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과 실 - 잡아라, 그 실을. 글이 다 날아가 버리기 전에
앨리스 매티슨 지음, 허진 옮김 / 엑스북스(xbooks)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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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생각을, 상상을 글로 표현한다는 것은 대단하다.
더 나아가 인물을 생성하고 이야기를 만드는 일은
멋진 일이고 위대한 일이기도 하다.
 
#연과실 #앨리스매티슨 #xbooks
 
소설을 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책을 읽기 전에 나의 대답은 상상력과 관찰력이었다
책을 읽은 후의 나의 대답은 상상력과 관찰력.
그리고 '연과 실'.
 
소설 쓰기에 관한 책이라 내용이 건조하고 교육적일 거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에세이처럼 편안하게 읽을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그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뒷장을 살짝씩 들쳐보기도 했었다.
 
*한 편 글이ㅡ검정색 글자가 새겨진 너무나도 중요한 종이가
ㅡ검정이라는 거센 바람에 실려 하늘로 날아가는 연이라면
우리에게는 그 연을 붙잡을 실 역시 필요하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자유가 필요하지만 통제도 필요하다.
 
작가는 육아와 살림을 하면서 글도 써야 하는 힘든 상황에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말고 글을 쓸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한다.
여성 작가들은 글을 쓰려면 조금은 이기적일 필요가 있다고
충고한다. 여성이 집에서 집안 일과 글쓰기를 동시에 할 때
느끼는 고충은 작가가 아니라도 같은 여자로서 충분히 공감이
되었다.
 
인물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상상, 이이디어, 사건,
다른 사람이 되기'등을 단계별로 이야기한다.
글의 재료와 인물 연결, 사건의 필요성,무엇을 조심해야
하는 지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생각을 바꾸자'라는 9장이 가장 흥미로웠다.
글을 쓸 때 이 부분이 제일 어렵다. 남들과 똑같은 시선이나
생각은 독자에게 지루하거나 뻔한 이야기로 끝날 수 있다.
작가는 남들과 다른 시각을 가져야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독자가 보지 못한 것을 이야기로 풀어 낼 수 있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순히 다른 것이 아니라 독자가 글을 읽었을 때 논리적으로
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다름이어야 한다.
 
*남자는 햇볕 속으로 걸어 나가고, 작가와 독자 모두 눈을
가늘게 뜬다. 독자는 인간의 수수께끼와 비극, 희극을 모두
받아들인다. 우리는 고독함과 고독함을 오가며 일한다.
이는 무척 외로운 일이고, 우리는 최대한 많은 친구가 필요하다.
 
#글을쓰는일은고독할수밖에없다
 
소설 지망생도 아닌데 이 책을 왜 읽어?라고 물을 수도 있겠다.
물론 소설을 쓸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다. 오히려 이 책을 읽고
소설을 쓰고 싶다,라는 마음이 생겼다.
소설을 쓰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이 책을 통해서 소설을 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눈을 조금이라도 가진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인물을 보면서, 상황을 보면서 작가의 생각과 의도를
독자의 입장이 아닌 작가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게 될 것 같다.
 
글쓰기에 관한 책은 여러 권 읽어 보았지만 소설 쓰기에 관한
책은 처음이라 호기심에 재미있게 읽었다. 책 속에 여러 작품이 등장해서
책안에 또 다른 책을 보는 것도 즐거웠다.
 
수십 년 동안 읽고, 쓰고, 글쓰기를 가르쳐 온 작가의 노하우가
담긴 책이라 흥미롭고 재미있는 읽기의 시간이 되었다.
소설 작가지망생 뿐만 아니라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연과 실>을 읽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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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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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림원 출판사 인스타그램에서 이 어령님의 책, <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개정판 출간 소식을 접했다. 출간 예고로 이런 글이 실려 있었다.

 

🔖<지금 나에게 그 삼십 초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하나님이 그런 기적을 베풀어주신다면, 그래 민아야, 딱 한 번이라도 좋다. 낡은 비디오테이프를 되감듯이 그때의 옛날로 돌아가자.>
코가 찡하고 매웠다.  저 글 속, 아버지의 애틋함이 그대로 느껴져서 눈물이 났다. 나는 무사히 이 책을 완독할 수 있을까, 읽기도 전에 걱정이 앞섰다. 그래도 읽어 보고 싶었다. 누군가의 딸이고 누군가의 엄마인 내가 작가의 글에 공감하고 토닥여주고 싶었다.
이 책은 작가가 딸을 떠나보내고 쓴 편지글이다. 그 글이, 그리움이 모여 산문집이 되었다. 1부는 작가가 딸에게 하지 못 한 이야기를 실었고 2부에는 작가와 딸이 생전에 주고받은 편지를 담았다. 십여 녀 만에 새로운 옷을 입고 독자를 만난다. 내용은 똑같지만 동화 같은 일러스트가 삽입된 예쁜 책으로 바뀌었다. 책의 분위기가 밝아져서 독자의 입장에서도 좋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아빠를 만났다. 하던 일이 바쁘다고 딸과 다정한 굿나잇 인사를 못해 준 아빠, 혼자 회전목마를 타겠다는 딸을 걱정하는 딸바보 아빠, 딸이 세상에 와서 비로소 다시 태어났음을 알게 된 초보 아빠, 흙냄새와 바다 냄새, 자연을 알게 해 주고 싶은 멋진 아빠, 딸에게 피아노를 사주고 뿌듯해하는 아빠, 시험 잘 치는 딸 덕분에 어깨가 으쓱한 아빠, 딸이 필요할 때 곁에 있어 주지 못했다고 자책하는 아빠, 딸에 대한 사랑이 부족했다고 후회하는 아빠 등. 다양한 아빠를 만났지만 특별하거나 위대하거나 대단한 것은 없었다. 보통의 아빠였다. 그래서 더 공감했다.
아직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꼭 읽었으면 좋겠다. 자녀를 키울 때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게 해 주는 책이었다. 지금 남편에게 이 책을 읽히고 있다. 처음엔 본인이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냐고 투덜거렸지만 며칠이 지난 지금은 자발적으로 잠들기 전에 몇 쪽씩 읽고 있다.
소중한 것은 왜 떠나간 다음에 우린 알게 될까? 하지만 작가는 우리에게 말한다. '죽음은 그 자체로 종결이 아니고 새로운 시작, 탄생을 의미한다'라고. 육체는 딸과 함께 하지 못하지만 글로서 영혼의 대화가 가능하니 끝이 아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딸과
연결되어 있으니 이제 괜찮다고 말해 주고 싶다.
눈물 펑펑 쏟으며 쭉쭉 못 읽어 낼 줄 알았은데 다행히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생각할 것을 건네줘서 더 좋았다. 아빠가 딸과의 이야기를 회상하며 그때의 관점과 지금의 관점에서, 아빠의 시선에서, 아빠가 딸의 시선에서 작가의 여러 생각을 만날 수 있어서 나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사랑의 깊이를 우리는 알 수가 없다. 특히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은 더욱 그렇다. 조건이 붙지 않는 유일한 사랑이기 때문이다. 그 사랑이 죽음으로 더 이상 보지 못한다고 해도 우리는 또 이렇게 오늘을 살아야 한다. 어쩌면 남겨진 이가 떠나간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최대 멋진 일은  때때로 그리워하며 추억하며 잊지 않는 것이다.
'슬펐다'라고 끝나는 책이 아니어서 참 좋았다.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어서 더 좋았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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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매혹적인 고전이라면 -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고전 읽기의 즐거움 서가명강 시리즈 15
홍진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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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21세기북스 출판사에서 '서가명강' 시리즈를 출간하고 있다.
'서가명강'이란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의
줄임말이다. 서울대 학생들이 듣는 최고의 명품 교양 강의를 
책으로 담았다.

'서가명강' 시리즈의 15번째 책은 <이토록 매혹적인 고전이라면>이다. 허세의 '데미안', 괴테의 '젊은 베르터의 고통', 호프만스탈의 '672번째 밤의 동화', 카프카의 '변신'과 '시골의사' 
까지 총 5작품을 담고 있다.

이 책에 수록된 5작품 중 3작품은 읽었고 2작품은 읽지 못했다.
내가 읽은 작품은 저자의 관점과 생각을 비교하며 읽을 수 있었고
읽지 않는 작품은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어서 다음에 읽을 때 도움이 될 것 같아 좋았다.

🔖고전을 올바로 이해하고 즐기는 것은 숨은 이야기를 찾아내는 것,
즉 우리가 '해석'이라 부르는 세심한 독서와 성찰로부터 시작된다.

고전은 시대적 배경을 알고 읽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에 저자는 '사회문화적 맥락'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독자가
작품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저자가 풀어낸 이야기는 우리가
고전에 한발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디딤돌 역할을 해 준다.

고전에 관심이 없거나 어려워 하는 독자도 이 책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권해 주고 싶다. 특히 청소년 친구들이 고전을 읽기 전에
미리 읽으면 좋겠다. 

🔖작품과 작가에 대한 정보를 찾고, 이를 바탕으로, 
또 기존에 알고 있던 지식들을 함께 동원하여 작품을 해석해 보고, 
처음 읽을 때 해독할 수 없었던 내용을 하나씩 알게 되어갈 때
느끼는 즐거움은 무척 크다. 최종적으로 작품 전체의 의미가
보이고, 작가의 위도를 깨닫게 될 때 느끼는 기쁨은 정서적 
감동과는 전혀 다른, 지적인 울림이 큰 즐거움이다.

고전은 어렵다. 그 어려움 때문에 고전이 좋다. 어렵다는 것은
내가 얻을 수 있는 무엇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기에 흥미가 생긴다.
반복해서 읽으면서 하나씩 숨겨진 답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다.
이것은 저자가 말한 것처럼 '정서적 감동'과는 또 다른 
'지적인 울림의 즐거움'이 있다. 
즉, 지적 성취감이라고 나는 표현하고 싶다. 

<이토록 매혹적인 고전이라면>, 그 다음편도 나왔으면 좋겠다.
더 많은 고전 문학을 만나 볼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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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 나는 나일 때 가장 편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투에고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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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에고 작가의 익숙해질 때, 무뎌진다는 것두 권의 책을 읽었다. 쏟아져 나오는 에세이집 중에서 억지스럽지 않고 끼워 맞추기식의 공감 유도가 아닌 진솔함으로 다가와서 좋았다.

 

 

이번에 읽은무지, 나는 나일 때 가장 편해책은 투에고 작가와 호기심 많고 장난기 가득한 귀여운 무지가 만나 마음에 담고 싶은 문장들로 채워졌다.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 토끼옷을 꺼내 입어.

남들의 눈에는 매일 똑같아 보여도,

때로는 보호막이 되어주기도 하고,

때로는 매력을 더해주기도 하는 내 편 같은 존재야."

 

 

하루의 짧은 시간 속에서 내가 아닌 나일 때가 있다. 가끔씩 쓰게 되는 가면 속에 나를 숨길 때도 있다. 때때로 그것이 편할 수도 있고, 필요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반드시 온전한 나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때 내가 나를 따뜻하게 안아 줄 수 있다면 그 다음날의 하루를 잘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지, 나는 나일 때 가장 편해가 나에겐 그런 책이었다. 하루를 잘 마무리하고 다음 날을 좋은 기운으로 시작할 수 있도록 등을 쓸어주고 안아주는 포근한 엄마의 손길 같은 책이었다.

 

 

작가는 어떤 문제를 지적하거나 거창한 해결책을 주지는 않는다. 그저 평범한 우리가 안고 있는 고민이나 아픔을 고개 끄덕이며 이해해준다.  내 마음을 알아주고 같은 공감으로 해석해주는 책 속 글들에게서 내가 나일 수 있도록 해줘서 고마움을 느꼈다.

 

 

내가 나일 때 가장 편한 건 진리다. 하지만 생각처럼, 글처럼 쉽지만은 않다.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을 추천한다. 내가 나일 때 가장 행복한다는 걸 말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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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초
T. M. 로건 지음, 천화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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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72시간 안에 이름 하나를 말해야 한다. 거절하면 제안은 사라진다. 영원히.

받아들이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다. 선택을 번복할 수도 없다.”

 

조건은 간단명료했다. 선택만 남았다.

내 인생에 함부로 들어와 마음대로 나를 농락하고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의 선택은?

YES or NO?

 

주인공 세라는 대학 시간강사다. 남편은 집을 나갔고 혼자 두 아이를 책임져야 한다,

어떻게든 정교수가 되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열심히 노력하며 살았다.

하지만 그녀의 인생은 생각처럼 계획처럼 되지 않았다.

앨런이라는 망할 놈의 상사 때문에!!!

 

앨런은 매우 유능하고 수단도 좋은 남자다. 사회적으로 보여 지는 모습은 그랬다.

하지만 직장 내에 부하 여직원들에게는 함부로 행동하고 막말을 하며

성희롱도 스스럼없이 하는 인간 말종이다. 인간이라는 단어가 아까울 만큼.

회사에서는 앨런을 대하는 매뉴얼이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상하관계에서는 통하지 않는 무늬만 존재하는 규칙이었다.

 

어느 날 세라는 한 아이를 구하게 된다.

그 보답으로 아이의 아버지는 세라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누군가를 자신의 인생에서 없애주겠다고.

 

이런 제안을 받는다면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될 것이다,

세라는 어떤 결정을 했을까?

우리가 상상하는 것처럼 앨런의 이름을 선택했을까?

 

내가 세라라면 .....

아니 내가 결혼을 하지 않은 20대였다면 직장을 그만 두고

그 힘든 상황을 멀리했을 것이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랴! 더러워서 피하지 라는 마음으로.

하지만 내 인생 말고 두 아이의 인생까지 책임져야 하는 엄마라면

망설임 없이 피할 수 있을까?

 

책을 읽는 내내 세라에게 화를 냈다가 이해했다가 공감했다가 함께 분노했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사회는 아직도 이런 부당함을 견뎌야 하는

많은 여성이 존재한다는 것에 참을 수 없는 화가 올라왔다.

현실에서는 이런 해결책이 존재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

 

이 책은 여성보다는 남성이 좀 더 많이 읽어주었으면 좋겠다.

남성입장이 아닌 여성입장에서 이해하고 공감하며 읽으면서 생각해보길 권한다.

직장 내 성희롱을 당하는 여성이 있다면 당당히 도움의 손길을 줄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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