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가드
마윤제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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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에서 전설로 전해져오는 바람을 만드는 사람을 평생 찾아다닌 한 목동의 이야기를 담았던 장편소설, ‘바람을 만드는 사람’ 의 마윤제 작가가 단편소설집을 내놓았다. 8편의 단편 중 <라이프 가드>를 타이틀로 하고 있다.

 

바람을 만드는 사람이 신화 느낌의 판타지 같은 기억으로 남았다면이번 소설집은 전체적으로 약간은 그로데스크한 분위기의 현실로 되새기게 될 것 같다.

 

십대 때 겪는 경험은 충분히 왜곡되기 마련이고 객관적이기 정말 힘들다바로 이런 점에 포커스가 맞춰진 작품들과누구나 한 번쯤은 지나왔을 특별한 것 같지 않은 일의 이상한 기록을 다룬 듯한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특히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라이프 가드’ 편이였다어느 날 엄마와 들어가 살게 된 2층집의 동생진희고의인지 우연인지 진희를 구하지 못했던 유지가 라이프 가드가 된 전개가 인과관계가 있는 듯 하면서도모순적이였다진희에게 중요한 조언을 하지 않았음을 알았음에도 그냥 갈 길을 가버렸던 주인공의 심정이 이상하게 공감되었다.

 

_백사장을 빠져나가는 순간 유지는 자신이 진희에게 가장 중요한 걸 가르쳐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바다를 유영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이었다그걸 익히지 못한 사람은 결코 바다를 이길 수 없었다책가방이 무거웠다이 무거움은 곧 익숙해질 것이다._p85

 

그 조언이 무엇이였는지는 나오지 않는다그냥 결과만 나올 뿐이였다.

 

 

이 소설은 물론다른 소설들도 갑자기 뚝 떨어져 점프를 해버리는 부분들이 있는데 그것을 메우는 것은 오롯이 독자의 몫이다마윤제 작가 글의 특징인 것 같다바로 그런 부분들 때문에 한 편한 편끝날 때 마다 뭔가 허하다.... 채워지는 듯하다가 툭 놓아버린 느낌이 든다.

 

 

일상인 것 같지만 범상치 않은 그런 경험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은 단편소설집니다추천하고 싶은 소설들이다단편들이라서 더 좋다.

 

_만약 누군가의 삶을 진실하고 온전하게 이해하고 싶다면 단편소설을 읽어야 한다_작가 마윤제

 

 

_황 씨가 유명한 건 독특한 술버릇 때문이었다그는 아침에 눈을 뜨고부터 잠들기 전까지 쉬지 않고 술을 마셨는데 그 안주가 특별했다살아있는 청개구리였다._[‘에서]

 

_.. 도서 목록에 없는 책을 발견할 때가 종종 있었다바코드가 붙어 있지 않은 책을 그는 유령 책이라고 이름 붙였다유령 책은 출생신고서를 받지 못한 사람처럼 어떤 카테고리에도 속하지 못하고 서가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녔다._['도서관의 유령들에서]

 

 

_순간 유지는 그 많은 물건과 넓은 방을 영원히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_[‘라이프가드에서]

 

_바닷물이 철썩 튀었지만여자와 개는 움직이지 않았다수면에 머리를 내민 남자가 잠영했다잠시 흐트러진 수면이 원래 모습을 되찾았다._[‘버진 블루 라군에서]

 

 

_땅속에 삽을 밀어 넣고 온몸의 힘을 실어 밟았다땅속 깊이 박힌 삽을 퍼내자 시커먼 흙이 나왔다신선한 흙냄새가 코를 찔렀다지상의 모든 생명을 거두고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근원의 냄새였다._[‘옥수수밭의 구덩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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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채우는 감각들 - 세계시인선 필사책
에밀리 디킨슨 외 지음, 강은교 외 옮김 / 민음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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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말랑말랑한 말들자기개발문장긍정확언들만 가득한 필사책들 속에서시 자체의 개성으로 내 마음에 쏙 들어온 세계시인선 필사책 민음사의 <밤을 채우는 감각들>.

 

이 필사책에는 에밀리 디킨슨페르난두 페소아마르셀 프루스트조지 고든 바이런의 시들이 들어있다.

 

이들은 19세기를 대표하는 시인들로서 각자의 개성이 드러나는 대표시들을 읽어가는 문학적 즐거움이 있었다최근에는 한국시를 많이 접했었는데오랜만에 만난 프루스트나 바이런에밀리 디킨슨의 감성이 무척 반가웠고 푹 젖어들 수 있었다.

 

정말 타이틀처럼 밤에 잘 어울리는 책이다.

 

 

_"황홀한 경험을 맞이할 수 있도록 영혼의 문은 언제나 살짝 열려 있어야 한다.“: 에밀리 디킨슨_

 

_“나는 포르투갈어로 쓰지 않는다나는 나를 쓴다.”: 페르난두 페소아_

 

_“잠시 꿈을 꾸는 것이 위험하다면그 치료제는 적게 꿈꾸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이항상 꿈꾸는 것이다.”: 마르셀 프루스트_

 

_“잉크 한 방울이 백만 명의 사람을 생각하게 할 수도 있다.”: 조지 고든 바이런_

 

 

 

왼편에는 시 한 편이 오른쪽은 날짜를 적고 시를 필사할 수 있는 공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도서 마지막 파트에 노트챕터를 둬서 마음껏 필사의 여운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한마디로 시를 필사할 수 있는 공간이 아주 넉넉하다는 말이다.

 

종이는 120g으로 두껍고 비침이 덜 하기는 하지만만년필을 사용하기에는 얇은 편이여서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있었다잉크펜보다는 볼펜사용이 좋을 것 같다.

 

 

하지만종이가 좀 아쉬우면 어떤가!

긴 겨울밤온전히 시에 빠져서 필사하며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하는 도서이다시집으로도 필사책으로도 적극 추천하고 싶다.

 

 

-희망이란 날개 달린 것에밀리 디킨슨-

 

희망이란 날개 달린 것.

영혼의 횃대 위를 날아다니지,

말없이 노래 부르며

결코 멈추는 법 없이.

 

바람 속에서도 달콤하디달콤하게 들려오는 것.

허나 폭풍은 쓰라리게 마련.

작은 새들을 어쩔 줄 모르게 하지.

그렇게도 따뜻한 것들을.

 

차디찬 땅에서도 난 그 소리를 들었지.

낯선 바다에서도.

하지만긍지에 빠져도

희망은 나를 조금도 보채지 않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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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계절 암실문고
페르난다 멜초르 지음, 엄지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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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계절>.... 아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꺼내야 할까?!

 

적나라한 표현들에 화들짝 하다가 그 솔직함에 그래 이래서 내가 라틴문학을 챙겨읽지..’ 하며 문장을 삼키고 넘기고 하며 봤다책 속 마을에는 마녀’ 가 산다어머니 마녀가 있고 그 딸도 마녀가 되었다보니 스스로 원해서라기보다는 거기에서의 역할이 어느새 약속이 되어 이어져 오는 것 같다.

 

숙명적인 고통과 불면증산자와 죽은 자의 매개다른 여자들의 모함이상한 우연들의 사망사건들이것 때문에 더 깊어진 의심들...... 여기 인물들은 끈질긴 가난의 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안정적이지 못한 현실은 이들의 문제들의 기조를 형성하고 있는데그 원망을 타인에게서 찾는다제일 만만한 상대가 마녀 모녀였을지도 모르겠다.

 

갑작스런 마녀의 죽음이 각 인물의 숨은 이야기를 표면으로 나오게 하는데 폭력과 성으로 점철되어있었다. ‘어떤 리얼리즘은 악몽보다 깊다’ 는 슬로건의 소설은 설마 이것이 사실일까 하는 의심이 생길 정도로 끔찍하다사람들의 정신은 더 그렇다.

 

우리가 소설의 사실여부에 대한 의구심에 빠져있을 때미 소설의 배경인 멕시코 베라크루스에 살았다는 독자가 리뷰에서 나는 그곳에 살았었고이 소설에 묘사된 폭력은 전혀 과장돼 있지 않다” 라고 썼다 하니실재가 훨씬 끔찍할 수 있다는 것을 읽는 이는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절대 한 호흡에 읽을 수 없는 소설이다요란한 이런저런 리얼리즘에 대한 말들을 한다고 하더라도다 몰라도 된다이 지독한 글을 다 읽었을 때현실의 비정함과 빈곤이 어떻게 인간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지어떻게 극단으로 상황을 몰아갈 수 있는지마녀의 역할은 이들에게 무엇이였을까 만 잡고가도 훌륭한 독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글과 차이가 있는 것 같았는데멜초르의 이 소설은 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고 한다유사한 글로 족장의 가을을 들 수 있다고 하니 일단 리스트업 해놓았다.

 

 

다 읽은 것은 이틀 전이지만 아직도 머릿속에 적나라한 문장들이 사라지지 않는다..... 라틴문학을 좋아한다면 필독서가 되겠고접해보지 못한 이라면 이 책을 보기 전에 워밍업으로 다른 좀 더 부드러운 라틴아메리카 단편들부터 보기를 권하고 싶다.

 

 

 

_....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서러움과 아픔을 속 시원하게 털어놓으려고 마녀를 찾는 아낙네들이 늘 있었기 때문이다마을에 그런 이야기가 떠돌아도 마녀는 가만히 듣기만 할 뿐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심지어 사람들은 그녀가 자기 남편을다름 아니라 나쁜 놈으로 악명이 높던 마놀로콘데를 죽였다고그것도 그 망할 놈이 가진 돈과 집과 땅을 차지하기 위해서 그랬다고 수군 거렸다._p17

 

 

_이제 더 이상 엄마를 슬프게 만들지 않으려고노르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엄마를 도와야 했다노르마 없이 혼자서 빽빽 소리를 질러 대는 저 녀석들에게 둘러싸인다면 엄마는 미쳐 버릴 게 분명했다._p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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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코 부우 - 껌딱지 내 동생 견생역전 그림책
이유미 지음 / 지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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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부우에 의한부우만을 위해 그려진 그림들과 기록들이 바로 <하트코 부우>입니다.

 

첫장을 넘기면 이 프렌치 블독 귀염둥이의 작은 스토리 사진 수첩이 끼워져 있습니다.

 

이 수첩은 주인을 찾습니다!’ 로 시작하는데요버려진 것인지누군가 잃어버린 것인지 알 수 없었던 이 아이를 처음 입양해 와서각종 병으로 치료받고 수술까지 받은 과정들이 오롯이 사진과 주인의 멘트로 들어있습니다이 기록을 본 후에 읽어가는 그림책은 더 실감나게 부우가 다가왔습니다.

 

왜냐하면 하트코를 가진 부우 입장에서 녀석 시선에서 진행이 되거든요ㅎㅎㅎ 얼마 전 작가의 고양이들도 고양이의 관점이라서 더 재미있었는데이 책도 그렇더라구요온통 부우의 세상입니다~~~

 

 

원색으로 색색이 들어간 그림들에는 작가의 사랑이 가득 들어가 있었습니다애정가득해요~

 

모든 생명체는 사랑받을 권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예쁜 책이였어요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추천합니다.

 

 

뼈 때리는 저자의 아래 멘트로 마무리 하고 싶습니다:

 

 

_주인을 찾습니다!!!

 

부우를 잃어버린 거라면잘 있다고 보여주고 싶어요.

 

부우를 버린 거라면 후회할 거예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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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신박한 정리 - 한 권으로 정리한 6,000년 인류사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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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신박했던 <세계사 신박한 정리>, 역사 대중화 열풍에 일조한 박영규 저자의 세계사 입문서다.

 

보통 세계사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는 도서들은 서양사위주의 내용이였던 것 같은데이 책은 좀 달랐다.

 

선사시대부터 시작한 내용은 이집트인더스 문명중국 문명그리스 문명을 고루 다루면서 시작해서동서양 최초의 대제국들을 두 번째 챕터로 하고 있었다페르시아 문명헬레니즘대제국인도 최초의 대제국이라는 마우리아중국의 진나라가 그것들이다사실 마우리아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내용이라서 흥미로웠고깔끔한 문체는 굵직한 흐름을 파악하기에 꽤 도움이 되었다.

 

이어서 중국의 대제국들즉 한나라부터 시작되는 익숙한 그들의 변천사와 당시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한국과 일본의 역사도 양이 적기는 하지만 넣어놓아서 한국사일본사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도록 하고 있었다이렇게라도 대입을 시켜서 보니 세계사의 한켠으로 우리역사를 볼 수 있었다.

 

 

중국다음으로는 로마사를동로마 비잔타움제국을그 다음으로는 중동의 왕조들을 넣어놓았다페르시아대제국을 부활시킨 사산왕조이슬람에 대한 내용정통 칼리프시대옴미아드왕조아바스왕조오스만제국까지 .... 사실 서양사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으로 다뤄졌던 지역의 역사들인데 이어지는 굽타왕조 등의 인도대제국과 이슬람 왕조들까지 많은 페이지를 할애해서 세계사의 틀안에서 다뤄주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큰 의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세계사 전체 흐름을 어떻게 꿰뚫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읽다보면 꽤 재미있다물론 비교적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고 전체적인 페이지도 많지 않은 일종의 통독위주의 개론서라고 할 수 있지만이 한 권만 잘 이해하면 더 깊은 역사서를 읽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중세근대사에 그치지 않고 베트남전쟁냉전종식그리고 21세기에 이르는 줄기로 마무리를 해놓아서 인류의 역사가 계속 진행중임을 강조하고 있는 점도 참 좋았다.

 

그냥 가볍게 읽어도 좋을 것 같고본격적인 심층 내용으로 들어가기전에 세계사의 전체적인 골격을 쌓기위한 준비서로도 적극 추천하고 싶다.

 

 

_경제활동을 중심으로 본 인류 역사의 시대 구분법은 다음 다섯 단계로 정리된다.

채집시대(산업제로시대)-> 농업시대(1차산업시대)-> 공업시대(2차산업시대)-> 상업시대(3차산업시대)-> 지식시대(4차산업시대)

이 책은 이 다섯 단계의 시대 구분법에 따라 서술했다._p15

 

 

_750년에 옴미아드왕조를 무너뜨리고 새롭게 이슬람 제국의 주인이 된 것은 아바스왕조였다아바스왕조는 750년에 개창하여 37명의 칼리프에 의해 1258년 몽골족이 수도 바그다드를 함락시킬 때까지 508년 동안 지속된 이슬람 제국이다.

 

아바스라는 명칭이 무함마드의 숙부 알 아바스의 이름에서 유래한 사실에서 알 수 있듯 아바스왕조는 무함마드의 친족 세력이 건국한 나라다._p366

 

 

_오스만제국이 지중해를 호령하던 시기에 인도에서도 또 하나의 대제국이 탄생하고 있었다바로 무굴제국이었다무굴제국은 인도를 침입한 몽골 세력으로부터 시작되었다._p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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