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난 샹마이웨이
3cm 지음, 이꿀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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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살다 보면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걸까?”라는 질문이 문득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오늘도 난 샹마이웨이』는 바로 그 순간에 건네는 따뜻한 답 같은 책인것 같아요. 책장을 넘기면 세 명의 캐릭터, 무 배우·김 작가·조 대리의 이야기가 짧은 글과 그림으로 이어지는데, 그 모습이 제 일상과 묘하게 겹쳐져 읽는 내내 공감이 되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이 책을 만난다면 내 이야기네~ 라고 하실 것 같아요~ ^^



무 배우의 이야기는 배우라는 꿈을 접고 개발자로 새 길을 선택한 순간부터 시작합니다. 낯선 환경에서 흔들리고, “왜 개발자로 지원했나요?”라는 질문 앞에서 말문이 막히는 모습은, 새로운 길에 들어선 누구나 겪는 불안과 닮아 있습니다. 실패와 시행착오를 솔직히 드러내는 장면에서 저는 제 첫 사회생활을 떠올리며 웃음과 공감을 함께 느꼈습니다.


김 작가의 이야기는 작은 텃밭을 가꾸는 일상 속에서 피어납니다. ‘콩 심은 데 콩, 팥 심은 데 팥’ 같은 짧은 챕터는 땅을 돌보는 행위가 단순한 농사 그 이상임을 보여줍니다. 도시 생활의 불안과 무질서를 텃밭이라는 조용한 공간에서 다잡아가는 모습은, 스스로를 위로하고 회복하는 과정처럼 읽혔습니다. 특히 “안녕? 나의 도시”에서 마음이 복잡할 때 집안이 어지럽혀지는 장면은 제 삶에도 그대로 겹쳐져 크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조 대리의 이야기는 평범한 직장인의 하루 속에 담겨 있습니다. ‘플라스틱 심폐소생술’ 편에서는 회사에서 상을 받고 인정받는 장면과 동시에 집에서는 똑같이 싱크대 앞에 서 있는 모습이 교차되는데, 화려함과 평범함이 공존하는 현실이 너무 익숙하게 다가왔습니다. 또 ‘평범함의 경이로움’처럼 사소한 일상의 순간들을 소중히 바라보는 태도는, 저에게도 번아웃을 버티는 힘이 될 것 같아요~

그림에세이라 읽는 내내 더욱 공감되고 힐링되는 기분! 무 배우의 멍한 얼굴, 김 작가의 지친 표정, 조 대리의 단호한 눈빛 같은 디테일이 글보다 더 깊게 다가와 오래 기억되는 것 같아요.  덕분에 만화처럼 가볍게 읽히면서도, 마음속엔 묵직한 울림이 남습니다.

『오늘도 난 샹마이웨이』는  우리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하루 속에서 전하는 공감과 위로의 기록입니다. 누군가의 시선에 흔들리거나, 선택의 갈림길에서 주저할 때,  괜찮다고, 오늘도 너의 샹마이웨이로 걸어가면 된다고. 책을 덮고 난 후 저도 모르게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그래, 오늘도 난 샹마이웨이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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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무계획 - 맛 좀 아는 먹브로의 무계획 유랑기
MBN <전현무계획> 제작팀 지음 / 다온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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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평소 〈전현무계획〉 프로그램을 즐겨보던 독자로서, 방송에서 느꼈던 웃음과 생생한 먹거리 이야기를 책으로 다시 만난다는 점이 무척 반가웠습니다. 사실 저는 여행을 갈 때마다 “맛집 탐방”을 빼놓지 않는 스타일이라, 무계획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현지에서 발견하는 ‘찐 맛집’ 이야기는 제 취향에 딱 맞았어요. 남편과 함께 방송을 보면서 “저 집 가보고 싶다”라며 이야기 나누곤 했는데, 책에서는 방송에서 미처 소개되지 않았던 가게까지 만날 수 있어 더 풍성한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이 책은 서울을 시작으로 경기·인천, 부산, 전라도, 강원, 경상도까지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여정을 담아냅니다. 각 지역은 ‘길바닥’이라는 챕터로 묶여 있고, 여정의 특징은 정해진 루트가 아니라는 점이에요. 현지 주민의 추천이나 그날의 흐름에 따라 즉흥적으로 결정되는 여행이기에, 때론 실패도 있고 때론 예상 못한 반전의 한 끼가 펼쳐집니다. 이런 무계획의 방식이야말로 책이 주는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맛집을 많이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전라도편 “예로부터 땅과 바다, 산 자연환경 삼박자로 고루 갖추어 풍성한 먹거리가 넘쳐났다는 전라도! … 이번 먹트립은 철저하게 맛있는 순서 위주! 철저히 무계획이다!”라는 대목이 나오는데, 그 말 그대로 사진만 봐도 푸짐함과 싱싱함이 전해졌습니다. 여수의 백반 한상은 수십 가지 반찬이 가지런히 놓인 장관이었고, 무안 두암식당의 숯불구이와 달걀 프라이가 얹힌 비빔밥은 보는 순간 당장이라도 숟가락을 들고 싶어질 만큼 매혹적이었습니다. 70년 넘게 같은 자리를 지켜온 가게의 역사는 단골 손님들의 애정과 함께 이어져 내려왔고, 그 뚝심이 음식의 깊은 맛을 완성해 준다는 점이 감동적이었어요.

음식과 함께 그 음식을 만들어 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읽을수록 사람 냄새가 진하게 배어납니다. 골목 깊숙한 곳에서 묵묵히 가게를 지켜온 사장님,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간판, 그리고 그 공간을 채운 단골들의 추억이 함께 어우러져 한 끼의 의미를 더욱 특별하게 만듭니다. “한 끼를 먹어도 제대로 먹어야 한다”라는 책 속 문장은 단순한 미식의 철학을 넘어 삶의 태도처럼 느껴지더라구요~

물론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방송 속 전현무와 곽준빈의 티키타카 같은 재치 있는 대화가 책에는 다 담기지 못해, 읽으며 피식 웃게 되는 순간이 조금 부족하다고 느꼈거든요. 하지만 대신 책만의 장점이 있었습니다. 방송에서는 짧게 지나간 장면을 글과 사진으로 더 자세히 보여주며, 독자가 스스로 여정을 따라가도록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결국 『전현무계획』은 검색이나 SNS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맛집이 아닌, 현지인의 발걸음이 지켜온 진짜 맛집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남편과 함께 다시 여행을 떠난다면, 이 책을 여행 가이드 삼아 무계획의 여정을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계획 없이 들어선 골목에서 예상치 못한 인생 한 끼를 만나는 즐거움, 그것이야말로 여행의 묘미이고 이 책이 전하는 진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방송을 즐겨본 분들은 물론, 맛집 탐방을 사랑하는 모든 독자에게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_^

시간날때마다 떠나고 싶은 맛집들을 만날 수 있어 행복했어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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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만 VOCA summit 2000
유원석(유백) 지음 / 메리포핀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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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






큰 아이가 대학 진학을 영어 관련 학과로 고민하면서, 영어는 피할 수 없는 필수 과목이라는 걸 다시금 느끼고 있어요. 국어는 이미 『국일만』으로 차근차근 공부 중이라 만족스러웠는데, 이번엔 영어 단어 버전인 『영일만 VOCA SUMMIT 2000』을 만나게 됐습니다. 




이 책은 하루 20개 표제어를 기준으로 50일 학습 플랜이 짜여 있어서, 학원에서 무작정 단어를 외우는 것보다 훨씬 부담이 적어요. 표제어에 파생어·연관어까지 합치면 약 5,000개 단어를 다루니 기본부터 심화까지 한 권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수능·모의평가·학평 기출을 토대로 중요도 순으로 정리되어 있어서, 꼭 필요한 단어 위주로 학습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쏙 들었어요.
학습 방식도 꽤 특별합니다. 영영풀이로 단어의 의미를 먼저 이해하고, 이어서 한국어 뜻과 실제 예문으로 확인하는 흐름이라 단순 암기가 아니라 영어식 감각을 키우는 데 도움이 돼요. 
특히 마음에 드는 부분은 단어를 영영풀이로 먼저 이해하고, 이어서 실제 예문을 통해 맥락 속에서 확인하게 해 준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 sniff라는 단어에서는 
“My wife can sniff out a lie from six thousand miles away. And I’m the world’s worst liar, anyway.”

“He couldn’t stop smelling the air in great, deep, loud sniffs. It was so delicious. It smelled of water, mud, and maple trees, and autumn.”

이런 문장들을 읽으면서 단어가 단순히 “코를 킁킁거리다 . 냄새를 맡다"라는 의미를 넘어, 상황 속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를 배울 수 있어 훨씬 더 기억에 잘 남는 것 같아요. 또한 어원을 기반으로 같은 뿌리의 단어들을 묶어주는 Family word 코너가 있어서 단어 확장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예문도 단순히 시험용 문장이 아니라 문학, 명언, 인문학 구절들이라서 읽는 재미가 있고, 단어 암기에서 벗어나 “읽으면서 느끼는 공부”를 할 수 있더라고요 ^^
공부한 내용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리뷰 테스트도 잘 되어 있고, 교재 마지막의 스페셜 셀렉션에서는 자주 헷갈리는 단어와 동사구를 따로 정리해줘서 빈틈을 메우는 데 유용합니다.




그리고 정말 반가운 구성! 바로 미니북이에요. 본책에 나온 5,000개 단어를 압축해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로 만들었는데, 아이가 학원 오가는 길이나 짧은 쉬는 시간에도 꺼내서 볼 수 있어요. 부담 없이 반복 학습하기에 딱이라서 부모 입장에서도 만족스럽습니다.
아이도 매일 20개씩 차근차근 공부하면서, “부담 없이 할 수 있다”는 말을 자주 해요. 무엇보다 하루하루 쌓이는 성취감이 보이니까 아이 스스로도 자신감을 얻는 것 같고, 부모로서도 그 모습이 참 뿌듯합니다. 제발 지금처럼 꾸준히만 해주면 좋겠네요 ^__^
영일만은 수능 단어 교재를 넘어, 아이가 영어를 전공으로 이어갈 때 기초 체력을 길러주는 든든한 기반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단어의 여러 뜻을 문맥 속에서 자연스럽게 파악하고, 어원을 통한 확장까지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 권으로 끝내는 어휘 학습”이라는 출판사의 말이 과장이 아니었어요. 영어 관련 학과를 목표로 하는 큰 아이뿐만 아니라, 수능 영어 1등급을 꿈꾸는 모든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교재라고 생각이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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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 누구나 교양 시리즈 6
페르난도 사바테르 지음, 유혜경 옮김 / 이화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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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철학은 막연히 어렵고 멀게 느껴진다. 유명한 철학자들의 이름은 들어봤지만, 그들이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낯설고, 철학사를 읽어도 정리되지 않은 채 인물들만 머릿속에 맴도는 경우가 많죠 《철학,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는 이런 독자들에게 딱 맞는 책이라 생각이듭니다. 철학자들의 생각을 쉽고 흥미롭게 풀어주되, 결코 얕지 않게 다룬다. 철학을 어렵지 않게 소개하는 책은 많지만, 이처럼 철학의 흐름과 연결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책은 흔치 않다고 생각이 든다.



스페인의 대표적인 철학자 페르난도 사바테르가 30년 넘게 학생들과 나눈 질문과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한 철학 입문서로,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은 철학의 주요 시대와 주제에 따라 철학자들을 엮는다. 예를 들어 ‘지극히 인간적인’ 장에서는 피코 델라 미란돌라, 에라스뮈스, 몽테뉴, 마키아벨리 등 르네상스와 초기 근대의 사상가들을 다루며, 인간의 본성과 자율성에 대한 질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렇게 각 장이 하나의 주제와 시대 흐름을 중심으로 엮여 있어, 철학의 맥락을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다.


특히 기존 철학사에서 중심적으로 다루지 않았던 스페인과 라틴 문화권의 철학자들을 비중 있게 소개하는 점이 가장 인상 깊다. 미겔 데 우나무노, 오르테가 이 가세트, 마리아 잠브라노 등 국내에서는 생소한 이름의 철학자들이 등장하지만, 사바테르는 이들의 사상을 일상적인 언어로 풀어내어 철학의 지평을 넓혀 준다. 철학이 독일과 프랑스, 영국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주는 이 구성 덕분에, 독자는 서양 철학을 훨씬 넓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어요.

무엇보다 이 책은 읽기 쉽다. ‘쉽다’는 말이 ‘가볍다’는 뜻은 아니다. 저자는 복잡한 개념도 명료하게 풀어내며, 철학자들이 어떤 배경에서 어떤 질문을 던졌는지를 하나의 이야기처럼 전달한다. 그래서 철학이 지식을 배우는 일이 아니라, 질문하는 법을 익히는 일이라는 사실이 자연스럽게 와닿는다.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않는 도덕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질문처럼, 철학적 사유가 어떻게 현실의 고민으로 이어지는지 보여주는 문장도 많이 담겨있습니다.

또한 각 장의 시작에는 철학자의 얼굴이 그려진 삽화가 들어가 있어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어주며, 마지막에는 ‘네모’와 철학은 특정한 지식을 갖춘 사람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철학자들은 우리보다 먼저 질문을 던졌던 사람들일 뿐이고, 우리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며 또 다른 방식으로 그 질문에 답해가고 있다.

《철학,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는 철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훌륭한 출발점이 되고, 익숙한 독자에게는 철학의 본질을 다시 떠올리게 해주는 책이다. 사유하는 삶이란 무엇인지, 생각하는 인간으로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알고 싶다면, 이 책만큼 친절하고 깊이 있는 안내서는 찾기 어렵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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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J 의사의 병원 일기
최은경 지음 / 에스에스엘티(SSLT)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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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병원은 누구나 한 번쯤은 가봤을 공간이지만, 그 안에서 ‘의사로 사는 삶’은 잘 알기 어렵죠. 저도 늘 궁금했어요. 환자 진료 외에, 의사들은 어떤 하루를 보내고,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갈까? 그래서 『INFJ 의사의 병원 일기』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특히 ‘차트에는 기록되지 않는 마음의 기록’이라는 부제가 마음에 오래 남더라고요.


이 책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서 일하는 외과 전문의, 최은경 교수의 에세이입니다. INFJ-T라는 성격유형답게, 조용하지만 섬세한 시선으로 의사의 삶을 담아냈어요. 수술실의 긴장된 순간부터 진료실의 조용한 대화, 병원 곳곳의 소리와 분위기, 그리고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고민까지… 단순한 의료 이야기라기보다, 의사라는 사람의 마음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책이에요.


책은 다섯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있고, 각 장마다 의사로서 마주하는 상황과 감정들이 담겨 있는데요, ‘감정의 온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에서는 환자를 대할 때 너무 차갑지도, 너무 감정적으로 휘둘리지도 않아야 한다는 균형에 대한 고민이 인상 깊었어요. 실제로는 그게 쉽지 않다고 고백하는 부분에서, 같은 직장인으로서 공감이 많이 됐습니다.

‘오른쪽, 왼쪽’이라는 장에서는 수술 중 단순한 방향 하나도 생명과 직결된다는 걸 알게 됐고요, ‘장례식장 소리’ 편에서는 말보다 깊은 침묵의 무게가 전해졌습니다. 병원이라는 공간 안에서 삶과 죽음이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조용하지만 강한 울림으로 다가왔어요.


개인적으로는 ‘거즈 카운트’ 이야기와 ‘I/O 맞추기’ 같은 장면들이 무척 흥미로웠어요. 작고 단순해 보이는 일이지만, 실수 하나로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니까, 그 무게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2시간의 교향곡’이라는 표현도 인상 깊었어요. 수술실 안에서 여러 명의 의료진이 마치 오케스트라처럼 한 호흡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점, 새삼 멋지게 느껴졌습니다.



읽다 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요. 의사는 누군가의 몸을 돌보는 사람인 동시에, 자기 마음도 다뤄야 하는 사람이구나. 정확한 진단과 시술만큼이나, 감정의 균형을 유지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 무게가 조용히 전해졌어요. 매일 생과 사의 경계에 서 있으면서도 흔들리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요. 어쩌면 이 책은 ‘의사 이야기’라기보다는, 자기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는 한 사람의 고백 같았어요.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의대를 준비하는 학생만을 위한 책은 아니에요. 병원이라는 공간을 낯설게만 느꼈던 사람들, 그리고 매일의 일과 감정 사이에서 조용히 버텨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도 필요한 이야기일지 몰라요. 천천히, 그러나 진심을 다해 써 내려간 글이라서, 읽는 내내 위로처럼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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