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끝으로 인생의 중심을 잡는 법
전수진 지음 / 북라이프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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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못해도 즐거울 수 있다. 대신 꾸준히 나의 즐거움을 잘 가꾸며 해나가자. 발레만? 아니, 인생도 마찬가지다._p97

 

우연히 취미로 시작한 발레를 인생의 필연으로 삼게 된 #전수진 작가의 에세이 #발끝으로인생의중심을잡는법 , 지인이 성인발레를 9년 넘게 하고 있어서 더 관심 있게 읽은 책이었다. 발레를 사랑하고 나에게도 권하고 있는 친구라서 자연스레 마음의 친밀감이 높아진 것 같다.

 

저자는 어깨 통증으로 우연히 발레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소개에 동병상련 같은 기분이 들어서 한참 웃었다. 나도 어깨 통증 때문에 운동의 필요에 의해 시작하게 된 것이 요가였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연히 시작하게 된 어떤 것이 의미있게 삶속에 자리하게 된 것이 어디 저자와 나 뿐일까...

 

_겸손을 떨면 안되는 때도 인생엔 꽤 있지만 발레라는 잔인하고도 절대적 아름다움 앞에서는 한없이 겸손해야 한다. 결국 발레 클래스는 나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아보고 점검하는 일종의 명상이자 수행이다._

 

 

나이듦과 경험치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이런 것인 것 같다. 어쩌다 접하게 된 것들 속에서도 인생을 사는 법, 나를 정비하는 법을 흐름처럼 깨닫게 되는 점 말이다. 발레를 배우는 과정 속에서 코어를 쌓아가고 몸을 살피고, 마음을 갈고 닦는 과정은 나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아니 모두의 과정과도 비슷했을 것이다.

 

보기만 해도 어려워 보이고 힘들어 보이는 발레 동작을 보면서 함께 내 자신도 살펴볼 수 있었다- “각기 다른 근육을 인식하고 활용하면서 움직여야 해요. 통으로 움직이면 힘만 들어가는 거죠.” 이 문장에서는 또 얼마나 찔렸던지... 어렵다... 그러다 체념한 후에 온 깨달음의 순간까지.... 참 공감되었다-.

 

이 책을 읽으며 몸과 마음, 정신은 각각이 아니고, 함께 시간을 누적할 수 있는 것을 하나 정도는 반려로 삼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니 더 엄두가 나지 않지만 지인의 발레유혹에 미친 척하고 넘어가고 싶어졌다.

 

_"자아를 버려요. 나를 버리세요. 중심만 세우고 음악에 나를 맡기세요.“_p68

 

_이들의 피, 땀 그리고 눈물은 하나의 목표를 향한다. 단단한 중심과 안정된 밸런스다. 코어 근육이라는, 중심을 잡기위한 자격을 갖추기 위해 화려한 조명이 없는 곳에서 스스로를 단련하는 것이다._p109

 

_그래, 모든 건 자유를 위한 것이다. 자유를 위해 날아오르는 것, 그렇게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건 풀업이다. 호흡의 중요함을 힘을 빼고 버리는 걸 연습하면서 깨닫는다. 이게 바로 발레 해방일지 아닐까._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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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감정들의 사전
이아코포 멜리오 지음, 최보민 옮김 / 서교책방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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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프리루프츠리브 Friluftsliv (노르웨이어)

자연을 만끽하며 야외에서 보내는 삶: 야외에서 자연과 연결되어 시간을 보낼 때 경험하는 느낌이다. 좋은 공기를 마시고 주변 환경으로부터 긍정적인 에너지를 흡수할 때의 감정, 특히 일상생활의 번잡함과 대조적으로 평화롭고 안정감을 느끼는 상황을 뜻한다._

 

자연을 만끽하며 야외에서 보내는 삶을 의미하는 하나의 단어가 존재하는 언어가 있다니! 이 문화권은 어떤 삶을 사는 사람들이 함께 해왔던 것일까요? 그냥 듣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단어들과 신기한 단어들, 기억하고 싶은 단어들로 가득했었던 #이름없는감정들의사전 과, 매일 데이트를 했답니다.

 

심플한 그림들도 함께해서 보는 즐거움이 가득 했습니다. 가보지 않은 국가들에서 통용되는 많은 종류의 언어들은 물론, 특정 분야에서만 들었던 산스크리트어 같은 언어들까지 고루 만날 수 있었는데요. 무척이나 재미있었습니다. 이렇게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다양했구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때로는 직접적으로, 때로는 철학적으로, 그리고 비유적으로, 묘사가 아름답게.... 마치 노래 가사처럼 페이지 페이지 소리내서 읽어보고 가끔은 펜을 들어 적어보기도 하면서 꿈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 책의 매력이 그런 점인 것 같아요.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마음의 단어를 음미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요....

 

그냥 사족 없이 무조건 추천하고 싶어요, 아름다운 책입니다.

 

_나츠카시이 (일본어)

과거의 몇몇 소중한 순간을 떠올리며 느끼는 따뜻함: 행복했던 지난 순간들을 회상하며 느끼는 기쁨. 단순한 향수를 넘어, 시간이 흘러도 미소 짓게 하는 기억의 메아리를 의미한다._

 

_베르날라냐 (이탈리아어)

봄의 기쁨: ‘을 뜻하는 라틴어 단어 ver기쁨’, ‘희열을 뜻하는 그리스어 단어가 합쳐져 생겨난 말이며, 봄이 도래하여 마음이 낭만적이고 감성에 빠진 상태를 뜻한다._

 

_목샤 (산스크리트어)

해탈. 우리를 속박하는 모든 것들을 내려놓는 순간: ..... 본질적인 진리와 연결되며 일상생활의 제약에서 벗어나 순수한 자각을 경험해 마음과 존재를 완전한 조화에 이르게 하며, 마침내 잠재력을 완전히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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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살인사건 - 약이 독이 되는 위험한 화학의 역사
백승만 지음 / 해나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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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에서 20241월에 40세 여성이 뇌출혈로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 사인은 자일로메타졸린이 혈액에서 고농도로 발견되었는데 오트리빈에 쓰이는 약물로 비강스프레이로 코막힘 제거 목적으로 사용되는 성분이었다. 타살인지 자살인지 사고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비강스프레이로 많은 양이 몸에 흡수 된 것이라 추측할 수 있었다고 한다. 특정 증상완화를 위해 사용된 약물이 생명을 앗아간 사례는 이것 뿐만은 아니다.

 

살인으로 악용되기도 한 이런 사례들은 그 어떤 소설보다도 더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라는 것은 #의약품살인사건 을 통해서 잘 알 수 있었다. 약학의 관점으로 파헤친 죽음의 기록들은 화학의 발달과도 연결해볼 수 있었고, 제약회사의 약품개발역사로도 연결되어 무척 흥미로웠다.

 

인기그룹 듀스의 김성재의 석연치 않은 죽음: 동물용 마취제인 졸레틸이 검출 되었었다. 우유주사라고 불리는 포스프로포폴이 살인자로 작동하게 되는 법, 등 각종 마취제에 대한 내용부터 시작해서, 약품전문가에 의한 교묘한 약물 석시닐콜린 살인, 신경계 차단 독살의 대표적인 소설 햄릿과 방글라데시에서 2024년에 발생한 스코폴라민 가루 사건 - 사람을 지나칠 정도로 진정시켜 저항할 수 없게 만든다고 한다, 그리고 독살을 넘어 약물로 학살을 했던 히틀러 사례...

 

그리고, 지나치게 고용량의 영양제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 수 있었던 비타민A 과용 사망사건, 돈을 벌고자 보톡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자 했던 부부 의사로부터 시작하면서 짚어보는 이 세계의 자본주의적 논리는, 제약회사의 이윤 추구에 좌우되는 신약 개발에 관한 내용까지 이어졌다.

 

많은 약들이 시간이 지나 부작용이 발견되어 시행착오를 거듭해왔다는 것은 역사가 말 해 주고 있다. 이윤을 쫓아 신상을 개발하는 것은 자본주의 시장에서 당연한 것이겠지만 생명을 다루는 일인 만큼 좋은 약에 대한 본질적인 노력은 놓지 말아야 함, 또한 강조하고 있었다.

 

마지막 장은 마약을 다루고 있었다. ‘맞아 마약이 있었지?’ 하며 읽었다. 단속 대상이 된 엑스터시도 처음에는 피 흘리는 부상병들을 위해 지혈제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화합물들 중 하나 였다고 하니 부작용 등으로 우연에 의해 지금의 치료제가 된 다른 사례들이 떠올라서 아이러니 하게 느껴졌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얼마나 추후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던 챕터였다.

 

약물이 독으로 작용한 많은 사례들을 흥미롭고 자세하게 알 수 있는 시간이었고, 각 챕터마다의 화학자의 실험실을 통해서 한 단계 더 깊이 전문적인 내용을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추리물 덕후라면 필수, 과학을 좋아해도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무척 재미있다.

 

 

_루융 사건은 약값을 둘러싼 힘겨루기를 보다 못해 개인이 직접 나선 경우다. 복제약 출시 문제로 회사들끼리 싸우거나 국가가 개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과정에서 환자 개인은 소외되기 마련이다. 정작 가장 힘든 건 환자인데 말이다. 이 아픔을 달래준 루융을 중국 현지에서는 의약 협객으로 부르고 있다._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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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이유
이고은 지음 / 잔(도서출판)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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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간 속에 존재했었던 계절들의 이유는 무엇이였을까?

 

그냥 흘러 보냈던 순간들, 도저히 잊을 수 없는 사건들, 감정들, 소중하게 간직되어 있는 기억들, 돌아보니 의미를 가지게 된 지점들 까지.... 모두 우리의 계절들이다. 이 시간들의 기록이 가득한 에세이, #이고은 작가의 #계절의이유 였다.

 

살포시 얹져진 흰 눈처럼 느껴지는 문체였는데 아빠의 고향이야기, 시골 외할머니 집 기억과 그곳의 친구, 나의 어린 시절과 우리의 이야기, 아빠와 엄마의 죽음이 글로 전해왔었던 에피소드, 일상 속의 자연의 풍경이나 냄새, 그리고 사람들 등 까지..... 속삭이는 듯 조용히 전해오는 저자의 삶이 자연의 언어와 맞물려서 편안하게 읽히는 책이었다.

 

특히 나무 한 그루, 열매 하나, 바람 한 줌, , 하늘 등으로 투영된 저자의 생각과 문장들이 소담스러우면서도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렇게 자연스러운 문장을 쓸 수 있는지! ... 저절로 자연의 생애와 죽음의 순환이 느껴졌다.

 

_나는 나비의 마지막이라도 평온하길 바라며, 나뭇잎에 실린 나비를 근처 풀숲에 조심스레 내려놓았다. 그리고 다른 나뭇잎 하나를 더 가져와 살며시 덮어 주었다. 작은 나비의 죽음일 뿐인데, 여름을 다 써 버리고 남겨진 그 가냘픈 무게에 나는 견딜 수 없이 서글퍼졌다. 나비가 잠들 풀숲 위로, 여름이 조금씩 저물어 가고 있다._p155

 

비 오는 날, 계절이 변하는 시기에, 다시 펼쳐보고 에세이로 추천.

 

지나온 모든 계절이 아름답게 반짝이기를 바랍니다.“

 

_어느 순간 갑자기 행복은 찾아온다. 그리고 슬픔과 괴로움도 여전히 나와 함께 있다. 여러 가지 색이 모여 하나의 풍경이 되듯, 이 모든 감정이 모여 비로소 하나의 삶이 된다. 행복하기만 한 삶도, 슬프기만 한 삶도 있을 수 없다. 내가 찾고자 할 때 행복도, 고통도, 그곳에 있다._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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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곡미풍 -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
위화 지음, 백도라지 옮김 / 푸른숲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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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긴장이건 이완이건 모두 삶이 우리에게 준 것이다. 언제 무엇을 주는가는 삶 마음이다. 우리는 선택할 수 없고 그저 받아들여야 한다._p36

 

위대한 작가로 인정받은 이들의 작품들을 먼저 만나보다가 결국 그들의 삶으로 다다르게 되는 것 같다. 그 다다르는 곳에는 타인이 작가 인생을 모아서 안내해주는 글이거나 그들이 쓴 에세이가 있다. 그러면 저기 멀리 높게 떠있는 별 같은 작가들이 한 인간으로 다가오게 된다. 최근에, 바로 #위화 작가를 그의 에세이, #산곡미풍 을 통해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묵직하면서도 유머러스, 웃픈 현실을 그의 작품으로 볼 수 있었다면, 이 책 속의 위화는 솔직하고 천진하고 따듯했고 인간적이었다. 어릴 때 푸른 바다 언저리까지 헤엄쳐 갔다가 거의 죽을 뻔(?)하고, 케이크를 처음 먹었던 기억과 게걸스러움에 대한 회상, 이외의 음식에 대한 추억들, 아들에 대한 에피소드나 평소 느끼는 바에 대한 밀도 있는 글, 그리고 사회분위기를 넌지시 반영하고 있는 생각들 등.... 한 사람이 그곳에 있었다.

 

읽으면서, 나와 다른 삶이지만, 그 한 사람이 낯설지 않고 위로가 되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런 점이 위화 작가의 힘인 것 같다. ‘허삼관 매혈기가 짠하면서도 가슴 뜨듯했던 웃픈 현실을 생각나게 했던 것처럼, 이 안의 소리가 고요하고 부드러운 바람이 되어 나를 관통하는 듯 했다. 그렇게 인생이란 통해있는 것이여서일까? 어린 시절의 나까지 안아주고 있는 책이었다.

 

_나는 고대 로마 시인의 말을 좋아하는데, 이 시인의 이름은 마르티알리스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과거의 삶을 기억하는 것은 다시 한번 사는 것과 같다.”_p165

 

 

위로로 다가오는 이 책, 필사하고 싶은 문장도 참 많았다.

 

_이곳의 골짜기 산들바람은 그때 하이옌중학교 건물에서 불던 천당풍은 아니다. 여기서는 낮에는 골짜기를 타고 오르는 활승 바람이, 저녁에는 골짜기를 타고 내려가는 활강 바람이 그치지 않는다. 길고 좁은 골짜기 지형이 준 선물이다. 그래서 내가 Y 호텔 지하의 스페인 식당에서 긴 탁자에 앉아 있을 때 느끼는 것은 산들바람의 드나듦이 아니라 산들바람의 섬세한 변화다. 그리고 산들바람의 알 수 없음은 나를 무한한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_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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