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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팔광
현고운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산뜻한 표지에 이끌려 책을 손에 들었지만 내용면에서는 산뜻한 부분이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대부분의 로맨스 소설이 비슷한 부분이 많이 겹치듯 이 책 역시도 그런점이 보인다. 큰 기대감을 갖고 읽지 않는다면 무난하게 읽을 수 있겠지만, 기대치가 높다면 그만큼 실망할 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나온 시기도 있고 하니 굳이 사서 읽는 것보다는 빌려 읽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첫장을 넘기려던 찰나, MBC 드라마 <1%의 어떤 것>의 작가 현고운 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낯익은 드라마와 함께 떠오르는 기억들이란 '이 드라마 참 재밌었다' 는 것이다. 김정화, 강동원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이야기가 볼만했었다. 주말 아침이면 이 드라마를 보려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도 티비 앞에 있었던 게 엊그제 같은 기억인데 - 이 분의 또다른 책을 이제서야 보는구나 싶은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가볍지만 유쾌하게 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책장을 넘겼다..
첫 시작이 인상적이었다. 호랑이를 피해 동아줄을 타고 올라가 해와 달이 된 오누이의 이야기는 옛날에도 들어본 이야기였고, 어떻게 이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지 호기심이 생겼다. 천계로 오게 된 오누이의 이야기를 잠깐 소개하고 달이 된 달희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책은 스피드있게 진행된다. 달희는 선녀 후보를 코 앞에 두고 있는데 그녀는 인간계로 가게 되면 사건사고를 만들어 오는 골치아픈 아이다.
착하고 정이 많은 달희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하기에 앞서, 상대방에게 귀를 기울이고 공감하면서 일을 흐지부지 만들거나 전혀 다른방향으로 이끌고 가기도 하는데 또 한번 사고를 치고 만다. 인간계를 보던 달희는 힘들게 죽어가는 영혼을 본다. 곧장 달려간 그녀는 저승사자에게 영혼을 보낸 후 자신이 직접 그녀의 몸 속에 들어간다.
지완이라는 여성에게 들어간 달희는 그녀의 몸을 빌어 생활하게 되고, 약혼자라 불리는 남자를 마주하게 된다. 죽음에 임해있는 여자앞에서도 냉철한 시선으로 바라봤던 약혼자라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지완이라는 여자가 되서 버릇없는 말과 행동들을 바꿔놓겠다는 일념하에 달희는 무턱대고 지완의 몸을 빌리게 된다.
선녀로서 영혼이 시꺼먼 놈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다는 것과, 저 사악한 영혼을 바꿔놓겠다는 생각으로 고군분투하는 달희의 모습과 티격태격하면서 사랑이 싹 터가는 모습은 특별히 재미있는 부분은 없었던 것 같다. 잔잔했던 장면들이 주를 이룬듯. 두 사람 사이에 특별히 갈등되는 상황도 많이 보이지 않았고, 잔잔한 흐름이 괜찮았던 것 같다
아쉬운 점이라면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을 극대화할만한 내용이 없었다는 것 정도. 물론 여기에서는 인간계라는 것이 등장하므로 큰 갈등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두 사람을 방해하는 등장인물이 없었던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인 것 같기도 하다. 초반 부분은 색다른 점도 있었지만 중간부분과 끝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약혼녀에게 무심한 남자, 차갑도록 시리고 까칠한 그 남자가 조금씩 부드러워지며 나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놓으며 사랑하는 것! 누구나 그리는 해피엔딩. 무난한 로맨스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