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고스
이승형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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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강남에서 피부클리닉을 운영했지만 큰 빚을 지고 지금은 경남 김해의 스마트 물류센터로 와서 야간 구급대원으로 일하게 되었다. 이 곳에서 잠을 자지 않는 노동자들을 만나게 된다. 그것도 강제가 아니라 자발적이다. 나, 주인공 재일은 수많은 경험으로 이들의 상태가 비정상임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안와 정맥 확장, 공막의 미세 충혈, 약간 산대된 상태로 고정된 동공..... 그럼에도 이들은 피로해 보이지 않는다. 회사는 이들의 상태는 관심이 없다. 마치 기계처럼 24시간 쉴 새 없이 돌아가는 효율성에 오히려 신나 보인다.

 

이 비밀을 알기 위해서 이 노동자들의 혈액검사를 하게 되는데 뭔가 다른 게 있다. 이것은 어떻게 몸에 들어가게 되는 것일까? 이 성분만 제대로 알면 비싸게 팔 수 있지 않을까? 하며 추적하게 된다... 하지만 재일은 괜찮을까? 감염이 되지 않을까?

 

결국 자신도 불면 상태에 빠지게 된다. 원인은 여기를 관리하는 AI 시스템 #아르고스 때문이다. 스스로를 구하기 위해서라도 이를 멈춰야 한다. 다행히 잠을 자는 로봇 수리공 ‘수아’를 통해 항체를 발견하게 되고 다른 노동자들을 구하자는 수아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들은 모든 것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을까? 아르고스를 멈추면 다 해결이 되는 것일까?

 

 

잠을 박탈당했다는 설정부터 기꺼이 자신을 바쳐서 노동에 매달리는 인간이라는 설정부터 충격적이었던 소설이었다. 제31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으로 심사위원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작품이라고 한다.

 

#이승형 작가는 이 설정을 통해서 생산성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당연시하는 현실 세태를 극단적으로 잘 표현해 놓았다. 인공지능이 함께한 이런 현상 속에서 사실 AI는 인간이 정해놓은 설정값에 충실할 따름이었다. 지금까지 자기 착취적 노동에 익숙하게 살아온 현대인에게 AI가 상용화되는 시대에 이르러 노동에 관한 재정의를 질문하고 있는 듯하였다.

 

강남의 잘 나가던 피부클리닉 의사, AI 시스템의 물류센터, 그리고 모순적으로 느껴지는 가야 유적에서 나온 해골 .... 하지만 그 해골은 잠을 잃은 이들에게 꿈 이야기를 들려주는 수아와 연결되는 것 같았다. 우리의 희망은 꿈을 기억하는 삶일 것이다.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 지금, 시의적절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소설이다.

 

 

_자기 몸을 자기가 착취하는 것. 이것보다 효율적인 착취가 어디 있겠는가. 관리자가 필요 없다. 감시자가 필요 없다. 자본이 노동자에게 명령하지 않아도, 노동자가 스스로 자본의 논리를 내면화하고 자기 잠을 시장에 내놓는다._p61

 

_수아의 피가 싸우고 있었다. ... 이것이 수아가 잠들 수 있는 이유였다. 수아의 몸이 스스로를 지키고 있었다._p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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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문학적인 서울 산책 - 근대소설 속 장소를 따라 걷는 도시 인문학
이순자 지음 / 더퀘스트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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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김첨지가 달렸던 길을 따라가고,

박완서의 기억 속 경성을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로 둘러보기,

방정환 탐정소설 ‘칠칠단의 비밀’ 속으로,

 

모더니스트 박태원의 소설 속 인물 구보 씨가 바라보던 서울,

이름만 들어도 아련해 지는 윤동주가 거닐던 거리,

염상섭의 ‘암야’로 찾아보는 격동기의 풍경..

 

이 모두는 서울에서 만나 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20년 경력의 서울시 문화관광해설사, #이순자 의 #이토록문학적인서울산책 을 통해서입니다.

 

매일 만나던 풍경이 달라 보이는 경험을 했는데요. 제가 알던 서울이 더 입체적으로 다가오는 듯 했습니다. 개인적인 추억들과 함께하니 그냥 독서가 아니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모던보이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파트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천재라고 불리는 이상과도 가까이 지내서 이 책을 냈을 때 삽화도 직접 그려줬다는 것 - 나중에 요절한 이상을 모델로 작품을 여러개 남겼음 -, 일제부터 월북 등으로 이어지는 시대의 아픔을 다 겪은 삶이 참 안타까우면서도 단단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_‘만약 구보 씨가 지금의 서울역에 온다면?’

당시 경성역 2층에는 유명한 서양식 고급 레스토랑인 ‘그릴’이 있었습니다. 1925년에 문을 연 이곳은 당시 경성의 모던보이와 모던걸들이 만나는 유행의 중심지였어요. 우리가 지금 흔히 먹는 돈가스, 햄버그스테이크를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선보인 곳도 여기입니다. 근대 소설에서 서울역 그릴이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 이유도 그만큼 상징적인 장소였기 때문입니다._p181

 

이렇듯 각 작가의 인생과 대표작품과 함께 둘러보는 서울은 그냥 서울이 아니었습니다. 6개 챕터에는 작품들 속 장소들이 당시 명칭과 풍경으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근대소설 로 만나는 ‘경성’ 시절의 서울은 시대상만큼이나 많은 스토리를 품고 있었습니다. 언급된 문학작품들도 장소, 건물들도 이제는 달라 보일 것 같아요.

 

그리고, 각 챕터는 '추천 답사 코스'로 마무리 되는데 훌륭한 관광코스로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문학적인 서울 산책('근대소설 속 장소를 따라 걷는 도시 인문학‘), 잘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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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날 정도로 가슴 떨리는 클래식 - 음악을 듣는 순간, 인생이 들리기 시작한다
구루마다 가즈히사 지음, 박세미 옮김 / 더웨이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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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속에 예술 작품이 함께 한다는 의미는, 마치 밋밋한 시간에 색을 더하며 ‘나’를 찾아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중에는 음악이 있습니다. 특히 클래식은 이론적인 부분, 연도 등 접할 기회가 많습니다. 그래서 뭔가 공부 같고 어렵게 느껴져서 작품들 자체에 집중하기 어렵기도 합니다.

 

그런 이들을 위한 딱 좋은 이 책, #눈물날정도로가슴떨리는클래식 을 만났습니다.

 

저자 #구루마다가즈히사 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무엇을 느꼈는지, 공감되는 면이 어떤 것인지를 통해서 음악이 주는 자유에 관하여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바흐부터 라벨까지 10명의 작곡가의 깊은 삶의 이야기, 이에 따른 작품들의 탄생 배경 및 역사적 맥락, 그리고 감상 포인트를 편하게 적어놓았습니다. 여기에 저자의 외국 생활 같은 개인사를 읽는 재미도 있는 따듯한 책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독일의 교회역사에 영향을 많이 받은 고난한 삶의 일 중독자 바흐 - 바로크 음악을 좋아하는 지라..-와 공감 능력이 뛰어났다는 모차르트의 사적인 이야기 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확실히 개개인 캐릭터가 작품 속에 반영 되는 것 같아요. 저자의 여행지 중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오데사편이 계속 떠오릅니다. 낯선 도시에서 느낀 러시아 문학작품들의 정취와 오페라 극장에 대한 내용이여서일 것 같습니다. 가보고 싶은 곳이였어요.

 

_모차르트의 공감 능력은 오페라 이외의 작품에서도 빛을 발한다. 그는 주변 사람들의 다양한 감정에 공감하고 이를 음악으로 표현했다. ... 그의 음악에는 여러 가지 감정이 복합적으로 존재한다. 미소 뒤에 눈물이 숨어 있는 식이다._p74

 

클래식을 공부하는 책이라기보다는 ‘음악가의 삶을 알고 클래식 음악을 새롭게 듣게 하는 책’ 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클래식, 이 책으로 더 쉽게 알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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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것들을 사랑하기까지 ㅣ 전이수 그림에세이 8
전이수 지음 / 헤르몬하우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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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색감의 그림들과 통찰력 있는 저자의 글이 가득한 책이었습니다.


'저의 오늘'로 가져와서'제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떠올리게 해주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오일파스텔로 책제목도 써보고선도 긋고, 색도 넣어보며이 책을 정리해 보았답니다.


깊이 있는 공감이 글로도 느껴지는 책이어서 더 마음에 들어요. 


"세상의 모든 생명은 돌고 돈다.서로 먹고 먹히다 결국 우리에게 온다..." [섬세한 균형 6]


"... 내가 나의 발걸음을 사랑하기 시작할 때,운명은 비로소 나의 가장 든든한 길동무가 되어 줄 것이다." [운명에 대하여]


'Until we LOVE what's always there'


 

#전이수 작가의 8번째 #그림에세이 #당연한것들을사랑하기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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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과잉 시대, 당신의 뇌가 무너진다 - 디지털 기기의 유혹과 과잉 자극은 어떻게 뇌를 오작동시키는가
리처드 사이토윅 지음, 김광국 옮김 / 알레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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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TV예능에서 SNS 숏폼의 메커니즘은 도박과 같다는 내용을 보았었다. 특히 다음에 뭐가 나올지 기대하며 열심히 당기는 슬롯머신과 똑같다는 내용을 보며 당시 프로그램패널들과 함께 고개를 끄덕였었다. 


그래서 도파민, 도파민 하나보다. 사실 도파민 자체는 아무 잘못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디지털 기기가 널리 보급되면서 비정상적인 자극이 커져서 몸과 정신을 망치기 때문에 문제다.


관련 도서들이 이미 시중에 많이 나와 있지만 봐도봐도 부족하지 않는 주제인 것 같다. 왜냐하면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한켠에 디지털 스크린을 플레이 시켜놓은 나만 해도 중독인 것 같기 때문이다.


나름 자제를 할 수 있다는 성인도 그런데 태어나보니 모바일 천지인 아이들과 민감한 시기를 디지털문화와 함께 지나고 있는 청소년들은 오죽할까! 


관련 뇌 메카니즘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여러 관점에서 다뤄주고 있었던 책이 #도파민과잉시대당신의뇌가무너진다 였다. 특히 인류 진화의 주요 역할을 해왔던 ‘강화’가 이 중독에 적극적으로 사용된다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스마트폰을 반복해서 확인하는 행위는 슬롯머신으로 도박을 할 때처럼 강화 전략이 견고해진다. ... 예측 불가능한 보상 일정은 우리는 계속 스크린에 빠져 있게 하고, 그 가운데 기대라는 감정은 다음 화면에서 어떤 보상이 나오리라는 희망으로 쉴 새 없이 도파민을 분비하게 만든다." p263


또한, 저자는 "주의력은 유한한 자원이며, 뇌는 디지털 스크린을 매개로 한 영상을 흡수하면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다."뇌는 비교적 적은 수의 뉴런을 사용하여 불면성의 이미지를 효율적으로 처리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비자연적인 이미지는 척도에 따라 그 양이 달라진다." p147


인공적인 이미지를 이해하는 데 예측되지 않는 에너지 소모가 크다는... 생각지 못했던 내용이라서 충격이 컸던 부분이었다.



"고립감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소셜 미디어에 빠져들도록 하지만, 이는 오히려 고립의 악순환으로 인해 더 큰 고립으로 이어지게 할 것이다." p194SNS 인정 중독이 가져오는 실존적 불안감에 대한 내용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중독자는 멈추고 싶지만, 당연히 그럴 수 없다: 병적인 도박, 강박적인 섹스, 온라인 게임, 과식, 거식증, 흡연, 디지털 스크린에 대한 집착적 몰입 같은 반복적 행동에서 느끼는 것과 동일한 감정을 일으킨다." 이미 디지털 스크린에 대한 강박은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그래서 도움이 필요하다.


다행히 온갖 전자기기로 흐트러진 생체시계는 자연으로 되돌려질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었다. "우리의 생체 시계는 잠에서 깬 이후 처음 두 시간동안 빛이 주는 혜택을 가장 잘 받아들인다. 하지만 가릴 것 없다. 하루 중 언제라도 밖으로 나가는 일은 유익하다." p246


손글씨 같은 작업이 뇌에 미치는 영향 또한 정말 굉장했고, 들은 단어를 말할 때와 읽은 단어를 말할 때 관여하는 뇌의 회로는 각각 서로 다른 피질 영역이 참여된다는 정말 흥미로운 우리 뇌의 기능도 잘 알 수 있었던 책이었다. 


 "손글씨를 쓸 때 사용되는 순차적인 동작들은 사고, 언어, 작업 기억에 관여하는 뇌 영역을 활성화한다. 이 영역은 좌뇌 구조의 더 큰 네트워크의 일부로, 손가락 필기와 상상 필기를 포함한 글쓰기에만 특정해 관여한다. ... 진화적 관점에서 보면 글쓰기는 인간의 지적 능력에 가장 최근에 추가된 기술이지만, 글을 잘 쓸수록 읽기 능력과 이해력도 향상된다."p405


한 마디로, 스크린에서 눈을 떼서 주위를 둘러보고 몸을 사용하라는 말이다. 어른은 그렇다고 해도,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도 나이별로 제시해주고 있었다.


사실 얼마 전만해도 지금의 상황은 상상하지 못했었다. 일부 학자들이 주장은 했지만 편리에 묻혔었다. 이것도 진화의 한 과정일까?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다룬 책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술의 발전에 비해 우리의 몸은, 우리의 뇌는 자연 섭리대로 살았던 원시시대의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나는 왜 이렇게 나의 뇌를 혹사 시키는가?” 

이 책으로 답을 찾아보는 시간을 한 번 가져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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