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그녀석
지미신 지음 / 어울림출판사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귀여니의 인터넷 소설을 봤던 게 고1 무렵이었던 것 같다. 매끄러운 문장, 어휘력, 맞춤법에 있어서는 완벽하다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시간떼우기로, 재미삼아 읽기에는 무난했던 것 같다. 인터넷 소설을 읽은지 얼마되지 않아 귀여니의 인터넷 소설이 출판된것을 보았다. 이건 좀 아니다 싶었지만, 크게 문제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것을 계기로, 수많은 인터넷 소설들이 책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이모티콘으로 인해 정신이 어지러울 정도의 책도 있었고, 도통 이해할 수 없는 글들도 많았다. 한 번 유행하는구나 싶더니만 셀 수 없이 많은 책들이 나왔다. 그러나 모든 책들이 빛을 보지는 못했다  

 한차례 폭풍이 지나가고 대부분의 책들은 만화방에 놓여지는 신세가 되었다. 서점을 자주 가도 인터넷 소설을 보지 못했는데, 우연히 친구따라 만화방에 가게 되면서 그곳에 놓인 어마어마한 인터넷 소설들을 보게 되었다. 재밌는 제목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내용은 굳이 보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까칠하지만 다정한 남자 주인공이 평범하기 그지없는 여자아이가 눈에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재밌게 그려놓았을 것이다. 당시 대부분의 인터넷 소설들에 등장하는 이미지는 한결 같았다. 마치 기본 뼈대가 그러해야만 한다는 듯이, 똑같은 주인공들의 모습은 흥미롭다면 그렇기도 하다.

 이 책은 10대 아이들의 이야기로 풋풋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반면, 오래전 읽었던 인터넷 소설들이 생각이 났고, 겹쳐지는 장면들이 많았던게 아쉽다. 급작스러운 내용의 전개와, 얼렁뚱땅 넘기려 했던 부분들이 어색했지만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18년 이웃사촌으로 어려서부터 함께 자라온 두 사람은 대조적인 부분이 많다. 뭐하나 흠잡을데 없는 천무성의 집안, 작은 세탁소를 경영하며 먹고사는 한여울네 집을 비롯하여 공부와 외모 운동 뭐하나도 뒤질게 없는 천무성과는 다르게 평범 혹은 그 이하를 자랑하는 한여울 두 사람의 티격태격한 이야기다.

 여자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는 천무성과 그의 옆집에 산다는 이유로 갖은 수난을 겪는 한여울의 이야기가 책의 초반부에 나오며, 어느날 무성의 고백아닌 고백을 받고, 싱숭생숭한 마음에 사로잡힌 한여울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면서 이야기는 끝을 향해간다. 결말은 해피엔딩이지만 왠지 모르게 허전한 기분이 든다. 어렸을 때, 공주님과 왕자님은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라고 매듭지어놓은 것과 같은데 요즘은 이런 결말이 답답하기도 하다. 행복하게 잘 살았다 그 안에는 무엇이 담긴걸까? 이후의 내용이 없다는게 나로서는 조금 아쉽다.

 박장대소는 아니었지만, 중간 중간 재미있는 요소들도 있었고, 간간히 생각해볼 수 있는 것도 있어서 나쁘지 않았다. 어정쩡한 관계가 가져다주는 불쾌감, 자기 몫은 자기가 지킨다는 이야기는 괜찮았던 부분이었다. 10대 아이들의 재기발랄한 이야기를 오랜만에 접해서 좋았는데 조금 더 톡톡튀는 발상을 보이지 못한 점은 안타깝게 생각한다. 요근래 팬픽들에서 다양한 소재들을 접했는데 오히려 그런게 더 참신했던 것 같다. 저자와 관련된 소개글에서 위대한 문학가를 꿈꾸는 새나라의 어린이라고 하니, 앞으로 더 독특한 이야기를 많이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