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려도 좋아, 달라도 좋아! - 선현경, 이우일, 그리고 딸 이은서의 유쾌한 한지붕 생활 고백
선현경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올바르고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일수록 긍정적이고 밝은 사람이 될 확률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를 키울 때에 좋은 것만 보게 하고 좋은 말만 들을 수 있도록 신경써주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또다시 한 아이의 부모가 되고, 끝없이 순환하다보면 세계에는 온통 행복한 사람만 가득할텐데.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건 꿈같은 일인가보다.그런데 그 꿈같은 일을 실현하려는 사람이 있다. 자기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읽는 사람들부터 그 순환속에서 함께 하길 바라는 사람이 있다. 여자이면서, 아내이고, 엄마인 사람이다. '딸은 자라서 엄마가 되고, 엄마가 되어서야 비로소 진짜 딸이 되는' 것을 깨달은-행복한 가정을 위해 힘쓰는 사람이 있다.

 

그녀의 가족은 그녀까지 셋. 만화가 남편, 아직 어린 딸, 엄마인 자신. 티브이가 없어서 티브이 있는 곳에만 가면 셋 다 목을 빼고 쳐다본단다. 고양이 두 마리-카프카와 비비까지 더하면 다섯식구가 되는 이들을 그녀는 어른 둘 아이 하나 고양이 두마리로 분류하는 게 아니라 어른인 그녀 한 명과 아이 넷이라 말한다.

강요받지 않는 환경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며 살아가는 것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끼고 있는 아직은 어린 딸과 자신의 관계확립에 대해서도 말하고, 서로 대화를 어찌하는지도 이야기한다. 결혼생활이 오래 지속될수록 남편과 아내의 관계보다 서로 친구라고 생각드는 시간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때론 남편은 남편답게, 자신은 아내답게 보이고 싶을 때가 있다며 말해주는 내용들은 우리에게 가족이란 어떤 분위기고 느낌인지 무슨 생각을 했었는지 되짚어보게 만든다.

 

다 읽고 생각하건데, 정말 이 다섯식구가 다른 사람들보다 느리거나 다른걸까. 우리가 변하고 빠른 것을 추구하게 된 건 아닐까. 특히 중간에 나오는 티브이 이야기는 깨달은 바가 많다. 심심할 때 티브이를 틀지 않으면 생각하고 적고 읽을 것들이 집에는 너무나도 많은데, 우리는 그 아까운 시간을 티브이로 떼우고 있다. 내가 심심하면 틀어두고 하릴없이 웃고있는 사람 중 하나였다. 책이나 한 자 더 읽을 것이지... 극도로 한심해진다. 사람들도 이 책을 읽고 좀 느꼈으면 좋겠다. 핵가족이 보편화된 현대사회에서 정을 가진 인간답게, 꿈같은 삶속에서 살기 위해서는 가끔은 티브이를 멀리하고 가족들과 작은 에피소드라도 한 개 더 만드는 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아이를 아이대로 인정하고, 자신은 어른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며-어릴땐 이해하지 못했던 부모의 심정을 이해하게 되는 순간들중 많은 부분들에 공감이 갔다. 나도 종종 이런 생각들을 할 때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같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은 그저 평범하고, 보이지 않아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책을 읽는 이유가 자신의 삶이 평범하지 않음을- 스스로를 비춰보기 위해서임을 잊어서는 안됀다.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그저 남의 삶에 대해서 적은 글을 읽었노라며 감동만 받지 말고,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며 나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스스로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까지 깨달아야 한다.

 

또 한가지, 이 책을 읽으며 그녀에게 가족은 떼어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삶과 같은 것임을 느꼈다. 예술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가족은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소재들이다. '나'보다 더 익숙한 '우리'라는 단어는 그녀에게 사람들을 순환속으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하는 힘을 주었다.

나도 결혼해서 그녀처럼 살고 싶다. 그녀처럼 화목하게, 딸을 건강한 방법으로 키우면서 살고 싶다.

이게 그녀가 이 책을 쓴 진정한 이유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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