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Friends -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히스이 고타로 지음, 금정연 옮김, 단바 아키야 사진 / 안테나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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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의 눈을 오래도록 보고 있노라면, 반짝거리는 눈빛 뒤에 감춰진 감정표현들이 와닿을 때가 있습니다. 서툴지만 교감을 느꼈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의 기쁨은 말로 다 할 수 없지요. 개나 고양이 같은 동물들을 좋아하는 이유 중에 하나이지만, 저는 저자와 달리 '(어떠한 것에)미쳐있다' 는 아니랍니다. 좋아하는 것을 위해 그 쪽 일로 뛰어들어갈 용기는 없었던 거 같아요. 아마도 미쳤더라면 동물교감사가 되었을지도 모를텐데.

이 책은 단바 아키야의 사진과 히스이 고타로의 짧은 글로 이루어진 몇 장 넘기면 끝나버리는 아쉬운 책입니다. 장문의 글도 아니고, 상황을 예측해보는 문장들에 불과하지만, 사진사 단바 아키야의 북극곰을 향한 열정이 고스란히 와닿습니다. 15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북극곰을 만나러 다니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북극곰 사진전문가가 되기까지의 치열한 집념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습니다. 환경운동을 통한 지구와 동물들의 미래에 관해 언론을 통해 기고하기도 하고 강의를 한다고도 하는데, 사라져가는 동물들과 생태계의 변화를 다시금 생각해봅니다. 무심히 여기는 것들이 불러올 미래의 파장을 떠올리게도 합니다. 소흘히 여기던 것에서 언젠가는 뒤통수 맞게 될 날 올지도.

각설하고 <허그 프렌즈>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북극곰과 허스키입니다.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어쩐지 표지에서 풍기는 느낌은 오래된 친구처럼 자연스러움이 묻어납니다. 책장을 넘기면 아차 싶어지는 둘의 관계를 발견하게되는데, 그것은 반년을 굶은 북극곰이 허기짐을 뒤로하고 허스키와 친구가 되기 위해 배를 보이고 뒹구는 행동들을 보입니다. 그 속에서 겁도없이 다가오는 허스키 한 마리와의 노님이 사진으로 담겨져 있습니다.

광고 속 귀여운 이미지와는 달리 북극곰은 2미터의 키에 800킬로그램의 몸무게로서 거대한 바다표범을 단번에 제압하는 무서운 포식자라고 합니다. 얼음이 얼지 않는 봄, 여름은 꼬박 굶으며 먹이를 구하기 위해 고단한 여행을 떠난다고 해요. 이동중에 만난 허스키를 잡아먹긴 커녕 함께 놀고 싶어하는 모습에 저자와 사진작가가 느꼈을 감정이 무엇이었을지 짐작케하는 부제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배고픔, 추위 못지 않게 외로움 역시 큰 아픔을 남깁니다. 하나보다 둘일 때 힘겨움이 감소되는 것처럼, 북극곰도 함께 할 이들이 필요했던 게 아니었을까요.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타인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하고 소통할 수 없다면 삭막하기 이를 데 없겠죠. 약육강식의 세계 속에서도 때론 이같은 체온을 나누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따뜻함을 갈구하는, 허기진 마음을 채우기 위한 무언가를 필요로 하는 경우에 먼저 다가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나는 당신을 헤치지 않는다. 아니, 나는 당신과 친구가 되고 싶다!' 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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