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곡미풍 -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
위화 지음, 백도라지 옮김 / 푸른숲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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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긴장이건 이완이건 모두 삶이 우리에게 준 것이다. 언제 무엇을 주는가는 삶 마음이다. 우리는 선택할 수 없고 그저 받아들여야 한다._p36

 

위대한 작가로 인정받은 이들의 작품들을 먼저 만나보다가 결국 그들의 삶으로 다다르게 되는 것 같다. 그 다다르는 곳에는 타인이 작가 인생을 모아서 안내해주는 글이거나 그들이 쓴 에세이가 있다. 그러면 저기 멀리 높게 떠있는 별 같은 작가들이 한 인간으로 다가오게 된다. 최근에, 바로 #위화 작가를 그의 에세이, #산곡미풍 을 통해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묵직하면서도 유머러스, 웃픈 현실을 그의 작품으로 볼 수 있었다면, 이 책 속의 위화는 솔직하고 천진하고 따듯했고 인간적이었다. 어릴 때 푸른 바다 언저리까지 헤엄쳐 갔다가 거의 죽을 뻔(?)하고, 케이크를 처음 먹었던 기억과 게걸스러움에 대한 회상, 이외의 음식에 대한 추억들, 아들에 대한 에피소드나 평소 느끼는 바에 대한 밀도 있는 글, 그리고 사회분위기를 넌지시 반영하고 있는 생각들 등.... 한 사람이 그곳에 있었다.

 

읽으면서, 나와 다른 삶이지만, 그 한 사람이 낯설지 않고 위로가 되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런 점이 위화 작가의 힘인 것 같다. ‘허삼관 매혈기가 짠하면서도 가슴 뜨듯했던 웃픈 현실을 생각나게 했던 것처럼, 이 안의 소리가 고요하고 부드러운 바람이 되어 나를 관통하는 듯 했다. 그렇게 인생이란 통해있는 것이여서일까? 어린 시절의 나까지 안아주고 있는 책이었다.

 

_나는 고대 로마 시인의 말을 좋아하는데, 이 시인의 이름은 마르티알리스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과거의 삶을 기억하는 것은 다시 한번 사는 것과 같다.”_p165

 

 

위로로 다가오는 이 책, 필사하고 싶은 문장도 참 많았다.

 

_이곳의 골짜기 산들바람은 그때 하이옌중학교 건물에서 불던 천당풍은 아니다. 여기서는 낮에는 골짜기를 타고 오르는 활승 바람이, 저녁에는 골짜기를 타고 내려가는 활강 바람이 그치지 않는다. 길고 좁은 골짜기 지형이 준 선물이다. 그래서 내가 Y 호텔 지하의 스페인 식당에서 긴 탁자에 앉아 있을 때 느끼는 것은 산들바람의 드나듦이 아니라 산들바람의 섬세한 변화다. 그리고 산들바람의 알 수 없음은 나를 무한한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_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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