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의 인연 - 최인호 에세이
최인호 지음, 백종하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를 인연이라 부른다. 하지만 비단 사람과 사람 사이뿐일까? 주변 곳곳 다양한 물건들 역시 인연이라 부를 수 있다. 이 책을 만나게 된 것도 내겐 좋은 인연 중 하나다. 최인호라는 작가를 멀리서나마 알게 되었고, 그가 살아온 인생의 모습들을 책을 통해 읽게 되었으니 말이다.

 『최인호의 인연』 은 저자의 유년기에서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일상 곳곳에 보석처럼 박혀있는 인연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꽃과 나무, 옷 등 소소한 것들에서 그는 인연을 이야기한다. 그 어떤 것도 결코 하찮은 것이 없으며 의미있다는 것을… 전하는 작가 최인호의 에세이는 따뜻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마음을 기분좋게 하듯 즐거운 책이다.

 타인이 살아온 추억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이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던 지난 날과는 다르게 지금은 함께 공감하고 웃으며 읽을 수 있어서 한 장 한 장 넘기는게 아쉽기도 했고, 즐거웠다. 저자의 일상적인 이야기들과 더불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달리할 수 있었고, 내 주변의 인연들을 돌보고 애정어린 마음으로 대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해준 인연이라는 책이 오래도록 기억 날 것 같다.

 <책 속 밑줄긋기>

우리가 진정 만나고 싶어하는 그 인연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바로 그건 우리가 지금 시간의 강을 건너며 우리의 어깨에 지고 가는 사람들의 무게가 아닐까. 우리는 늘 누군가를 기다리고, 누군가 자신의 인생에 결정적인 전환이 되어줄 사람이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우리 인생의 인연들을 숱하게 만나왔는지도 모른다. 다만 우리가 그 사람이 우리 생에 정말 중요한 인연이란 걸 모르고 지나쳐왔을 뿐.

생애 크고 작은 인연이란 없다. 우리가 얼마나 크고 작게 느끼는가에 모든 인연은 그 무게와 질감, 부피와 색채가 변할 것이다. 운명이 그러하듯 인연 또한 우리들의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다. - p52

우리는 모두 그 누군가의 붓이 되어 세상에 그 어떤 그림을 그리며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인연이란 내가 그 사람에게로 다가가 그 무언가가 되어주는 일이다. 막시밀리안 꼴베 신부는 성모 마리아를 만나 그 분의 붓이 되어 수많은 생명들을 살려냈으며, 히틀러는 그 어떤 전쟁의 광기를 만나 수많은 생명을 죽이는 무기가 되었다. 우리는 지금 누군가의 붓인가, 아니면 무기인가? 우리는 지금 타인의 삶에 아름다운 색채를 그려주고 있는가, 아니면 타인의 삶을 파괴하고 있는가?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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