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루이비통 - 제주를 다시 만나다
송일만 지음 / 맑은샘(김양수)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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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을 통해 잘 몰랐던 제주 이야기를 접하고 있었던 인친, 송일만 작가님의 글을 책으로 받았습니다. 피드를 통해 토막토막 접했던 글들을 책으로 만나니 제주를 더 온전히 만나는 기분이였습니다.

 

어릴적 기억들과 엄마, 제주의 풍경, 음식, 역사와 사투리들... 무엇보다도 뜻 모를 언어로 한 지역을 묶는다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누구나 고향은 있겠지만, 이렇게 섬으로 고립된 곳만이 가지는 특징들이 참 재미있었습니다. 함께 들어가 있는 조용한 사진들은 평소 인스타 피드에서 본 느낌 그대로 평안했는데요. 여행으로 가는 그 곳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한 사람의 시작과 알았던 장소들의 변화와 화자의 그때는 몰랐던 것들을 깨달아가는 마음을 만나다보면 어느새 읽고 있는 이들도 자신을 투영해보게 됩니다. 그렇게, 여행을 가듯 읽어봐도 좋고, 자신의 고향을 떠올려보며 따라가도 좋을 것 같은 책이였습니다.

 

내 어머니의 루이비통은 무엇일까요? 전화 한 통 해보렵니다...

 

_우리들의 여름이 모두에게 정겨웠으면 한다._p117

 

 

 

_사실 나도 ‘뱅디’란 제주어에 그리 익숙한 편은 아니다. 새로운 단어다. 옛날에는 제주도라고 해서 언어가 다 같은 것은 아니었다. 마을마다 고유의 언어, 단어가 각각 존재하였다._p106

 

_제주 음식은 의외로 조리 과정이 간편하고 단순하고 장식이나 외부 환경보다는 음식 그 자체에 집중하는 계절음식 성격이 강하다. 주재료를 제외하고는 워낙 재료가 신선하고 취득이 신속하고 편리하였다._p161

 

_... 그 당시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언젠가는 아버지와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을까 의문을 가졌던 시기였다. 그런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이 ‘올리버 스토리’가 내게는 긴 시간 기억에 남아 있었던 것 같다._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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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조현병 삼촌 - 어느 정신질환 당사자와 가족의 오랜 거짓말과 부끄러움에 관하여
이하늬 지음 / 아몬드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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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환청이나 환시 같은 환각은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아도 당사자에게는 생생하게 존재하는 현실이다. E.풀러 토리는 “뇌가 그 소리를 듣는다는 의미에서 그 목소리는 실제이다” 라고 말했다._p56

 

 

솔직하고 실질적인 내용으로 우울증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 <나의 F코드 이야기>의 이하늬 작가가 이번에는 조현병에 대한 책을 들고 왔다. 제목은 <나의 조현병 삼촌>.

 

사회면을 종종 장식하는 조현병이라는 것에 대해서 제3자 입장에서, 조현병 가족입장에서, 그리고 당사자가 되어 꼼꼼하게 다뤄주고 있었다. 조현병 가족, 자세히는 삼촌에게 일이 생길때마다 달려가는 엄마와 할머니, 그것을 옆에서 보는 저자의 시점은 개인사를 떠나 사회약자에 대한 복지까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전작에서 우울증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을 잘 다뤄줬던 것처럼, 이 책에서도 증상에 대한 이해, 정신병원입원, 약물치료 등 일반적인 조치에 대한 것, 사회적인 편견의 경계선들, 그 가족들은 어떻게 해야하는가, 당사자의 질환전개, 사회활동 및 직업에 대한 배려, 사회적 독립... 등을 개인 경험을 대화형식도 같이 넣어서 이해를 돕고 있었다.

 

글을 따라가며, 조현병 구성원이 있는 가족의 어려움과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마음 아팠고 삼촌의 독립을 같이 응원하게 되었다.

 

그리고 파킨슨병과의 연관성, 정신장애인 동료지원자 활동, 일본의 ‘베델의 집’ 사례, 등 잘 몰랐던 새로운 내용들에 대한 정보제공 역할도 하고 있어서 참 유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말처럼 어떤 조건이 특정 존재를 약자로 만드는 조건이 되지 않기를, 약자를 약자로 만들지 않는 그런 사회를 희망해본다. “내가 나로 삼촌이 삼촌으로 있어도 되는 세상을 바란다.”_p226

 

 

_원고를 쓰기 위해 책과 자료를 읽고 전문가를 인터뷰해도 막상 누워 있는 삼촌을 보면 여전히 화가 난다. 하지만 화를 내서 삼촌의 증상이 나아지거나 상황이 해결된 적은 없었다. 서로의 고통을 덜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부와 연습이 필요하다._p71

 

_"사랑하는 나의 동생 ....아.

오늘은 비가 온다. 글을 쓰다가도 창밖을 바라보아도 길을 걷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우리의 슬픔은, 누나의 가슴은 네게 있다. ...“_p75

 

_정신장애인 가족 상담 지원이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미 각 지방자치단체와 종합사회복지관 등에서는 정신건강상담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_p91

 

 

_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가해자의 병명이, 아니 병명‘만’ 부각됐다. 병명이 드러난 것만으로 사건의 원인이 밝혀진 것처럼 여겨졌다. 조현병 당사자는 대부분 위험하지 않으며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일반인 범죄율에 비해 오히려 낮은데, 언론 보도에서 그런 맥락은 간단히 생략됐다. 조현병에 대한 공포와 혐오가 생기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_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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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테이아 - 매들린 밀러 짧은 소설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새의노래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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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남편은 이제 돈이 많아서 의사를 1000명 더 동원해 나를 누워 있게 할 수도 있다. 따지고 보면 내 덕분에 부자가 됐지만 남편은 내가 그렇게 얘기하면 싫어한다. 첫째로는 여신의 능력, 다음은 자신의 능력 덕분이라고 한다._p14

 

‘아킬레우스의 노래’로 2012년 여성문학상을 수상하고, ‘키르케’를 통해 마녀, 유혹자로만 치부되었던 키르케를 재탄생시키며 신화 속 캐릭터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주었던 매들린 밀러를 이 짧은 소설, <갈라테이아>로 다시 만났다.

 

<갈라테이아>는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속의 피그말리온의 신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고 한다. 옛날 키프로스에 창녀들을 보고 음란하고 파렴치하다고 경악하는 피그말리온 이라는 조각가가 있었는데, 그런 것에 환멸을 느껴서 완전무결한 여인을 상아로 조각하기 시작했다. 완성된 조각상과 사랑에 빠지고 여신의 도움으로 생명을 얻은 이 여인상과 결혼하고 아이도 낳으며 행복하게 살았다는 내용이다.

 

피그말리온 이야기는 다양한 형태로 각색되고 공연되었다고 한다. 이 신화속의 환상은 철저히 남자위주의 시각으로 ‘착한 여자는 남자를 만족시키는 것 말고는 존재 이유가 전혀 없다는 발상, 여성의 성적 순결에 대한 집착, 새하얀 상앗빛 피부가 완벽하다는 통념, 여성의 현실보다 우선시되는 남성의 환상’을 담고 있다.

 

이 소설 <갈라테이아>는 용감히 고착된 굴레를 벗어나게 되는 여성이 주인공이다. 정면대결보다는 지혜를 택한 이 여인은 딸이 같은 운명이 되기를 바라지 않은 듯하다. 그래서 용기가 났을 거라고 말하는 것이 더 편하겠으나, 인간은 그 자체로 누구나 한 객체로 존재하며 딸은 트리거였을 거라는 설명으로 정리하고 싶다.

 

여자아이라고 하면 순종하고 얌전한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한결같은 분위기에 한 번 더 한 숨을 내쉬며, 그럼에도 자신의 고유색을 드려내며 고분분투하고 녹록치 않은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_“그러게, 도망치지 말았어야지.”

“다시는 도망치지 않을게요, 목숨을 걸고 맹세해요.

당신이 떠나면 나는 견딜 수가 없어요. 날마다 당신이 다시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려요. 당신은 내 남편이자 아버지이니까요.“

“어머니이기도 하고.”

“맞아요, ....”_p23

 

 

_아이는 방에서 나갔고 남편은 고분고분하지 않은 아이의 태도에 이를 갈았다.

“당신은 나보다 저 아이를 더 좋아하지?”

그럴 리가요, 그럴 리가요._p31

 

 

_...나는 게들이 어떤 식으로 하얀 내 어깨를 넘어 그를 먹으러 올지를 상상했다. 해저는 모래가 깔려 있어서 베개처럼 푹신했다._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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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하늘 아래, 아들과 함께 3000일
츠지 히토나리 지음, 김선숙 옮김 / 성안당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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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년 전 내게 이탈리아 두오모 성당에 대한 이미지를 낭만적으로 각인 시켰던 <냉정과 열정 사이> 의 두 작가 중 블루를 쓴 츠지 히토나리, 이번에 코로나 이후 첫 에세이를 내놓았다. 바로 아들과 함께 보낸 3000일 간의 파리생활일기다.

 

‘냉정과 열정사이’ 속, 그의 파트는 뭔가 너무 단정해서 차갑게 느껴졌던 기억이 있었는데 - 당시에 다른 버전에 더 많은 공감을 했었다 - 이 에세이 속의 츠지 히토나리는 세상 섬세하고 다정하다. 아들이 14살이였던 2018년부터, 18살 2022년까지의 기록은 코로나 상황을 품고 있어서 두 사람의 생활을 더 내밀하게 엿볼 수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아버지인 저자를 따라가다보면 기성세대 우리의 관점이 보이고, 여기에 뜻밖의 화두를 던지는 아들을 쫓아가다보면 이들이 우리 생각보다 훨씬 건강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읽으면서, 그렇게 아버지와 어른, 그리고 아들의 친구가 되어가는 화자를 만날 수 있었다.

 

절대 허투루 적지 않았고 역시나 무척 글을 잘 쓰는 작가다. 지루함 없이, 티키타카하는 두 사람과 신선한 파리생활, 그리고 뜻밖의 요리들과 음악 같은 문화적인 면들도 만날 수 있어서 무척이나 풍부한 독서를 할 수 있었다. 지금은 대학생이 되었다는 저자의 아들의 성장과정을 보면서, 누구나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내가 아는 누군가가 떠오르기도 할 듯싶다.

 

참 재미있으면서도 일상의 깊이를 맛볼 수 있었던 시간이였다. 누군가 어떠냐고 물어본다면 한번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고 말하고 싶은 책이다.

 

 

_여행지에서나 할 수 있는 얘기가 있다. 대화할 기회가 없는 것도 아닌데 왜 집에서는 대화가 잘 되지 않는 걸까._p25

 

_"아빠, 뭐 마실래? 커피라도 끓일까?“ 그래서 깨달았다. 어쩌면 아들이 쓸쓸한지도 모르겠다고. 혼자 있었기 때문에 외로웠는지도 모른다. 무심코 얼굴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럴 때도 있는 거다. 그래서 나는 일을 하다 말고 아들과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_p131

 

 

_아들은 ‘본심은 터놓을 수 있는 관계가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나는 ‘뭐든지 말할 수 있는 게 가족’이라고 생각한다._p237

 

_"우리는 걸으면서 이런저런 추억담으로 꽃을 피웠다. 이런 내용을 쓰면 여러분은 믿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제 반항기 사춘기 아들은 그곳에 없었다. 깜짝 놀랄 정도로 성장한 온화한 한 청년이 서 있었다.“_p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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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5분 자존감 수업 - 나를 사랑하지 못한 채 어른이 된 당신에게
너새니얼 브랜든 지음, 이미정 옮김 / 앤의서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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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건강한 자존감은 직장생활과 연애생활, 여가생활을 망라하는 인생의 모든 영역에서 주어지는 기회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낚아채는 능력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인생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영적 평온의 기반이 되기도 한다._p27

 

하루를 살아가는 인간의 조건은 무엇일까? 죽을 때까지 질문하는 행복과 충만함의 기반은 무엇일까? 물론 생존에 필요한 것들은 기본이고, 튼튼한 자존감이 각자를 지탱해 주는 힘이 될 것이다. 최근에 정신건강에 필수요건으로 그 중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자존감의 원리와 중요성을 최초로 규명하고 널리 알린 자존감 연구의 선구자인, 너새니얼 브랜든은 <하루 15분, 자존감 수업>을 통해서 각자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제공해 주고 있다.

 

기존의 무조건 격려하는 위주 책들과 달리, 8챕터를 통해 단계별로 과제를 하며 따라가는 방식의 자기계발서 내지는 심리학관련 적용 도서였다.

 

8챕터의 제목들은 다음과 같다:

1. 자기개념_‘나’는 어떤 사람인가

2. 의식하며 살기_ 독립적인 사고가 자존감을 높인다

3. 자기수용_‘나’와 조화로운 관계 맺기

4. 죄책감에서 자유로워지기_‘무조건 내 탓’이 자존감에 미치는 영향

5. 나였던 그 아이 껴안기_지금보다 어린 자기 통합하기

6. 자기책임_높은 자존감의 필수 요소

7. 척하지 않는 진실한 삶_내면의 나와 드러낸 나가 같은가

8. 자존감 소통법_타인의 자존감을 키워주면 내 자존감도 높아진다

 

각 챕터의 마지막에는 문장완성 연습지가 있어서 점검까지 마무리 해볼 수 있다. 물론 문장완성을 해서 보여주고 코칭을 받아보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내용 중에 완성된 문장의 예시들을 비교해놓아서 가까이 다가가 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2챕터의 의식하며 살기가 가장 인상적이였는데, 바로 평범한 시간들을 의미있게 만들어주는 첫 번째 단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계속 기억하며 습관화 하고 싶다.

 

자존감이 충분하면 충분한대로, 부족하면 더더군다나 한 번 쯤 읽고 여정을 따라가 봐도 좋을 것 같다. 소중한 내 자존감을 키우고 지키기의 중요성은 계속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은 충만하고 행복한 삶의 기본 조건이다.

 

 

_건강한 자존감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자기자신이나 남과 싸우지 않는다는 것이다._p27

 

_자존감을 높이는 방법, 다시 말해 자기확신과 자기존중을 더욱 크게 키우는 방법을 두 단어로 묘사하자면 최적의 표현은 이렇다. 바로 ‘의식하며 살기’다._p54

 

 

_자존감을 더욱 높여나가는 길은 가끔 외롭고 두렵다.

....... 하지만 자신의 각기 다른 많은 일면을 더욱 잘 경험하고 인정한다면, 자신의 내면 세계가 더욱 풍요로워지고, 자신의 자원이 더욱 많아지고, 온갖 인생 역경과 기회에도 더욱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다....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존재방식을 찾거나 만들어낼 확률이 높아진다._p108

 

_타인의 자존감을 키워주면 자신의 자존감도 높아진다._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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