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만 보이는 남자
최광희 지음 / 열세번째방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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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느 날 내게만 보이는 남자가 찾아왔다

결혼 6년차, 아이가 없는 전업주부 정인의 평범한 하루에 낯선 남자가 틈입한다. 어느 날 난데없이 나타나서는 정인만 바라보는 이 남자는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으며 오로지 그녀의 눈에만 보인다. 이 괴이한 상황을 설명한들 미친 사람 취급할테니 입을 다물기로 하지만 현실을 부정해도 그 남자는 사라지지 않는다. 처음의 낯선 공포와 불안이 서서히 사라지고 이 상황이 즐거워지기까지 하는데... 낯선 남자의 정체는 무엇?

시간여행을 다룬 작품성과 차별성

혹자는 결말을 예측할 수 있으리라. '정교하게 설계된  꿈에 들어갔다 나왔다' 라는 말로 대신한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서까지 붙잡고 싶은 사람, 한 번만이라도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수많은 타임워프 영화와 소설들이 그러했듯 사랑하는 사람과의 헤어지던 그 순간을 되돌리고 싶은 것이다. 지나온 시간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 마음먹지만 삶이 순탄하지 않다. 기존의 이야기들과 어디에 차별성을 두어야 할까? 정인의 시선에서 시작하여 미완으로 끝나 버린 사랑을 다시 시작해보고 싶은 욕망있는 남자의 시선이 부딪친다.

간절하면 언젠가는 고백해야 할 순간이 반드시 찾아오고, 그때는 용감하게 말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사랑입니다. -p42

사랑에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는 나는 감정이 크게 동하지 않았지만 정인의 공허한 마음,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끈적이고 부담되는 눈빛이 아닌 애틋한 시선이 향하고, 나의 말을 귀담아 듣고 간질거리는 말을 할 줄 이에게 신경이 쓰이게 되는 상황이 그러했다. 하지만 빠른 전개로 감정의 섬세한 부분이 드러나지 못함에 결말에 다다를수록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이 책이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지금도 어렴풋하게 느낄 뿐이다. 사랑이라는 이유로 상처주고 옥죄는 행위에 대해 잘잘못을 따진다 하여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자신의 감정에 타인을 동원하는 일에 대한 반성의 시간을 갖는 것? 아- 그저 이 한마디 남기고 싶다. 지나간 사랑은 가슴에 묻고 좋은 기억만 가져가길.

끝으로 작가의 말을 인용한다. [나의 기대에 상대가 무조건 맞추기를 강요하는 것은 감정적 착취에 불과합니다. 많은 커플들이 바로 이런 문제로 파국을 맞이하죠. (중략) 사랑을 하기 위해 외로움이 준비되어 있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것만큼 중요한 건, 상대와의 정서적 교감을 나눌 준비입니다. 그리하여 서로가 외로움의 충족 수단을 넘어 '목적'이 될 수 있을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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