을 같이 보기를 권해본다.

-109P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가 보내준 흰색 한복을 입고 처형장의 의자에 앉아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가 느끼고 새겨야할 점은 한둘이 아니다. 그는 시대를 뒤덮고 있는 약육강식의 검은 구름을 걷어내는 방책을 스스로 깨쳐 몸소 실행하는 길에서 위대한 군사 지휘관으로서의 용단과 함께 위대한 사상가로서의 혜안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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