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타임스 - 21세기 코믹 잔혹 일러스트판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하나자와 겐고 그림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이사카 코타로님의 <골든슬럼버> 를 재밌게 본 뒤로 이 작가분의 책을 하나씩 섭렵해나가자 마음먹었다. 오래된 책부터 순서대로 읽을까, 요번에 나온 신간부터 읽을까? 잠시 망설인 끝에 따뜻한 신간을 먼저 펼쳐보기로 했다. 두툼한 두께가 인상적이었던 <모던타임스> 는 기존의 책들과 다르게 곳곳에 상황을 연관시켜 그려볼 수 있게 일러스트들이 배치되어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예쁘지는 않지만 독특하고 톡톡튀는 일러스트들이 이 책에서 포인트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빼곡한 글씨들 사이에서 틈틈이 그림을 보고 쉬어갈 수 있어서 좋았지만, 어둡고 칙칙한 느낌이 살짝 아쉽기도 하다. 두툼한 두께덕분에 책을 다 읽고 나면 그 뿌듯함은 두 말 할 필요가 없을테지만, 어딘가 가라앉은 듯한 느낌을 지우기가 힘들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그림자가 너무 짙었던 것 같다.

이사카 코타로, 그가 던져주는 사회성 짙은 메시지!

 정보 조작, 무차별적, 힘있는 자들의 비밀스러움 등이 떠오르는 이 책은 <골든슬럼버>와 비슷한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작가가 두 책을 병행해서 썼다는 말이 나온다. 하여 한 책에는 있고, 또 다른 책에는 없는게 서로 보완되어 잘 쓰여졌다. 두 책을 함께 읽어보면 상반되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을테니 함께 읽어보면 더욱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먼 미래의 일이지만 언젠가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가능성이 더 와닿았던 <골든슬럼버>가 재미있었다. 만약 순서가 뒤바껴 이 책을 아직 읽지 않았다면 한 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모던타임스>는 읽는동안 불편하기도 했고, 복잡한 기분이 들었는데, 현재 일어나는 여러가지 사태들이 많이 생각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는 언론이 몰고 간 한 가수를 매장시켜버리는 사건, 정부의 거짓된 말과 반복적인 패턴 등이다. 어쩐지 텁텁하고 불쾌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개운하게 잘 읽힌 그의 다른 책에 비하면 이 책은 그 뒷맛이 너무도 씁쓸했다.

(세상과 맞설 만한) "용기는 있나?"

  
 평범한 샐러리맨인 와타나베를 비롯한 주변 인물인물들이 위기에 처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와타나베는 아내로부터 바람피우는게 아니냐면서 의심을 받게 되고, 순진한 회사 후배 오이시는 어느날, 성폭행범으로 몰린다. 회사 선배 고탄다는 연락이 되지 않고, 이기적인 상사 가토는 느닷없이 자살을 하며, 바람둥이 친구 이사카 코타로는 여자에게 찔려 사경을 헤매고…… 모두들 제각각 암울한 사건들을 맞이하게 된다.

'하리마자키 중학교', '안도상회', '개인상담' 특별할 것 없는 단어들을 검색하거나, 깊이 파고들어가려했다는 공통점이 있는 그들은 조금씩 사건의 진상에 가까워져간다. 그러나 비밀스러운 것에 다가가는 그들 앞에 놓인 큰 장벽은 여전히 뚫리지 않고, 어렴풋이나마 실체를 보게 될 뿐이다. 무시무시함 앞에서 그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끝이 아닌 시작, 어둡고 음침한 터널 안을 걷는 그들의 선택 앞에 허탈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나라면 저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었겠는가?' 돌이켜 보면 그들의 선택은 살아남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용기가 있나?" 라는 질문을 가슴 깊게 담아보고, 사회에 대한 여러가지 물음을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책 속 밑줄긋기>

"사람들은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 보다는 재미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반응해. 진실처럼 보이기만 하면 되는 거지. 자네가 아무리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해도 소동은 가라앉지 않아. 오히려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지. 왜냐하면, 재미있으니까" - p312

"이거 봐. 무슨 일이든 표면적으로는 그럴싸한 소리만 하는 법이야. 복제 기술만 해도 처음에는 의료용, 장기이식용으로만 쓴다고 해놓고 결국 인체 실험이나 군사 용원 증강용으로 확대됐잖아. 마찬가지가 그 감지기 역시 진짜 목적이 뭔지 수상해." - p337

"사물의 진상이란 건, 사후에 구축되는 거야. 진상이라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받아들인 것이, 바로 진상이 되지." - p513

"들어봐 애초에 나쁜 일이라는 건 또 다른 어떤 사람한테는 좋은 일이기도 해. 뭐가 옳은일인지, 잘 몰라." - p608

 지금 현 정부나, 사회의 여러가지 모습들을 볼 때 이 책에서 여러가지 공감가는 문장들이 많았다. 그 중 일부분들은 <책 속 밑줄긋기>에 써놓았다. 여러가지 문제점들에 대해서 콕 찝어 설명하지 않아도 어떠한 점이 떠오를지는 알 것이라 본다. 굳이 이 책이 아니더라도 아무쪼록 여러가지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볼 줄알고 이해할 줄 아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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