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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구석구석 무장애 여행 - 유아차를 탄 아이와 부모님도 함께
전윤선 지음 / 나무발전소 / 2024년 12월
평점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여행을 좋아하지 않지만, 여행지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다르다. 그 때의 내가 괜찮았다고 해서, 지금 혹은 앞으로의 내가 그 장소를 괜찮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나이가 들어가고, 상황이 바뀌면 우리는 예기치 못한 불편함을 맞닥뜨리게 된다.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 사이에서 이 책은 내가 발견하지 못한 것들을 상기시켰다. 별 일 아니라는 듯 대수롭지 않게 여긴 일들이 누군가에게는 큰 장벽이었음을 - 모르는 바 아니나 내 일이 아니라서 눈감았던 수많은 날들이 떠오른다.
여행은 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보편적인 여행이어야 한다. 물리적 방해물은 제거하고 인식의 영토는 확장돼야 한다. 모순된 제도는 개선해 '여행의 권리'가 장애인 등 관광약자에게도 공평하게 제공되어야 한다. -p87
저자는 전동휠체어를 타고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누빈다. 궂은 날씨도 개의치 않고 여행을 즐길 줄 아는 멋진 사람이지만 길 위에서 녹록치 않은 일들도 마주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장애의 문제가 아닌 낯선 길 위에 있는 여행자라면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 여행이 주는 긴장과 설레임 속에서 저자가 다녀온 여행지를 읽는다. 이색적인 국내 여행지는 아니지만, 휠체어에 앉은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은 많은 불편함을 감수하고 나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노약자들에게 접근성이 좋은 여행지는 몇 안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많은 여행지가 노약자를 배려하기 위해 신경쓰고 있다.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 할지라도 점차 좋은 쪽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갈 수 있을까?', '가면 뭐하지?'를 고민하는 여러 사람들에게 이 책은 까짓 부딪쳐봐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여행을 망설이고 있다면 걱정을 한시름 덜 수도 있지 않을까?
소비자가 많아지면 공급은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그에 따른 인식과 물리적 접근성까지 좋아지기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도 사라질 것이고 무장애 여행지도 확대돼 더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해진다. -p95
<대한민국 구석구석 무장애 여행>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열린 관광지에 대한 소개로 가득하다. 교통, 동선, 숙소, 맛집 등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어 한눈에 그려볼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 반면 여행지에서의 추억, 낭만보다는 장소에 대한 설명 위주가 내겐 아쉬움으로 남는다. 세상 밖으로 나가는 일이 너무 무겁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여행의 일상들이 경쾌하게 그려지길 바랐는지도 모르겠다. 모쪼록 서로가 배려할 수 있는 여행지가 많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