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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사의학이란 무엇인가 - 현대 의학이 나아가야 할 공감과 연대의 이야기
리타 샤론 외 지음, 김준혁 옮김 / 동아시아 / 2021년 6월
평점 :
<서사의학이란 무엇인가>를 본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서사의학’의 정의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
_서사의학 narrative medicine은 타인이 자신을 설명하는 내용을 능숙하게 수용하는 능력을 통해 보건의료를 강화할 목적으로 시작된 탄탄한 지적, 임상적 분야이다. 이 능력이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인정하고, 흡수하며, 해석하고, 감동하여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이 분야는 환원적이며 낱낱이 쪼개진 의학에 도전하기 위해 출발했다._
가만히 읽어보면 의학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소양이다. 헌데 실제 의료현장에서 잘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조류처럼 이름을 붙여서 개선해 나가자는 움직임으로 나는 해석이 되었다.
‘서사’ 라고 하니 거창하게 느껴질지는 모르나, 내용을 읽다보면 환자와의 공감의 중요성, 그리고 그 공감을 이끌어내고 객관화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의료인, 특히 의사들의 소통능력을 기르는 방법과 인문학적 소양, 철학적 의의 등을 안내해 주고 있다. 마지막은 임상 기록까지 다루고 있어서 그 실제 적용에 도움까지도 놓치지 않고 있다.
흔히 범죄에 대해서 ‘서사’를 부여하는 것은 매우 경계해야한다고 범죄심리전문가들은 강조한다. 하지만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모든 대상자들에 대해서는 ‘서사’를 조금이라도 넣어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 과정 중에 검사지로 나오지 않았던 문제 원인을 찾아내기도 하고, 치료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료인의 이런 소통능력, 공감능력은 필수적일 것이다.
질병에 따라 조각조각 내서 치료하던 시대는 지났고, 이제 정신을 포함한 신체의 통합치료에 대하여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런 면에서도 의의가 있다 하겠다.
내용을 읽다보면, 뜻밖에 예술 활동의 의의에 대해서도 접할 수 있는데, 아마도 자신은 물론,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면모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기 때문일 것이다.
_리처즈는 아름다움의 경험을 일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림을 보거나 시를 읽고 음악을 듣는 것은, 미술관으로 가는 도중에 하는 일이나 아침에 옷을 입는 것과 완전히 다는 행동이 아니다. 경험이 우리 내부에 일으키는 양식이 다르고, 법칙상 더 복잡하며, (성공한다면) 통합적인 경험이 주어진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다른 종류의 활동인 것은 아니다.’
리처즈는 인간 의식이 정규 훈련을 받거나 예술적 재능을 지니지 않더라도 미적 활동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보았으며, 일상 경험을 예술 작업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_[‘자세히 읽기: 서사의학의 특징적 방법론’에서]
_몇 년간 서사의학이 발전하면서 우리는 삶 속 창의성을 우리 작업이 다시 깨운다는 사실을 계속 목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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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이든 논픽션이든 내 경험을 서사로 만드는 것을 통해 나는 사실과 내가 맺는 관계를 조금 바꿨다. 그 안에서 나는 다른 ‘진실’을, 사실로서의 진실이 아닌 경험으로서의 진실을 찾았다._[‘창의성: 무엇인가? 왜 필요한가? 어디로부터 오는가?’에서]
읽다보니, 전문서적 번역본에서 오는 부자연스러움도 종종 있었고, 내용이 쉽지 않은 면도 있었다. 하지만 자신을 비롯한 타인에 대한 공감과 소통이 모든 치료 및 치유에 기본이 되어야한다는 이것 하나만 얻어가도 좋을 것 같다. 만약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면,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속의 주인공들이 자신의 환자를 대하는 법을 보면 ‘서사의학’이 어떤 모습일지를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바로 우리가 그들에게 열광하는 이유일 것이다.
이 책은 첫째로는 보건의료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은 내용이였다.
이쪽 분야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읽다보면 노력하는 의료인들의 존재를 알 수 있어서 든든함을 가져갈 수 있을 것 같다. 때론 자신의 삶으로도 가지고 들어오고 싶은 인문학적 즐거움을 발견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