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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의 드라이브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신유희 옮김 / 예담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나, 다시 돌아갈래”
누구나 한번쯤 ‘…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하며 후회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길이 아니라 저 길을 선택했다면 난 더 행복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상상을 어찌 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 기대감은 누구에게나 있다. 나 역시도 그러한 경험이 수차례 있기에 이 책에 쓰여진 “나, 다시 돌아갈래” 라는 문장이 많이 공감될 수 밖에.
두 가지 갈림길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하고 하나를 버린다는 것은 쉬운듯 어렵다. 양쪽 길을 가보지 못하고 결정을 지어야 하기에 어쨋든 후회는 남기 마련인 것이다. 그러나 선택이 필수라고 볼 때, 우리가 중요시 해야할 것이 있다. ‘…했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에 빠져 허송세월을 보내지 않는 것이다. 과거에 묶여있기보다는 미래를 위해 한 발 더 나아가야할 목표를 찾고, 그에 걸맞게 움직이는 것이 필요하다.
이 같은 설명을 누구나 다 안다고 말할 것이다. 허나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책 속의 등장인물처럼 과거에 얽매여 현재의 좋은 점들을 보고 있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왕년에 나는 어떠했네~ 가 아닌, 지금의 나를 그려보며 이 책을 읽는 시간이 즐겁기를 바래본다.
모든 게 끝장나도 살아야 할 이유와 희망이 있음을 배우다.
마키무라 노부로(43세) 은행에서 촉망받는 중간관리자였으나, 은행 내 지점장의 억지를 두고 볼 수 없는 단계에 이르게 된 그는 단 한 번의 반항으로 좌천되기에 이른다. 허나, 이를 참을 수 없었던 노부로는 사표를 내던지고 나온다. 세상은 녹록치 않고, 마땅히 할 건 없는 그에게 택시운전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중략)
택시 기사로서의 생활을 하지만, 전직 은행맨이었던 자신의 처지가 잊혀지지 않고, 하루 하루 삶의 의미를 잊고 지내던 그는 자꾸만 과거 속으로 흘러들어간다. ‘만약-했다면’ 에서부터 시작된 그의 이야기는 은행 입사 초기 때, 아내를 만났을 때, 고등학교 때 사랑했던 여인에게로 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그 끝에서 약간의 허무함과 동시에 안일했던 자신의 모습들을 깨닫고 뒤늦게서야 현실로 돌아오면서 상황이 마무리 된다.
여기까지 듣자니 대강의 그림이 그려질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것은 현실로 돌아오면서 얻게 되는 살아야 할 이유와, 남들이 보기에는 다소 초라해보일지라도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싶었던 내가 있었다. 안타깝게도 많이 와닿지는 않았지만, 한 가지 얻게 된 것은 과거에 집착하기보다는 물 흐르는 듯이 내버려두는 것이 때론 좋으며, 생각을 재정비 한 후, 다시 출발라인에 서서 달려야한다는 것이다. 멈추기에는 시간도 아깝지 않은가? 좋았던 기억들을 더 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도 부지런히 달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볼 수 있었다.
끝으로 일전에 읽었던 오기와라 히로시의 책과는 다르게 다소 지루했다는 점을 밝힌다. 읽는 속도가 매우 더뎠지만 모든 책이 한결같이 재미있거나, 슬프거나 감동적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므로 개인적으로 나와는 크게 공감을 형성할 수 없었다는 것으로 마친다.
p.s 간혹 택시아저씨들 중 말이 많으신 분을 보곤 했는데, 책에서는 그들이 평상시 대화할 상대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요즘 같은 세상에 낯선 사람과 대화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조금 친절해져보면 어떨까?
<책 속 밑줄긋기>
틀림없이 사람의 일생도 그러한 일들의 반복일 것이다. 정말 우연의 힘으로, 무심코 선택한 길이 되돌릴 수 없을 만큼 멀리 자신을 데려가 버리는 것이다. - p35
길 끝이 낭떠러지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건 본인뿐이다. - p95
모두 그렇다. 자신의 인생이 잘못된 길로 헤매 들어간다는 걸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여하튼 모퉁이 바로 앞에는 신호등도 표지판도 없으니까. -p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