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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세계
고정기 지음 / 페이퍼로드 / 2021년 7월
평점 :
인생을 살다보면 많은 인연들을 만나게 된다. 그런 관계들 중에서도 특히 나를 알아주고 내 재능과 가능성을 있는 힘껏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행운일까? 감정으로 시작하는 연인관계도 좋겠지만 긴 인생을 염두에 둔다면, 전자에 비할 바가 아닐 것 같다.
바로 이런 인연들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이 바로 <편집자의 세계> 이다. 대중에게 익숙한, 개성 있는 작가들과 이들의 에너지를 잘 다듬어 끄집어 낼 수 있도록 도와줬던 편집자들을 통해, ‘나를 알아주는 이를 만나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를 느끼게 해주고 있다. 주변상황들, 각 편집자들과 주변인 관점으로 내용에 재미있게 빠져들게 하고 있다.
‘편집’이라는 작업이 또다른 창작과정이다는 깨달음에 눈이 번쩍 뜨인다.
_“33년에 걸친 편집자 생활을 통해서, 퍼킨스 씨는 재능을 발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재능이 열매을 맺도록 돌보고 인도함으로써 훌륭한 선물을 우리에게 주었다. 그는 참다운 재능을 처음 찾아내는 통찰력뿐만 아니라 그 재능을 인도하고 발전시키는 인내심과 총명한 이해심을 아울러 지니고 있었다. 아무리 미숙한 원고라도 그의 손만 거치면 편집이 잘 된 훌륭한 책으로 둔갑해 나왔다.”_[‘맥스웰 퍼킨스, 스크리브너스의 헤밍웨이 편집자’에서]
_1964년 파스칼 코비치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장례식에 참석한 스타인벡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파스칼 코비치는 나에게 있어서 친구 이상의 존재였다. 그는 나의 편집자였다. 명편집자는 작가에게 있어서 아버지이자 어머니이며, 교사이자 악마 그리고 신이라는 사실은 오직 작가만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30년 동안 코비치는 나의 합작자였고, 나의 양심이었다. 그는 나에게 실력 이상의 것을 요구했고, 그 결과 그 없이는 있을 수 없는 나를 만들었다.“_[‘파스칼 코비치, 바이킹 프레스의 존 스타인벡 편집자’에서]
또한, 아마도 대부분 편집자라고 하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같은 영화를 떠올리게 되는데, ‘에스콰이어’, ‘코스모폴리탄’, ‘뉴요커’, ‘리더스 다이제스트’, ‘플레이보이’ 등, 유명 잡지들의 편집자들 스토리도 모두 다루고 있어서 무척 흥미로웠다.
이 중 특히 집중해서 읽었던 내용은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창간자이자 편집자인 ‘드윗 월레스’ 편이였다. 왜냐하면 꽤 오랫동안 이 잡지를 구독한 적이 있는데 그 시간의 즐거움이 여전히 기억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리더스 다이제스트’ 창간부터 성공비결 같은 내용들, 과정들도 포함하고 있어서 성공한 잡지의 비결도 알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_<리더스 다이제스트>와는 대조적인 잡지인 <새터데이 리뷰>의 편집자 노먼 커즌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비결은 편집에 있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특히 학계에 있는 독자는 놀랄지 모르지만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미국에서 편집이 가장 잘된 잡지다. 월레스 자신이 최고의 편집자였고, 그의 편집 기술은 명쾌한 지면을 만들었다. 그가 편집한 지면을 보면, 말들이 페이지에서 튀어나와서 독자의 마음에 스며든다.”_[‘드윗 월레스, <리더스 다이제스트> 창간자 편집자'에서]
오늘도 한 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 고분분투하고 있을, 많은 편집자들과 출판사에 감사하게 되는 이 책! 책을 좋아한다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_“... 출판이라는 것은 일반 대중이 아는 것 이상으로 필자와 편집자의 공동 노력으로 이루어진다. 책의 질이나 그 책이 독자에게 주는 감동은 편집자가 ‘청소와 수리’의 작업을 얼마나 충실하게 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_[‘삭스 코민스, 랜덤하우스의 시니어 에디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