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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간들 - 이보영의 마이 힐링 북
이보영 지음 / 예담 / 2015년 6월
평점 :
배우 이보영을 좀더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에세이가 출간되었지요. 그녀의 연기와 배우로서의 삶을 녹여냈다면 아쉬웠을지도 모르지만, 이 책은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된 이후 지금까지 책에서 읽었던 위로와 사랑, 성장 할 수 있게 만든 이야기들을 하고 있더랍니다. 독서 에세이라고 분류해야 할 거 같군요. 많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을 고르고, 자신의 에피소드와 생각을 덧붙여내기까지 3년여에 걸친 시간을 들였다고 하니 그 신중함이 책장을 넘기면서도 느낄 수가 있었어요.
수많은 책들 가운데 23권을 선정하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합니다. 익히 알려진 책들보다는 숨겨진 보물들을 알려주고 싶었다는 그녀, 하지만 지속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책들 역시 빼놓을 수가 없는 건 그 책들이 전하는 메시지의 힘이 너무 크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세월이 변해도 문제점은 개선되어질 기미가 없고, 그들의 고통과 아픔, 위로와 희망을 전해받아야 하기 때문이 아닐런지.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느 나이에 읽느냐에 따라 이해하는 폭이 달라진다는 것은 책이 지닌 신비로움 중 하나이다. 몇 년 전부터 나는 어릴 때 읽었던 고전을 다시 읽는다. 의무감으로 읽었던 그때와는 울림의 크기 자체가 다르다. 마치 다른 책을 새롭게 읽고 있는 것만 같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르기에 같은 내용도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인생을 조금이라도 맛본 후에야 이해할 수 있는 책들을 그때 뭘 안다고 끌어안고 있었을까. 한 번 읽은 책을 다시 읽는 일은 뜻밖에 찾아온 흥미로운 여행과도 같다. -p62
그녀가 추천하는 23권의 책 제목을 훑어봤지요. 스테디셀러로 오랜 시간 사랑을 받은 책들, 관심은 갔지만 읽지 않았던 것, 나 또한 수긍할 수 밖에 없던 책을 그녀 역시 인상깊게 읽었다고 하니 내심 미소가 번지기도 했지요. 두 권을 소개하자면 <미 비포 유>, <내 아들이 죽었습니다>에요. 전자는 유난히도 손길이 가지 않아서 살펴보지 않았고, 후자는 제게도 마음 아픈 책이었거든요.
<미 비포 유>의 경우 루와 윌의 모습에서 낯선 경험으로부터의 수많은 도전 의식을 엿볼 수 있었어요. 나태하게 흘려보내는 하루에 대한 반성, 더는 무기력하게 헛되이 보내지 않아야겠음을 느낀 그녀처럼, 저 역시 이 책이 궁금해지기 시작했거든요. 다른 하나 <내 아들이 죽었습니다>의 경우는 분노에요. 이 책을 읽을 당시에 느낀 안타까움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에요. 가해자의 처벌과 감형보다 중시되어야 할 피해자의 고통과 삶- 저 역시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가해자가 아무리 무거운 처벌을 받아도 피해자의 고통이 상쇄돼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시간도 그 고통의 약이 되어주지 못했다. 그 고통은 사라지지도 치유되지도 않았다. 개인이 무너진 자리에 가정도 붕괴되고, 가혹한 현실만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을 뿐이다. 가해자를 갱생시키는 데 들이는 시간과 비용만큼 피해자 가족이 남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돌보는 제도적 장치가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p187
행복해지기 위해 오늘을 사는 것이 아니라, 오늘 내가 행복한 것이 내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는 것이다. 행복은 목표가 될 수 없다. 지금 내가 딛고 있는 자리가 행복한 것이 더 중요하다 - p22
이보영의 마이 힐링 북을 읽으며, 나 또한 베스트로 손꼽을 수 있는 책들은 무엇인지 점검하게 돼요. 찬찬히 책장을 살펴보지만 이 책도, 저 책도 제각각의 이야기가 담겨있으니 쉬이 고르지 못하겠네요. 아직은 그저 많이 읽고 즐기렵니다. 갖가지 상념들과 씨름하다보면 언젠가 길이 보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