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 스트리트
산드라 시스네로스 지음, 권혁 옮김 / 돋을새김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멕시코 출신 이주민들이 모여사는 빈민가 <망고 스트리트!> 한 가족이 그곳에 이사를 오면서부터 책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인공 에스페란자는 어렸을때부터 자주 이사를 다녔는데, 자신의 진짜 '우리집'이라고 생각했던 곳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늘 집세를 내야했고, 아래층 사람들과 마당을 함께 썼으며, 시끄러운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조심해야했으니- 말이다. 그러던 중 망고 스트리트로 이사를 오게 되었고, 그곳은 진짜 우리집이 되었다. 하지만 생각했던 집은 아니었다. 물이 잘 나오는 수도관이 멀쩡한 집, 텔레비전 속의 저택처럼 멋진 계단도 있고, 지하실도 있고, 욕실도 세 개쯤은 딸린 그런 집과는 정반대였다. 숨쉬기조차 힘들어보이는 집에 에스페란자는 살게 되고, 망고 스트리트에서의 생활이 시작된다.

 

망고를 떠올리면 무엇이 먼저 생각날까? 색깔, 맛, 향 그것은 무슨 느낌일까? 나는 아직 먹어본 적이 없어서 뭐라고 설명하기는 그렇지만 맛있을 거 같다. 기분좋은 느낌, 우중충한 것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느낌이다. 반면 여기서 말하는 <망고 스트리트>에서의 망고 이미지는 뭐랄까? 슬픔이 묻혀진, 안타까운 듯한 생각이 든다. 제목에서 풍겨오는 망고의 이미지와 달리 내용은 가난과 절망, 아픔이 모여 있는 곳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니 그런거 같다. 하루 하루를 견디다 시피 살아가는 곳에서 에스페란자와 그녀 친구들의 생활에 대해 짧은 단편의 글로 44가지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자의식이 강한 소녀 에스페란자의 시선을 따라 펼쳐지는 44가지의 독립적인 소재들이 모여 독특한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 성장소설이다. 거친 현실이 일상화되어 있는 어둠침침한 빈민가에서, 자신의 꿈 '나만의 집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희망을 품는 한 소녀의 이야기는 따뜻한 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주변의 이야기들을 보고 있노라면 슬픔이 너무 많이 서려있어서 안타까운면이 많았다. 책을 읽는 내내 때로는 미소지으면서, 슬퍼하면서 에스페란자의 입장을 이해해보면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망고 스트리트>가 현재 미국에서 초,중,고 뿐만 아니라 대학교에서 까지 작문과 문예창작 교재로 사용될만큼 문체가 아름답다고 하나,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요새 성장소설을 자주 읽고, 그 뜻을 많이

이해하고자 노력하지만 아직은 역부족인듯하다. 책의 끝부분에 [역자후기]를 읽어봄으로써 그나마 책 속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는데, 문체의 아름다움, 나만의 집짓기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에스페란자라는 이름은 영어로 희망을 뜻한다.

스페인 어로는 '글자수가 너무 많다'는 뜻이며,

슬픔, 기다림이라는 뜻도 있다.

아라비아 숫자 9와 같은 느낌이 있는,

흐리멍텅한 색깔을 지닌 이름이다. -p19

 

수많은 여자들이 그랬듯이,

할머니도 평생 슬픔에 잠긴 채

턱을 괴고 앉아 창밖을 내다보며 살았다.

할머니가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에스페란자‥

나는 할머니의 이름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할머니가 앉아 있던 창가의 그 자리만은 물려 받고 싶지 않다. -p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