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을 통제할 수 있다는 착각 - 숏폼, 데이팅 앱, 초가공식품은 나의 뇌를 어떻게 점령했는가
니클라스 브렌보르 지음, 김성훈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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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알을 버리고 알록달록한 석고로 만든 큰 알을 주저없이 품는 가여운 새를 언급하며 ‘더 크고 더 밝고 더 강력한 자극에 끌리’는 것은 동물의 본능이다는 여는 말로 시작하는 덴마크 최고의 과학 커뮤니케이터 #니클라스브렌보르 가 말해주는 중독에 관한 내용....

 

#중독을통제할수있다는착각 제목부터 뜨끔하다. 나부터가 이미 거의 굴복상태로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자각하고 있는 나의 중독은 아무래도 탄수화물과 영상물인 것 같다. 종종 빵으로 폭식하기도 하고 뭔가를 할 때 스크린을 그냥 플레이해놓기도 하고 집 안에서도 핸드폰을 계속 보고 있기도 한다. 그래서 더 집중하고 읽은 책이다.

 

책에서는 식품 중독, 포르노 중독, 스크린 중독을 다루고 있었는데, 식품과 스크린 챕터를 신경써서보았다. 도움을 받기 위해서다. 식품 중독편에서는 각종 첨가물 때문에 떨어진 맛의 민감성을 회복하는 방법을 의도적으로 실천해보았고 아주 가끔이지만 음료가 땡길때면 의식적으로 오렌지로 대체하기 위해 노력했다. 덕분에 죄책감도 조금 덜어낼 수 있었고 다음날 따라왔던 부종도 덜해졌다.

 

그리고 달달한 탄수화물은 단백질로 대체하기 위해 계란을 삶아서 항시 준비해놓았다.

 

더 심각한 것은 스크린 중독인데.... OTT가 경쟁하는 것은 ‘잠’이다는 것을 매우 잘 알고 있다. 책속의 각종 ‘사회적 초자극’을 양산하는 대기업의 상술과 인간 심리에 대한 연구 내용들은 정말 치밀하고 저절로 고개가 끄덕이게 만들었다. 알고 있었던 것들도 동물들의 사례들과 함께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사실 식품편에 비해 스크린쪽은 실천을 별로 해보기 못했다. 영화를 좋아하고 거기에서 영감도 많이 받는 내 취향도 한 몫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좀 더 농축된 시간활용을 위해서는 꼭 조절이 필요한 부분이다.

 

내 경험 위주로 책내용을 언급했지만, 중독에 관하여 생리적 심리적 사회적 역사적인 측면, 깊이 있는 중독타입과 알려진 잘못된 상식들 등까지 심도 있고 체계적으로 설명해주고 있었다.

 

현대사회를 살면서 누구도 중독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자각을 하고 있든 아니든, 이 책을 읽으면서 점검 내지는 깨달음, 혹은 개선방향을 찾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냥 필독서로 추천!

 

 

_대부분의 동물에는 창자에 장을 통과하는 음식을 감시하는 특별한 신경세포가 있다. 이런 신경세포 중 일부는 당분 물질을 감지해서 이를 뇌에 알린다. 무엇인지 모르지만 앞에서 먹었던 것이 좋은 것이니 기회가 생기면 다시 먹으라고 말이다. 설치류 연구에서 이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쥐의 위에 액체을 직접 주입하면, 쥐는 당연히 그 맛을 느낄 수 없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첨가당이 들어 있는 액체를 더 선호한다._p51

 

 

_넷플릭스는 동일한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각각의 시청자에 맞추어 여러 버전의 썸네일을 테스트할 수도 있다. 액션 영화를 많이 시청하는 사람에게는 폭발 장면의 이미지를 보여주고, 시청 기록상 드라마에 관심이 있어 보이는 사람에게는 주인공들 간의 따뜻한 순간을 보여주는 식이다._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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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세계사의 미스터리
기묘한 밤 지음 / 믹스커피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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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수 110만 명, 누적 조회수 4억 5천만 뷰를 자랑하는 미스터리 유튜브 채널, #기묘한밤 이 들려주는 #기묘한세계사의미스터리 를 만났습니다. 이런 장르 덕후라서 읽기 전부터 어찌나 떨리던지... 너무 좋아서요~

 

‘미지’에 대한 호기심은 시대불문 우리의 문화와 함께 해왔습니다. 그런 부분을 아주 잘 짚어내주고 있는 저자임을 서두에서 알 수 있었습니다. 단순한 흥밋거리를 넘어 현실과 맞닿아서 재생산되는 이런 이야기들의 속성을 아주 잘 알고 있는 저자였습니다. 그래서 일단 믿고 읽기 시작 했어요.

 

이 책에서 제일 좋았던 점은 조선 역사 속에 기록된 미스터리한 스토리, 존재 등을 첫 챕터에서 다뤄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불가사의나 역사속 미스터리라고 하면 흔히 유럽 쪽이나 중국과 같은 나라들을 먼저 떠올리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고려의 [도선비기] 속 예언에 대한 조선의 경계와 정씨왕조를 예언한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정감록]... 둘 다 원본은 남아있지 않다고 하니 자세한 내용이 더 궁금합니다. 타고 날 때부터 신통력이 대단했다는 도선 국사는 말 할 것도 없고요.

 

예전에는 이런 도사가 꽤 있었을까요? 개인적으로 ‘전우치’ 관련 스토리를 좋아하는데 기록으로 여기저기 남아있다고 하니 더 흥미로웠고 부활까지 언급되는 그의 행적이 신비로웠습니다. 우리 민족은 유, 불, 선의 민족이라고들 하는데 전수가 어려워서 이런 ‘선’은 현재 만나보기 힘든 것이 아쉽습니다.

 

이외에도 홍길동전에 나오는 율도국의 실존 여부에 관한 연구, 홍길동이라 추측되는 이가 일본에 남긴 흔적, 이순신의 죽음에 대한 의문과 미심쩍은 대우 등.... 우리역사와 함께 짚어보는 내용들이 참 유익하게 다가왔습니다.

 

두 번째 챕터부터는 세계사에서 찾아보는 미스터리들이였습니다. 치타이트 제국, 미노아 문명, 미케네 문명 등 찬란했었던 고대 국가들이 비슷한 시기에 한꺼번에 무너진 이유를 벽화와 기록 등을 통해 가설들을 세워보고, 2차 세계대전때 전쟁에 이용되었던 불곰, UFO로 추정되는 비행물체가 기록된 알렉산더 대왕 진군 기록, 해적영화에 종종 등장하는 전설적인 인물 검은수염 에드워드 티치의 비밀, 식인 부족과 동거동락 했을 거라 추측되는 재벌3세 마이클 록펠러의 미스터리,

 

그리고 노아의 방주 미스터리 대홍수의 실재 여부, 성물 토리노의 성의, 미스터리에는 빠지지 않는 고대 문명의 무덤에 얽힌 신비로움, 언제 봐도 화부터 나는 아즈텍 학살과 보물... 등 생각보다 다양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푹 빠져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흥미위주의 신기한 이야기들이 아니라, 역사 속 기록과 연구 내용을 근거로 추측하거나 증명된 것들을 언급해주면서 촘촘히 짚어주는 점이 좋았습니다. 당연히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미스터리 덕후에게, 역사를 좋아하는 이에게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_스스로 죽음으로써 조정의 명을 무력화시킨 전우치, 박광우가 그의 장례를 치러 준 지 2년 후, 전우치가 멀쩡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 자신의 지팡이를 되찾아 갔다고 합니다. 이 부활의 미스터리는 그가 죽음을 위장하는 둔갑술이나 도교의 비술인 시해법을 사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데요. 시해법은 육신을 세상에 남기고 신선이 되는 방법으로, 전우치가 도인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죠._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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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토노트 1 (연장정)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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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그의 새로운 <나>는 천장에서 잠시 늑장을 부렸다. 거기에서 그는 길게 누운 시체와 치료에 한창 열중하고 있는 의사와 간호사들을 보았다. 그들은 그의 유해를 전혀 소중히 다루고 있지 않았다. 그들은 그의 흉곽을 가르고, 갈비뼈를 부러뜨리더니, 심장 근육에 직접 전극을 장착하고 있었다.

 

천장에서 더 이상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었다. 다른 곳에서 누군가가 그를 부르고 있었다. 탯줄처럼 생긴 투명한 줄 하나가 그의 시체와 그를 아직 이어 주고 있었다._p86

 

진화, 먼 곳에서 온 문명, 새로운 혼종의 등장 등 끊임없이 인류 자체에 대한 스토리를 고민하며 생산해내고 있는 #베르나르베르베르 , 이번에 읽은 #타나토노트 를 통해서는 죽음이후의 세계, 영계를 그려내고 있었다.

 

수년 전에 출간된 작품이였지만, 새로운 장정과 판형으로 지금 다시 나와서 더 의미가 있는 이유는, 그 사이에 의학의 발달로 여러 물성들이 인간의 몸을 대체하며 불멸에 대한 가능성이 언급 되는 때가 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소설에는 타나토노트란 용어로 정의된 ‘저승을 항행하는 자’, ‘영계탐사자’가 등장한다. 미래가 배경인 여기는 인간이 죽음을 두려워했었던 과거를 언급하며 기록된 역사를 인용하고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생각한 죽음 뒤의 세계는 어떨까? 그는 다양한 민족과 국가들의 신화와 문화, 종교학적 해석 등을 바탕으로 탄탄하게 구현해 놓았는데, 이 여정을 마취 전문의 미카엘 팽송과 동물학자 라울 라조르박이 죽음 이후 탐사 프로젝트를 통해서 따라가고 있었다. 읽는 이는 그들을 따라가면 된다. 읽어가며 두 주인공 각자의 의견을 통해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영계에서도 종교 간의 갈등이 극에 치달아서 전쟁이 일어나고 냉소적인 천사들도 보인다...히틀러가 벌로서 환생한 형태가 분재라는 것, 왜 분재인지에 대한 설명 등 저자다운 유머와 무시할 수 없는 비판의식도 보였으며, 많은 문화권에서 가져온 신화들은 적재적소에 들어가 있어서 어색함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도달한 지점은 이것이었다. 이 시대의 인간은 죽은 후에 여정을 거쳐서 다시 돌아오는데.... 여기에서 의문이 생긴다. 과연 돌아온 이가 이전과 같은 존재일 수 있을까? 하는..... 그리고 이미 비밀이 밝혀져 버린 죽음이 지금 삶의 의미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까? 하는 것....

 

결국은 인간 자체와 인간이 사는 일에 관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생각한다. 죽음을 떠올리면 삶이 더 뚜렷해진다. 그 이유를 알게 해준 책이였다. 지금까지 만난 베르베르의 책들 중에서 가장 풍부하고 탄탄한 상상력이 느껴졌던 시간이었다. 재미있었다.

 

_나는 그 분재 나무를 바라보다가 그것의 삶이 왜 형벌이 되는 지를 이내 깨달았다. 분재 나무의 일생은 고통의 연속이다. 수목은 제 크기에 비해 너무 작은 화분에 심어진 다음, 가지 솎기, 가지치기, 눈따기, 순 따기, 잎 따기, 뿌리 다듬기 따위를 끊임없이 당한다. 분재란 식물에 대한 잔학 행위가 예술의 수준으로 승화한 것이다._p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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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엔 똥을, 한 손엔 소원을: 소네트집
다이앤 수스 지음, 황유원 옮김 / 김영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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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123:

내가 마녀라고 말하면 기분이 전반적으로 좀 나아진다. 일종의 갈고리에서 벗어나는 느낌, 낚싯바늘이 아니라 고기를 매다는 갈고리에서, 절망에서, 내 머리의 초록빛 색조에서, 내가 키우고 요리해서 부적절한 시기에 한입 가득 먹는 초록빛 채소에서, 과거에 그 한입들로 먹어 치웠던 나의 삶, 나는 나의 삶을 한입 가득 씁쓸히 먹어치웠던가?

......

 

내가 보낸 시간의 가짜 감미로움, 나는 늘 그것을 키우는 것보다 먹는 데 더 능했던가, 철자에 맞게 쓰는 것보다 주문을 거는 데, 마녀로 사는 것보다 마녀를 묘사하는 데, 삶을 사는 것보다 그것을 이야기하는 데?_p139

 

 

 

나는 어떠하지? 나는 이 소네트집의 #다이앤수스 만큼 치열하게 삶을 그대로 살아내는 것에 집중한 적이 있는가? 이렇게 날 것으로 뱉어내고 있는 이조차도 스스로에 대해 확신에 이렇게 계속 풀어내려고 애쓰고 있는데 나는 무엇 때문에 갈등하며 걱정하는가....

 

#한손엔똥을한손엔소원을_소네트집 은, 총 128편의 산문 같은 시가 노래가 되어 쭉 이어져 있었다. 적나라한 솔직한 표현들로 깜짝 놀랐다가도 해방감이 느껴지는 글들에 계속 곱씹게 되는 시간 이였다. 욕망의 끝에서, 슬픔의 밑바닥, 격정적 사랑.... 안도감과 실망, 부조리 속의 ‘나’까지..... 이 책 뭐지?...

 

‘나는 왜 이 책이 좋을까?’ 질문을 하며 내 안을 같이 파헤쳐볼 수 있었던 시간 이였다. 주저리주저리 말로 하는 추천 보다는 그냥 툭 건네고 싶은 책이다.

 

_95:

..... 나는 그것의 아름다움을 나 자신에게 가르치고 싶다. 키츠는 “아름다움은 진리다”라고 썼다, 그렇다면 패니의 마지막 얼굴은 어느 어두운 벽장 안에 숨어 있는가?_p111

 

 

 

사적인 감정의 흐름이 가감 없이 들어있기 때문에 원제가 <프랭크: 소네트집> 이며 책 마무리쯤에 있는 노트내용을 알고 보면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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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책
안나 마촐라 지음, 유소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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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전염병의 시대가 지나고 죽어도 죽은 것 같지 않은 시체들이 나온다. 이를 쫓는 신입 판사 스테파노는 안타까운 진실을 마주하게 되면 어떻게 할까? 폭력에 몰린 아내들을 구하는 그 독의 실체는 무엇일까? 역시 미스터리물은 언제나 옳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시켜준 소설!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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