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엔 알고 싶은 건축물이 너무도 많아 - 역사와 문화가 보이는 서양 건축 여행
스기모토 다쓰히코나가오키 미쓰루.가부라기 다카노리 외 지음, 고시이 다카시 그림, 노경아 / 어크로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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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나 공간에 관심이 많아서, 건축 관련 도서들을 챙겨보는 편인데요, 어떤 책은 너무 학문적으로, 어떤 책은 너무 볼거리 위주로 다루는 경우들이 많아서 건축물들을 적당히 즐기며 읽고 볼 수 있는 도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한참동안 잊고 있었던 이런 바램에 맞다 싶은 책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세상엔 알고 싶은 건축물이 너무도 많아>입니다.

 

비록 서양 건축물들만 다루고 있지만, 사진은 없이 일러스트로만 유명 건축물들을 담고 있어서 훨씬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흔히 느끼는 압도감과 경외심이 아닌, 친숙한 사람들이 있었던 공간으로 느껴지는 점이 무척 새로웠습니다. 일러스트로 표현하면 이런 장점이 있구나 싶었어요.

 

그러면서도 건축학적인 면면도 놓치지 않고 시대별로 구분해서, 딱딱 흥미로운 건축기법들의 특징이나 당시의 분위기 등을 간결하게 정리해주고 있어서 비전문가인 저 같은 사람이 봐도 재밌게 넘어갑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고 보고 신기해하고 때론 인터넷으로 그 건축물들들 찾아보기도 하면서 입체감 있게 완독했더니, 뭔가 뿌듯합니다~~ ㅎㅎㅎ

 

 

개인적으로 제일 반가웠던 장소는 로마에 있는 판테온입니다. 맨처음 간 해외여행이 이탈리아 여행이였는데, 그때 이곳에서 느꼈던 원시적인 아름다움과 에너지는 지금도 생생하거든요. 꼭 다시 와야지 했었는데 벌써 오래전이 되었답니다. 그런 곳을 건축사와 건축기법을 통해 이 책에서 접하니 눈이 동그래 떠지고 집중할 수밖에요 ㅋㅋ 이제 생각해보니, 저 뿐만 아니라 여기나온 건축물들에 대한 추억이 있으신 분들은 그 곳을 새롭게 경험하실 수 있으시겠구나 싶어집니다.

 

_아치 구조가 크게 발전했을 무렵, 상상도 못했던 재료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로마식 콘크리트인 ‘로만 콘크리트’입니다. 이것은 화산성 흙에 석회와 잡석, 벽돌 파편, 물을 섞어 만든 건축 재료입니다. 로만 콘크리트는 형틀을 만들어 형태를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이 로만 콘크리트의 장점과 아치 구조를 활용하여 완성한 것이 로마 세계의 중심으로 불리는 초대형 돔 판테온입니다._[‘10. 초대형 돔을 만들어 낸 상상 목할 재료의 정체: 판테온’에서]

 

 

또한 보다보면 흥미로운 연관성들도 잘 안내해주고 있는데요, 바로 이 로마 판테온을 참고했다는 ‘생트주느비에브 교회’ 가 그런 예들 중 하나입니다.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_파리의 판테온(팡테옹)으로 불리는 생트주느비에브 교회는 신고전주의의 걸작으로 손꼽힙니다._[‘36.파리 한복판에 로마의 판테온이?: 생트주느비에브 교회(팡테옹)’에서]

 

 

답답한 요즘, 여행이 그리운 때인데요. 건축물로 떠나는 여행도 참 좋았습니다. 그냥 눈요기로 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기 쉬운 건축지식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참 보람 있고 재밌는 시간이였습니다. 세상에는 알고 싶은 건축물들이 정말정말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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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란사 - 조선의 독립운동가, 그녀를 기억하다
권비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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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란사‘, 독립운동가 하란사의 여정을 그린 이 소설은 <덕혜옹주>를 집필했던 권비영 작가의 신작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어렴풋이 ’이름은 들어본 적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정도가 전부였다. 헌데 이 책을 계기로 여기저기 검색도 해보니 대단한 이력과 함께 한국여성, 대한 독립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었던 독립운동가였다.

 

‘하란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유학생이자 유관순 열사의 스승이였다고 한다. 고종의 통역을 하기도 했었고, 독립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일제의 감시를 항상 받았다고 한다. 그녀의 생애를 찾아보다가 정말 안타까웠던 것은 죽음이였다. 3.1운동이 있었던 해인, 1919년 1월에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데 일경에 의해 독살되었다고 추정된다고 한다.

 

 

이렇게 일대기만 보면 다른 세상 사람인 것 같은 위인들도, 이 책처럼 등장인물로 넣으면 살아 숨 쉬는 생명체로 느낄 수 있다. 친구 화영이 쫓아가는 란사의 재기발랄함과 굳건함은 읽는 이들에게도 용기를 주고 있다. 참 단단한 분이셨구나 싶어진다.

 

그리고 아이를 낳고 자신의 뜻에 따라 유학을 갈 수 있었던 용기, 아이를 잃었을 때의 순수한 절망, 같은 여성들을 마음 깊이 사랑하고 옳은 길로 이끌고자 했었던 진심,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 독립에 대한 신념 등을 고스란히 이 소설 속에서 느낄 수 있었다. 인간적이고 솔직하기도 하다.

 

 

_란사는 눈을 도로 감았다.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다. 누구에게도 위로받고 싶지 않았다. 그저 홀로, 아무 도움 없이 홀로 견뎌내고 싶을 뿐이었다._

 

_란사가 화영을 감싸 안으며 말했다.

“너는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이야.”

“보, 보석?”

“응, 넌 숨어서 좋은 일을 하잖아. 네 마음속에는 따뜻한 강물이 흘러. 우리는 마음속에 따뜻한 강물이 흐르도록 해야 해. 너처럼.”_

 

_"내가 안창호 선생에게 편지를 보냈어. 미국에 거주하는 동포들이 오르간을 구매해 정동교회에 설치하는 건 매우 적절한 일이라고. 또 모국을 그리워하는 그들에겐 기꺼운 기념품이 될 것이며, 모국의 동포들에게 희망을 선물하고, 사랑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될 거라고.“_

 

 

실존인물이 주인공이지만, 소설로 쓰여 졌기 때문에 작가의 덧붙임이 포함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 시대를 겪어낸 존경받을 만한 인물이 추구하고자 하는 바를 잘 전달하고 있다면, 이것만으로도 이 소설의 역할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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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지 않는 도시 - 세상 모든 사랑은 실루엣이 없다
신경진 지음 / 마음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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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전에 읽으면 읽은 마지막 페이지의 찝찝함에 잠을 설치게 되고, 그렇다고 아침에 읽기에도 부적합하다. 그냥 한 낮에 뜨거운 열기를 이기며 읽어야 적당한 이 책은 사랑, 연애, 결혼, 남자, 여자, 성... 등 사랑이나 결혼으로 포장된 많은 민낯을 몇몇 인물들과 상황을 통해서 다루고 있다.

 

때로는 ‘정말 이래?’ 하게 되는 남성캐릭터들의 속내와 더러운 행동, 대화들이 거북하기도 했고, ‘이 여자는 참 매몰차기도 하지’ 하고 있는 나의 편견에 뜨끔해지기도 했다.

 

이 책에 나오는 배경에 주목하며 읽을 필요가 있는데, 1960, 70년대를 거쳐 화염병 세대를 넘은 후 현대로 이어지는 인물들이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가족들의 스토리들은 책 후반부에 하나로 정리된다. 하나같이 아픈 이야기였는데, 스토리는 억압, 가정폭력들, 성폭력으로 얼룩진 가족사, 죽음, 이혼, ... 과 같은 파편들로 읽는 이의 가슴을 후비고 있다. 제발 욕망으로 타인의 삶을 망치지 말라고 외치고 싶어진다.

 

 

_욕망이란 뱀과 같은 것일까. 아들에게 젖을 물린 이후로 영임은 얼쩡대는 태윤의 꼴이 보기 싫었다. 딸은 거추장스럽고 못미더운 존재였다. 아들을 품에 안고서야 여자가 얼마나 열성인자인지 알았기 때문이다._p34

 

_"결혼은 사랑과는 또 다른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흔히들 두 대상을 동일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죠. 사랑의 종착점이 결혼이라고 여기는 생각 말이에요.

 

하지만 결혼은 연애와 달리 관습과 제도의 문제를 동반합니다. 반면 사랑이 결혼의 필수 조건이 된 것은 불과 얼마 안 된 일이에요. 과거에는 결혼이라는 제도에 남녀의 사랑이 필요하지 않았거든요.

 

어쩌면 현재의 결혼은 근대 낭만주의의 욕망이 만들어낸 사생아일지도 모르겠네요.“_p263

 

 

절대 말랑하지 않았던 사랑과 결혼에 관한 이 책, <결혼하지 않는 도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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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빠진 이야기
수나노 지음 / 바른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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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SNS를 통해 꾸준히 ‘어깨 빠진’ 소식을 전해주고 계시는 수나노 작가님.... 

 

그런 수나노 작가님의 ‘어깨 빠진 이야기’들을 멕시코 등 중남미 생활과 국내기록에 담아 펴낸 책이 바로 이것입니다.

 

‘중남미 전문가’를 꿈꿨었다는 저자는, 타국생활과 국내에피소드를 토로하고 있습니다. 어깨가 빠지는 아찔한 상황들과 그로인해 파장된 사건들마저 이렇게 글 소재로 풀어내는 내공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아마도 저라면 머릿속이 하얘져서 그런 상황들은 생각도 나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죠..

 

_그의 손을 뿌리치는 강한 몸짓에, ‘와그작 우두득’ 하는 소리와 함께, 어깨가 빠져 버렸다. 몸을 움직일 수 없이 힘이 빠져 버렸고 그 자리에 바로 주저앉아 누워 버렸다._[‘길거리’에서]

 

_“으악~~ 으으으으~ 으아~!”

‘우둑’하는 소리와 함께 나의 비명이 엑스레이 촬영실에 가득 퍼졌다._[‘학교, 당구장’에서]

 

_아 큰일 났다. 어떡하지? 이런, 큰일 났다.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어깨가 빠져 버리다니 믿을 수 없었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 몸을 다 씻어 내고 물기도 거의 다 닦아 내서 샤워실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는데, 알몸으로 어깨가 빠져 버렸다._[‘산’에서]

 

 

멕시코, 과테말라, 칠레 생활에서 겪었던 일들은 여행의 성격보다는 일상 중의 사건들에 가까워서 전반적으로 이 책은 생활에세이 같았습니다.

 

활동적이고 산을 무척 좋아하는 저자는, 가족들, 특히 아이에게서 배워가는 일상의 느낌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삶과 경험을 오롯이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때론 내용이 너무 솔직해서 다 읽고 나면 일기장을 읽은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친근해져서 작가님의 어깨근황이 걱정됩니다. 지난번 산행에서 빠진 어깨는 회복 잘 하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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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세계
고정기 지음 / 페이퍼로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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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다보면 많은 인연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 관계들 중에서도 특히 나를 알아주고 내 재능과 가능성을 있는 힘껏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행운일까? 감정으로 시작하는 연인관계도 좋겠지만 긴 인생을 염두에 둔다면, 전자에 비할 바가 아닐 것 같다.

 

바로 이런 인연들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이 바로 <편집자의 세계> 이다. 대중에게 익숙한, 개성 있는 작가들과 이들의 에너지를 잘 다듬어 끄집어 낼 수 있도록 도와줬던 편집자들을 통해, ‘나를 알아주는 이를 만나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를 느끼게 해주고 있다. 주변상황들, 각 편집자들과 주변인 관점으로 내용에 재미있게 빠져들게 하고 있다.

 

‘편집’이라는 작업이 또다른 창작과정이다는 깨달음에 눈이 번쩍 뜨인다.

 

_“33년에 걸친 편집자 생활을 통해서, 퍼킨스 씨는 재능을 발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재능이 열매을 맺도록 돌보고 인도함으로써 훌륭한 선물을 우리에게 주었다. 그는 참다운 재능을 처음 찾아내는 통찰력뿐만 아니라 그 재능을 인도하고 발전시키는 인내심과 총명한 이해심을 아울러 지니고 있었다. 아무리 미숙한 원고라도 그의 손만 거치면 편집이 잘 된 훌륭한 책으로 둔갑해 나왔다.”_[‘맥스웰 퍼킨스, 스크리브너스의 헤밍웨이 편집자’에서]

 

 

_1964년 파스칼 코비치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장례식에 참석한 스타인벡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파스칼 코비치는 나에게 있어서 친구 이상의 존재였다. 그는 나의 편집자였다. 명편집자는 작가에게 있어서 아버지이자 어머니이며, 교사이자 악마 그리고 신이라는 사실은 오직 작가만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30년 동안 코비치는 나의 합작자였고, 나의 양심이었다. 그는 나에게 실력 이상의 것을 요구했고, 그 결과 그 없이는 있을 수 없는 나를 만들었다.“_[‘파스칼 코비치, 바이킹 프레스의 존 스타인벡 편집자’에서]

 

 

또한, 아마도 대부분 편집자라고 하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같은 영화를 떠올리게 되는데, ‘에스콰이어’, ‘코스모폴리탄’, ‘뉴요커’, ‘리더스 다이제스트’, ‘플레이보이’ 등, 유명 잡지들의 편집자들 스토리도 모두 다루고 있어서 무척 흥미로웠다.

 

이 중 특히 집중해서 읽었던 내용은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창간자이자 편집자인 ‘드윗 월레스’ 편이였다. 왜냐하면 꽤 오랫동안 이 잡지를 구독한 적이 있는데 그 시간의 즐거움이 여전히 기억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리더스 다이제스트’ 창간부터 성공비결 같은 내용들, 과정들도 포함하고 있어서 성공한 잡지의 비결도 알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_<리더스 다이제스트>와는 대조적인 잡지인 <새터데이 리뷰>의 편집자 노먼 커즌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비결은 편집에 있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특히 학계에 있는 독자는 놀랄지 모르지만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미국에서 편집이 가장 잘된 잡지다. 월레스 자신이 최고의 편집자였고, 그의 편집 기술은 명쾌한 지면을 만들었다. 그가 편집한 지면을 보면, 말들이 페이지에서 튀어나와서 독자의 마음에 스며든다.”_[‘드윗 월레스, <리더스 다이제스트> 창간자 편집자'에서]

 

 

오늘도 한 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 고분분투하고 있을, 많은 편집자들과 출판사에 감사하게 되는 이 책! 책을 좋아한다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_“... 출판이라는 것은 일반 대중이 아는 것 이상으로 필자와 편집자의 공동 노력으로 이루어진다. 책의 질이나 그 책이 독자에게 주는 감동은 편집자가 ‘청소와 수리’의 작업을 얼마나 충실하게 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_[‘삭스 코민스, 랜덤하우스의 시니어 에디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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