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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엔 똥을, 한 손엔 소원을: 소네트집
다이앤 수스 지음, 황유원 옮김 / 김영사 / 2026년 3월
평점 :
_123:
내가 마녀라고 말하면 기분이 전반적으로 좀 나아진다. 일종의 갈고리에서 벗어나는 느낌, 낚싯바늘이 아니라 고기를 매다는 갈고리에서, 절망에서, 내 머리의 초록빛 색조에서, 내가 키우고 요리해서 부적절한 시기에 한입 가득 먹는 초록빛 채소에서, 과거에 그 한입들로 먹어 치웠던 나의 삶, 나는 나의 삶을 한입 가득 씁쓸히 먹어치웠던가?
......
내가 보낸 시간의 가짜 감미로움, 나는 늘 그것을 키우는 것보다 먹는 데 더 능했던가, 철자에 맞게 쓰는 것보다 주문을 거는 데, 마녀로 사는 것보다 마녀를 묘사하는 데, 삶을 사는 것보다 그것을 이야기하는 데?_p139
나는 어떠하지? 나는 이 소네트집의 #다이앤수스 만큼 치열하게 삶을 그대로 살아내는 것에 집중한 적이 있는가? 이렇게 날 것으로 뱉어내고 있는 이조차도 스스로에 대해 확신에 이렇게 계속 풀어내려고 애쓰고 있는데 나는 무엇 때문에 갈등하며 걱정하는가....
#한손엔똥을한손엔소원을_소네트집 은, 총 128편의 산문 같은 시가 노래가 되어 쭉 이어져 있었다. 적나라한 솔직한 표현들로 깜짝 놀랐다가도 해방감이 느껴지는 글들에 계속 곱씹게 되는 시간 이였다. 욕망의 끝에서, 슬픔의 밑바닥, 격정적 사랑.... 안도감과 실망, 부조리 속의 ‘나’까지..... 이 책 뭐지?...
‘나는 왜 이 책이 좋을까?’ 질문을 하며 내 안을 같이 파헤쳐볼 수 있었던 시간 이였다. 주저리주저리 말로 하는 추천 보다는 그냥 툭 건네고 싶은 책이다.
_95:
..... 나는 그것의 아름다움을 나 자신에게 가르치고 싶다. 키츠는 “아름다움은 진리다”라고 썼다, 그렇다면 패니의 마지막 얼굴은 어느 어두운 벽장 안에 숨어 있는가?_p111
사적인 감정의 흐름이 가감 없이 들어있기 때문에 원제가 <프랭크: 소네트집> 이며 책 마무리쯤에 있는 노트내용을 알고 보면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