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떠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 어떤 위로보다 여행이 필요한 순간
이애경 지음 / 북라이프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그냥 눈물이 나>, <눈물을 그치는 타이밍>에 이어 이애경 작가의 세번째 이야기 <떠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입니다. 그동안 진열된 에세이 장르 속 눈에 밟히는 문장이 있으면 '아, 이건 사야해'라고 마음먹고 사모은 탓에 작가 구별을 하지 않았더랍니다. 저자가 같음을 알고나서야 이 작가의 글이 나에게 잘 녹아들었구나 싶더군요. 더하기보다 빼기, 곱하기보다 나누기의 느낌을 갖고 있던 터라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가 봅니다.
기대감이 컸던 만큼 약간의 실망감도 더하게 되지만, 여행이 필요한 순간 떠나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흥미롭습니다. 일상이 지친다하여 무작정 내던지고 달릴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지요. 그렇기에 책으로나마 대신하게 되는 거 같아요. 부럽고 욕심나는 여행들, 그 순간의 기록들은 참으로 멋진 일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한 발씩 내딛어나간다는 것이 멋있었던 거 같아요.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 여행지에서 일어난 일들, 여행지에서 향유하는 순간들, 여행이 가져다주는 깨달음으로 우리의 일상은 넉넉해진다. 때로는 여행지에서 평소 시도하지 못했던 일들을 스스럼없이 해보기도 하며 그 과정에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래서 떠나면 떠날수록 내가 누구인지 더 잘 알게 되고 길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 여행예찬 -p64
책 속 일화에서 눈길을 끌었던 것은 레이첼 아줌마와의 만남이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선물을 하는 행위에 대하여 레이첼은 말합니다. 상대방에 대한 마음도 함께 줘버리면서 이를 소유하지 않으려 한다, 언젠가 그 관계들이 깨지거나 버려질 때 남겨진 사람과 추억을 짊어진 채 상처받지 않기 위함이다. 저 역시 상처와 추억을 모두 움켜진 채 내 방식대로 포장하고 가공하여 짊어지면서 전전긍긍해왔는데 때론 덜어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알면서도 미련한 행위를 그만두지 못하지만 그녀를 통해 삶의 지혜로운 측면들은 배워나가야겠다 싶어집니다.
삶이란 완전하지 못한 사람들이 서로를 채워주고 잘 서 있을 수 있도록 서로 지탱해주는 것이다. 내가 힘이 있을 때는 누군가에게 나의 어깨를 빌려주고 내가 힘들때는 누군가에게 기대하고 의지하는 것 어쩌면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이런 지혜를 얻기 위해 여행을 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p171 (중략)
책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글이 가지는 힘을 잘 알고 계시리라 봐요. 보다듬고, 변화의 길을 제시해주는 재주꾼이지요. 이애경 작가님의 감성이 담긴 글을 통해 위로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타국에서의 여행길과 그 속에서 만남들이 내내 부러웠음을, 또한 그녀가 만난 사람들이 건넨 위로와 용기가 내게도 와닿았음을 - 하여 이 책은 어떤 위로보다도 여행이 주는 만족감 너머에 자신에게 속삭이는 작은 위로를 건네가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