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홀릭 Diary - 구두와 사랑에 빠지다
김지영 지음 / 청어람장서가(장서가)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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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기억하는 '내 인생의 첫 구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얼마지나지 않아서였던 걸로 기억된다. 학생이 아닌 사회인이 된 나에게 엄마는 구두가 필수라고 말하며 하이힐을 하나 사주셨다. 화려하고, 앞이 뾰족한, 굽 높은 하이힐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굽이 높지 않고, 무난한 힐을 사길 바라는 엄마의 의견에 선뜻 동조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애써 웃으며 '괜찮네'라고 말을 하고, 구두를 신었다. 어떤것이 좋고 나쁜지 잘 몰랐기에 이렇다할 만족도 없었던 나는 힐을 신고 움직이면서 거울 앞에 서기전까지 큰 감흥이 일지 않았다. 그러나 거울앞에 선 순간, 조금전과는 전혀 다른 기분이 들었다. 세상사가 한층 오묘하게 느껴지는 것은 착각이었을까? 

 하이힐을 신고 거울앞에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것은 옷 맵시가 달라졌다는 점이었다. 컨버스화에서 힐로 바꿔신었을뿐인데 느낌이 사뭇 달랐다. 힐을 신는 이유 중에 하나로 옷 맵시를 꼽았던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바른 자세 유지를 위한 긴장감, 자신감을 불러넣어준다는 힐의 매력에 빠지게 된 건 이 때부터였던 것 같다. 걸을때 또각또각 소리가 나는 힐이 참 좋았지만, 몇시간을 돌아다니다보면 발이 아프고, 물집이 금방 생겨버렸다. 이후에 힐을 멀리하게 되기까지는 몇개월도 채 걸리지 않았다. 예쁘기는 하지만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기에 조금씩 신발장 구석진곳으로 이동해갔고, 손길이 뜸해져 갔을 무렵, <슈어홀릭 다이어리> 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은 패션에디터 7년차 김지영씨가 겪은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구두와 여자의 뗄레야 뗄 수 없는 상관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보다 스타일리시하고 당당해지고 싶은 여자들에게 구두를 통해 매력을 배가시키는 방법들을 조근조근설명해주는데, 구두를 사랑하지만 아직 아무것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은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구두에 관한 기초적인 상식들, 스타일링 노하우등을 참고해보면 좋을 것 같다.

구두는 여자를 변화시킨다. - 마놀로 블라닉

 한벽면을 전부 구두로 장식해둔 사람, 구두를 신었다는 표현보다는 탑승했다는 말이 어울릴 킬힐을 신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슈어홀릭에 빠졌다는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중독으로 이끌었을까? 책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이끌어내지만 가장 와닿는 것은 바로 이 문장이다. 남자들에게 수트가 사회적 지위와 체면의 상징이라면, 여자에게 하이힐은 좀 더 향상된 프로포션은 물론 매력적이고 성공한 여자로서의 이미지를 동시에 선사하는 존재다. (p34)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많은 여성들이 하이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그 매력은 어떠한것들이 있는지 이 책을 통해 구두의 매력을 샅샅이 파헤쳐보는 재미들이 쏠쏠하다. 

 세번째 파트 스타일 노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앞서 설명한 상식들과는 다르게 실용적으로 쓸 수 있는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체형에 어울리는 구두를 선택하는 법, 타이츠 스타일링, 남자친구에게 선물할 구두 고르기 등. 무엇보다 스무살을 위한 스타일 안내서가 좋았다. 보이시한 스타일, 걸리시한 스타일, 록큰롤 스타일, 보헤미안 스타일로 나뉘며 각각에 어울리는 스타일 아이콘과 코드, 슈즈를 설명해주는데 어떤 스타를 모방할 것인지 참고하는데 있어서 좋은듯하다. 보이시한 스타일을 하는데 있어서 커스틴 던스트를 추천하는 바,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는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구두가 제일 중요해요. 좋은 구두는 좋은 곳으로 데려다줄테니까!" - 꽃보다 남자에서 나온 말이 생각난다. 좋은 구두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된다. 나에게 어떤 구두가 맞는지 곰곰히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디자인 못지않게 중요한것이 착용감이다. 착용감이 좋지 못하면 오래 신고 걸어다닐 수 없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을 터, 하지만 어떤 구두가 좋은 구두일지 선택하는 문제라면 다를 것이다. 좋은 구두를 선택하는 방법들과, 보관법 등이 설명되어 있는 이 책을 통해 구두와 사랑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

 진정한 슈어홀릭이란 많은 구두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 구두 한 켤레가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 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깨달음은 당시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삶을 열 수 있는 마법의 열쇠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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