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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따라 공간 따라 역사 문화 산책 - 신병주 교수의
신병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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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종종 연도와 사건, 이름들로 가득 찬 암기 과목으로 느껴지지만, 신병주 교수의 책을 펼치는 순간 그런 고정관념은 단번에 깨진다. 《인물 따라 공간 따라 역사 문화 산책》은 말 그대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인물과 공간, 그리고 그 둘이 얽혀 빚어낸 문화의 흔적을 따라가는 지적 산책이다. 강의를 듣듯 친근하면서도 박학한 저자의 시선이, 흩어져 있던 역사와 지명을 한 줄의 이야기로 엮어낸다.
이 책의 매력은 역사적 인물과 공간을 연결해 생생한 역사 장면을 되살린다는 점이다. 저자가 전국 각지의 유적지를 직접 답사하며 기록한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과 경기,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강원도, 제주 등 지역별 공간에 얽힌 인물과 사건들을 정리했다. 창덕궁을 가장 사랑한 정조, 정조가 강화도에 외규장각을 세운 까닭, 정약용과 강진 유배지, 세조와 상원사, 윤봉길 의사를 기억하는 장소 등, 공간은 인물을 증언하고 이야기를 품은 장소로 다가온다. 비로소 멈춰 있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저자는 '보고 기억하는 역사'가 아니라 '느끼고 질문하는 역사'를 권한다. 왜 그 장소에서 그런 사건이 일어났는가, 어떤 의미를 남겼는가, 그 여운은 오늘에 어떻게 남았는가. 저자는 묻고, 독자는 그 질문에 자신만의 답을 찾아간다. 공간과 인물이 교차하는 현장을 걷는 동안, 역사는 잊혀진 과거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우리 삶과 맞닿은 생생한 이야기로 재탄생한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산책'이라는 말에 어울리게 유려하고 부담이 없다. 한 꼭지마다 인물과 장소를 다루며, 각 장이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일상 속 어느 날, 잠시의 여유 속에서도 쉽게 읽을 수 있다. 인문학적 성찰과 여행적 흥미가 맞닿은 지점에서, 우리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의 깊이를 체감하게 된다.
역사를 읽는 다는 것은 과거라는 이름 아래 잠들어 있던 공간과 사람들을 다시 깨우는 일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더 이상 역사를 박물관 안에 가두지 않을 것이다. 새롭게 역사를 만나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과 함께 걸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