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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을 부탁해
이시다 이라 지음, 박승애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있잖아, 취직이라는 건 남자에게나 여자에게나 다 마찬가지로 어려운 거야. 혹시 떨어진다 해도 그건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서로 안 맞는다거나 운이 나빴던 거라고 생각하면 돼. 전혀 자책할 필요없는 일이라고. 자꾸 여기저기 부딪쳐보면서 자신하고 딱 맞는 곳을 만날 때까지 도전하면 되는 거야.
성장소설에서부터 연애소설까지 이시다 이라의 다양한 책들이 눈길이 끄는 가운데, 이번에 그가 새롭게 내놓은 취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춘들의 소설이 눈에 띄었다. <스무살을 부탁해> 라는 이 책은 열혈 청춘들의 취업 도전기로 사회에 한 발 내딛는 과정들을 그려내고 있다.
치하루를 비롯하여 일곱 명의 친구들은 언론계 진출을 꿈꾸며, 그들만의 취업 동아리를 만든다. 목표는 전원 언론사 합격이라는 것이기에, 모두들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함께 모여 그룹토의를 하기도 하고, 자기소개서를 쓴 뒤 발표하기도 하는 등 서로가 서로를 도와주는 가운데 인턴 생활도 하게 되고, 각자가 원하던 곳에서 면접을 보기도 한다.
좌충우돌 다양한 일들을 겪으면서 직업이란 무엇인지, 남들과는 차별화된 또 다른 나, 내면을 마주하기도 하는 그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진 이 책은 취업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밝고 명랑하게 그려냈기에 읽는동안 유쾌하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어둡고 짙은 회색의 느낌이 많이 들었지만 중간 중간 깨달음에서 밝은 면도 많이 보였던 책이다.
우리는 모두 한 사람 한 사람의 독특한 개인으로서 사는 것이지, 평균적인 노동자로 평균적인 삶을 사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논리나 통계도 좋지만 자신이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하는 확실한 인식이 없다면 지금부터 시작되는 취업 활동에도 최선을 다하기 힘들어질지도 모릅니다. - p26
일곱 명의 청춘들 중에서도 치하루를 중심으로 많은 이야기가 진행된다.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업에도 힘쓰는 그녀는 고된 인턴생활에서 얻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펼치는데, 외모지상주의, 옳고 그름에 대한 정의와 갈등, 순간의 방심이 부른 처참한 결과들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 많다. 누구에게나 있었을법한, 겪었을 이야기들이 많이 공감된다.
가고 싶은 회사에 재직중인 선배와의 미팅, 면접을 통해 치하루는 조금씩 성장해간다. 나름의 노하우들도 생기고, 여유로워지기까지 주변에서의 다양한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지만 하나씩 극복해 나감으로써,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오뚝이 정신이란 무엇인지 보여주는데, 원하는 곳에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불어 넣어준다.
숨 쉴틈없이 '취업' 이란 목표 하나만을 향해 달려오는 열혈 청춘들! 그들의 울고 웃는 이야기를 통해, 어깨 위에 놓여져 있던 무거웠던 짐이 조금은 가벼워진 것 같다.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 좋아했던 곳에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해 마음에 무거운 돌을 껴앉고 있는 사람이라면 너무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잠시 책으로 피신해보는 건 어떨까 싶다.
이 책이 취업에 대한 고민을 덜어주는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 나와 같은 고민을 하며 밤을 지새고, 최선을 다해 오늘도 한 걸음 뛰어간다는 것 자체에서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고,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이 될테니 말이다
"걸려 넘어지면 그 자리에서 반성하면 되는 거야. 취업 활동이란 게 상대방의 반응까지 예상할 수는 없으니까. 해보지도 않고 너무 고민만 많이 하다간 괜히 위에 구멍 뚫린다." - p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