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 생존법 - 불안정한 시대를 이해하고 평온함을 찾는 법
알랭 드 보통.인생학교 지음, 최민우 옮김 / 오렌지디 / 202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 알랭 드 보통을 떠올리면 지혜로운 통찰력이 담긴 글이 연상된다. 철학적 글을 통해 사유하고 깨우쳐 가는 것이 즐거워 그의 글을 찾지만 온전히 이해하기란 힘들다. 유머러스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에 감동하여 삶의 태도를 조금이나마 바꾸려 노력하게 된다. 섬세한 관찰로 통찰력 있게 쓰여진 알랭 드 보통의 글이 늘 기대되는 이유다.

<현대사회 생존법>에 나오는 글을 인용한다. 쳇바퀴처럼 주기적으로 돌고 도는 상황 속에서 계속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고도의 잠재력에 맞추어 보다 섬세한 방식으로 근본적인 어둠을 조금씩 밝히고, 현대의 위험에서 벗어날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다. -p295

과학의 발전으로 풍요로운 사회에 살아가지만, 불안과 혼란은 나날이 증폭된다. 성공, 행복, 목표지향적인 삶을 쫓다 안주해있는 스스로를 볼 때면 낙오자가 된 것 같아 심란해진다. 이상적인 삶을 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과 달리 나는 조용한 삶을 지향한다. 폭넓은 인간관계를 맺기보다 책을 읽거나 혼자만의 사색을 즐기는 것으로도 행복하다. 현대사회에서의 내 모습은 도전의식과 성취욕구가 없는 나태한 인간으로 기록되지 않을까 싶다. 분주하게 살아가는 현대사회에 걸맞지 않으나 자신만의 속도로 제 갈 길 가고 있는 중에 불안정한 시대를 이해하고 평온함을 찾고자 한 권의 책을 꺼내 읽는다.

이 책은 '현대'라는 질병에 치료제가 아니다. 우리가 무심코 흘려보내는 것들, 생각하지 않기로 한 것을 꺼내보며 사유하게 만든다. 편리함, 당연시여겼던 것들의 이면을 들여다보며 우리의 고집, 편견, 생각이 한 군데 머물지 않도록 돕는다. '보편적으로', '어쩔 수 없는-' 것에 불만을 표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는 일을 멈추고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현대사회에 만연한 질병들이 있다. 경쟁사회에서 성공과 실패의 프레임, 돈과 직업에 대한 고정관념, 결혼과 가족, 고독과 외로움 등이다. 연일 눈살을 찌푸리는 자극적인 기사와 광고들이 쏟아지고 남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는 피곤한 사회에서 우리는 '오늘 하루도 무사히'를 외치며 그럭저럭 살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본다. 저자(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는 우리가 직면한 여러 불안들을 꺼내 깊고 흥미있게 파헤친다. 이기주의가 아닌 더 건강한 개인주의를 위해 우리는 어떤 태도와 생각을 갖고 말을 할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해로운 측면은 지속적이고 조용한 압박이다. 이는 다수의 견해에 따라 '정상적인 것'으로 여겨지며 남들이 으레 생각하는 쪽으로 동조하려는 경향을 의미한다. -p105

궁긍적으로 우리를 외롭게 만드는 것은 기술(도시, 자동차, 스크린)이 아니라 특정한 일련의 생각들이다. 혼자 있는 것이 비하하거나 문제시할 것도 철아니고, 인격적으로 험담할 일도 아니지만, 우리는 이를 부정적으로 생각해 왔다. 외로움은 단순히 물리적으로 고립되어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외로움은 우리 문화가 홀로라는 것에 수치심을 느끼도록 부추길 때 생겨난다. -p158

현대사회를 피로사회라고 한다. 이는 디지털 정보의 과부화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남과 자신을 비교하고 우울에 빠지기 쉬운 현 상황이 잘 나타내고 있다. 지나친 소비와 부를 과시하는 모습이 우리를 탐욕과 절망에 빠트린다. 이를 멀리하긴 어려우나 허황된 욕심과 어리석음 대신 우리는 깊이 사유하고 명상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 개인과 공동체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모르지 않기에 이 책은 알면서도 눈감고 피하고 있던 것들을 꺼내 곱씹어보게 만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