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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쇼퍼 - Face Shopper
정수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1월
평점 :
시대를 불문하고 아름다워지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이다. 이는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아름다움을 갖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21세기에는 ‘성형’ 이 주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보다 빠르고, 쉽게 그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비싼 대가를 치루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이를 소비하고자 하는 욕심을 버리지 못한다. 그 점에 대하여 정수현 작가는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게도 표현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들이 모르고 있을 숨겨진 이면과 사정들에 대하여 조근조근 이야기해준다. 보여지는 것보다도 많은 속사정을 가지고 있는 성형수술은 웃고 넘기는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표현해준다.
페이스쇼퍼(Face Shopper)= 얼굴을 쇼핑하는 사람.
우리 말 속담에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가 있다. 이왕이면 더 좋은 쪽을 선택하겠다는 것은 비단 물건을 사고 파는 것 뿐만이 아니다. 취업, 연애와 같은 모든 것들에서부터 외모는 많은 영향을 끼친다. 아무렴 이쁜 것들은 드러나 보이는 것에서부터 호감을 얻고 들어가기가 쉽고, 혜택 역시 큰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흔히 외모는 나름의 가산점이라고 표현하며, 자기관리의 증거라고 말한다. 하여 이뻐지고자 갖은 애를 쓰게되는데, 이것이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과도한 성형을 부추기는 매체들과, 외모지상주의에 빠져 내면을 간과하는 일이 없기를 바래본다.
아름다움을 사고파는 성형외과
성형외과 의사 정지은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이 중심이 된다. 그녀에게 수술을 받으러오는 연예인들의 이야기를 비롯하여, 옆집으로 이사한 소아과 의사 이한재와의 티격태격한 다툼들, 성형브로커와 카페, 엄마와의 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하나씩 그 이야기들을 풀어내며, 성형의 본질, 의사로서의 사명감과 같은 문제들을 되돌아보게 한다. 『페이스 쇼퍼』 는 서서히 찾아오는 연애와, 그로부터 감춰진 상처를 치유하며, 성형에 대한 견해들을 내놓기까지 독자들을 빨아들이는 힘이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무엇보다도 성형외과를 오가는 연예인들의 모습들이 씁쓸하게 다가왔다.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사는 그들이 반짝반짝한 세상 안에서 그 반짝임을 잃지 않기 위해, 더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노력을 하며 끔찍이 애쓰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속내는 모른채 무작정 비난만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 말이다. 파릇파릇 생기넘치고 젊은 애들이 판치는 곳에서 자신만 늙어간다는 두려움과, 어린 연예인과도 비교했을 때 뒤떨어지지 않을 아름다운 외모를 갖고싶은 욕심이 부른 성형을 탓만 할 수는 없겠구나 싶었다.
성형의 가장 큰 부작용은 중독이고, 성형 중독은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를 타는 것처럼 위험한 일이다. p50
여자들에게 있어 미(美)란 목숨과도 같다는 말이 있다. 아름답지 않을 때 오는 자괴감은 이루 말 할 수 없고, 타인과의 거리감, 의사소통이 원활히 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이 과하다고 느낄지 모르나, 21세기의 미는 이처럼 많은 것을 잃거나,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소원하며 성형외과를 찾아가는 이들을 어떻게 바라봐야할까? 그저 까칠하게, 아니꼽게 보았던 시선들을 조금은 유하게 바라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책 속 밑줄긋기>
내가 과거의 상처로 힘들어했을 때 누군가가 그랬어.
마음의 상처란 담아둬야 하는 훈장이 아니다.
담아둘수록 곪아져서 또 다른 상처를 만들어낼 뿐이니 아프더라도 도려내버려야 한다고.
사람들은 누구나 같은 풍경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며 살아가니까,
널 아프게 했던 사람들도 각자의 입장에서 보이는 것, 할 수 있는 것을 했을 뿐이라고.p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