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나토노트 1 (연장정)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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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그의 새로운 <>는 천장에서 잠시 늑장을 부렸다. 거기에서 그는 길게 누운 시체와 치료에 한창 열중하고 있는 의사와 간호사들을 보았다. 그들은 그의 유해를 전혀 소중히 다루고 있지 않았다. 그들은 그의 흉곽을 가르고, 갈비뼈를 부러뜨리더니, 심장 근육에 직접 전극을 장착하고 있었다.

 

천장에서 더 이상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었다. 다른 곳에서 누군가가 그를 부르고 있었다. 탯줄처럼 생긴 투명한 줄 하나가 그의 시체와 그를 아직 이어 주고 있었다._p86

 

진화, 먼 곳에서 온 문명, 새로운 혼종의 등장 등 끊임없이 인류 자체에 대한 스토리를 고민하며 생산해내고 있는 #베르나르베르베르 , 이번에 읽은 #타나토노트 를 통해서는 죽음이후의 세계, 영계를 그려내고 있었다.

 

수년 전에 출간된 작품이였지만, 새로운 장정과 판형으로 지금 다시 나와서 더 의미가 있는 이유는, 그 사이에 의학의 발달로 여러 물성들이 인간의 몸을 대체하며 불멸에 대한 가능성이 언급 되는 때가 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소설에는 타나토노트란 용어로 정의된 저승을 항행하는 자’, ‘영계탐사자가 등장한다. 미래가 배경인 여기는 인간이 죽음을 두려워했었던 과거를 언급하며 기록된 역사를 인용하고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생각한 죽음 뒤의 세계는 어떨까? 그는 다양한 민족과 국가들의 신화와 문화, 종교학적 해석 등을 바탕으로 탄탄하게 구현해 놓았는데, 이 여정을 마취 전문의 미카엘 팽송과 동물학자 라울 라조르박이 죽음 이후 탐사 프로젝트를 통해서 따라가고 있었다. 읽는 이는 그들을 따라가면 된다. 읽어가며 두 주인공 각자의 의견을 통해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영계에서도 종교 간의 갈등이 극에 치달아서 전쟁이 일어나고 냉소적인 천사들도 보인다...히틀러가 벌로서 환생한 형태가 분재라는 것, 왜 분재인지에 대한 설명 등 저자다운 유머와 무시할 수 없는 비판의식도 보였으며, 많은 문화권에서 가져온 신화들은 적재적소에 들어가 있어서 어색함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도달한 지점은 이것이었다. 이 시대의 인간은 죽은 후에 여정을 거쳐서 다시 돌아오는데.... 여기에서 의문이 생긴다. 과연 돌아온 이가 이전과 같은 존재일 수 있을까? 하는..... 그리고 이미 비밀이 밝혀져 버린 죽음이 지금 삶의 의미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까? 하는 것....

 

결국은 인간 자체와 인간이 사는 일에 관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생각한다. 죽음을 떠올리면 삶이 더 뚜렷해진다. 그 이유를 알게 해준 책이였다. 지금까지 만난 베르베르의 책들 중에서 가장 풍부하고 탄탄한 상상력이 느껴졌던 시간이었다. 재미있었다.

 

_나는 그 분재 나무를 바라보다가 그것의 삶이 왜 형벌이 되는 지를 이내 깨달았다. 분재 나무의 일생은 고통의 연속이다. 수목은 제 크기에 비해 너무 작은 화분에 심어진 다음, 가지 솎기, 가지치기, 눈따기, 순 따기, 잎 따기, 뿌리 다듬기 따위를 끊임없이 당한다. 분재란 식물에 대한 잔학 행위가 예술의 수준으로 승화한 것이다._p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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