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례 - 상
시노다 세츠코 지음, 김해용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한 때는 종교를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다. 바쁘다는 핑계로 멀리했고, 주말 아침 일찍 일어나 어딘가를 나선다는 것이 귀찮았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왜 다녀야 하는가? 에 대해 알지 못한 채 다녔기 때문일까? 아무 의미 없던 종교생활을 어느샌다 뒤로 했던 나는 지금 무교다. 앞으로도 무교일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어딘가를 나서서 다니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각설하고, 이 책을 읽고자 했던 이유는 종교 속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라는 점이 시선을 끌었다. 한 때나마 다녔고, 믿었던 종교를 책과 비교해서 어떤점이 비슷하고 다른지 궁금했다. 허구적인 내용을 곁들인 소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린시절 느끼고 보았던 종교 속 생활들이 고스란히 보여 새삼 놀랍기도 하고, 책 속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적지않은 페이지 수를 지녔음에도 초반 흡입력이 뛰어나 재미있었다. 그러나 지속적인 긴장감을 주기에는 등장인물들이 주는 강렬함이 없어 후반부로 갈수록 지루했다.

 종교집단의 폐해를 다룬 『가상의례』

 공무원으로서 안정적인 삶을 유지하고 있던 마사히코는 작가라는 꿈을 꾼다. 달콤한 유혹에 휩싸여, 가족과 직업을 버린 그는 글쓰기에 매진하지만 그 끝은 처참했다. 이도 저도 되지 못하고 나락으로 앉게 된 것인데, 책의 초반부부터 마음이 쓰라렸다. 만족은 못하지만 안정된 직업, 그러나 차마 미련을 버리지 못한 꿈 사이의 갈등은 누구에게나 신중해질 수 밖에 없는 큰 고민 가운데 하나다. 무언가를 잃고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것이 멋진 동시에 참 불안하고 안타까웠던 모습이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한 번 밖에 없는 인생이라면 좋아하는 일을 평생의 업으로 삼아 살고 싶다.
설령 수입이 줄어들거나 사회적 지위와 신용을 전혀 얻을 수 없는 생활을 하게 되더라도 말이다.’ -p15

 야구치 역시 핵심 인물로서, 그는 회사내에서 불륜을 저지른 끝에 버림받고 노숙자로 전락하는 신세가 된다. 두 사람은 자신의 신세한탄을 뒤로 한 채, 이익을 위하여 신흥종교를 세우게 된다. ‘성천진법회’ 라는 이름을 내걸며, 작은 규모에서부터 시작하게 되는 이 사업은 점차 커져간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담겨져 있는데, 사회의 모순된 부분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할 곳이 없다면 스스로 만들 수 밖에 없어요. ”
“3백만 엔만 있으면 누구나 사장이 될 수 있어. 요즘 유행하는 벤처기업 같은 걸 만들면 말이야. 하지만 이익을 올리지 못하면 회사는 존속할 수 없다고.” - p27

 의지할 곳 없던 이들이 종교에 빠져들어 위안을 찾아가는 것은 좋으나, 그것이 지나쳐 독이 되어가는 과정은 씁쓸했다. 적당히 한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여러가지로 알 수 있었는데, 규모가 커져감에 따라 아래쪽을 돌보지 않고, 욕망을 향해 나아갈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모습이 안타까웠던 책이다. 종교사업이라는 이름 하에 무수한 사건 사고들이 읽는 내내 조금은 불편했던 것도 같다.

 ‘종교집단의 교조는 언뜻 온화해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어도 그 두꺼운 낯가죽을 한 꺼풀 벗기면 야쿠자 같은 놈이 얼마든지 있다. 조심해라.’ -p129 

 위의 밑줄 친 부분으로 이 책을 다 표현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저자가 하고자 했던 것들을 어렴풋이나마 알듯하다. 종교에 기대는 것이 그리 나쁘다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그것에 미쳐 가정과, 해야될일을 나무란다면 분명 문제가 될 것이다. 적정선을 기준으로 하여 마음 속 아픔들을 기댄다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던 책이다. 너무 힘이 들어 보이지 않는 신에 기대고 싶은 마음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나, 과하다면 자신을 되돌아봐야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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