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란사 - 조선의 독립운동가, 그녀를 기억하다
권비영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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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란사‘, 독립운동가 하란사의 여정을 그린 이 소설은 <덕혜옹주>를 집필했던 권비영 작가의 신작이다이 책을 읽기 전에는 어렴풋이 이름은 들어본 적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정도가 전부였다헌데 이 책을 계기로 여기저기 검색도 해보니 대단한 이력과 함께 한국여성대한 독립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었던 독립운동가였다.

 

하란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유학생이자 유관순 열사의 스승이였다고 한다고종의 통역을 하기도 했었고독립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일제의 감시를 항상 받았다고 한다그녀의 생애를 찾아보다가 정말 안타까웠던 것은 죽음이였다. 3.1운동이 있었던 해인, 1919년 1월에 의문의 죽음을 당하는데 일경에 의해 독살되었다고 추정된다고 한다.

 

 

이렇게 일대기만 보면 다른 세상 사람인 것 같은 위인들도이 책처럼 등장인물로 넣으면 살아 숨 쉬는 생명체로 느낄 수 있다친구 화영이 쫓아가는 란사의 재기발랄함과 굳건함은 읽는 이들에게도 용기를 주고 있다참 단단한 분이셨구나 싶어진다.

 

그리고 아이를 낳고 자신의 뜻에 따라 유학을 갈 수 있었던 용기아이를 잃었을 때의 순수한 절망같은 여성들을 마음 깊이 사랑하고 옳은 길로 이끌고자 했었던 진심나라를 걱정하는 마음독립에 대한 신념 등을 고스란히 이 소설 속에서 느낄 수 있었다인간적이고 솔직하기도 하다.

 

 

_란사는 눈을 도로 감았다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다누구에게도 위로받고 싶지 않았다그저 홀로아무 도움 없이 홀로 견뎌내고 싶을 뿐이었다._

 

_란사가 화영을 감싸 안으며 말했다.

너는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이야.”

보석?”

넌 숨어서 좋은 일을 하잖아네 마음속에는 따뜻한 강물이 흘러우리는 마음속에 따뜻한 강물이 흐르도록 해야 해너처럼.”_

 

_"내가 안창호 선생에게 편지를 보냈어미국에 거주하는 동포들이 오르간을 구매해 정동교회에 설치하는 건 매우 적절한 일이라고또 모국을 그리워하는 그들에겐 기꺼운 기념품이 될 것이며모국의 동포들에게 희망을 선물하고사랑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될 거라고.“_

 

 

실존인물이 주인공이지만소설로 쓰여 졌기 때문에 작가의 덧붙임이 포함되었을 것이다하지만 한 시대를 겪어낸 존경받을 만한 인물이 추구하고자 하는 바를 잘 전달하고 있다면이것만으로도 이 소설의 역할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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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지 않는 도시 - 세상 모든 사랑은 실루엣이 없다
신경진 지음 / 마음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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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전에 읽으면 읽은 마지막 페이지의 찝찝함에 잠을 설치게 되고그렇다고 아침에 읽기에도 부적합하다그냥 한 낮에 뜨거운 열기를 이기며 읽어야 적당한 이 책은 사랑연애결혼남자여자... 등 사랑이나 결혼으로 포장된 많은 민낯을 몇몇 인물들과 상황을 통해서 다루고 있다.

 

때로는 정말 이래?’ 하게 되는 남성캐릭터들의 속내와 더러운 행동대화들이 거북하기도 했고, ‘이 여자는 참 매몰차기도 하지’ 하고 있는 나의 편견에 뜨끔해지기도 했다.

 

이 책에 나오는 배경에 주목하며 읽을 필요가 있는데, 1960, 70년대를 거쳐 화염병 세대를 넘은 후 현대로 이어지는 인물들이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가족들의 스토리들은 책 후반부에 하나로 정리된다하나같이 아픈 이야기였는데스토리는 억압가정폭력들성폭력으로 얼룩진 가족사죽음이혼, ... 과 같은 파편들로 읽는 이의 가슴을 후비고 있다제발 욕망으로 타인의 삶을 망치지 말라고 외치고 싶어진다.

 

 

_욕망이란 뱀과 같은 것일까아들에게 젖을 물린 이후로 영임은 얼쩡대는 태윤의 꼴이 보기 싫었다딸은 거추장스럽고 못미더운 존재였다아들을 품에 안고서야 여자가 얼마나 열성인자인지 알았기 때문이다._p34

 

_"결혼은 사랑과는 또 다른 영역이라 생각합니다흔히들 두 대상을 동일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죠사랑의 종착점이 결혼이라고 여기는 생각 말이에요.

 

하지만 결혼은 연애와 달리 관습과 제도의 문제를 동반합니다반면 사랑이 결혼의 필수 조건이 된 것은 불과 얼마 안 된 일이에요과거에는 결혼이라는 제도에 남녀의 사랑이 필요하지 않았거든요.

 

어쩌면 현재의 결혼은 근대 낭만주의의 욕망이 만들어낸 사생아일지도 모르겠네요.“_p263

 

 

절대 말랑하지 않았던 사랑과 결혼에 관한 이 책, <결혼하지 않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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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빠진 이야기
수나노 지음 / 바른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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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SNS를 통해 꾸준히 어깨 빠진’ 소식을 전해주고 계시는 수나노 작가님.... 

 

그런 수나노 작가님의 어깨 빠진 이야기들을 멕시코 등 중남미 생활과 국내기록에 담아 펴낸 책이 바로 이것입니다.

 

중남미 전문가를 꿈꿨었다는 저자는타국생활과 국내에피소드를 토로하고 있습니다어깨가 빠지는 아찔한 상황들과 그로인해 파장된 사건들마저 이렇게 글 소재로 풀어내는 내공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아마도 저라면 머릿속이 하얘져서 그런 상황들은 생각도 나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죠..

 

_그의 손을 뿌리치는 강한 몸짓에, ‘와그작 우두득’ 하는 소리와 함께어깨가 빠져 버렸다몸을 움직일 수 없이 힘이 빠져 버렸고 그 자리에 바로 주저앉아 누워 버렸다._[‘길거리에서]

 

_“으악~~ 으으으으으아~!”

우둑하는 소리와 함께 나의 비명이 엑스레이 촬영실에 가득 퍼졌다._[‘학교당구장에서]

 

_아 큰일 났다어떡하지이런큰일 났다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어깨가 빠져 버리다니 믿을 수 없었다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몸을 다 씻어 내고 물기도 거의 다 닦아 내서 샤워실 밖으로 나가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는데알몸으로 어깨가 빠져 버렸다._[‘에서]

 

 

멕시코과테말라칠레 생활에서 겪었던 일들은 여행의 성격보다는 일상 중의 사건들에 가까워서 전반적으로 이 책은 생활에세이 같았습니다.

 

활동적이고 산을 무척 좋아하는 저자는가족들특히 아이에게서 배워가는 일상의 느낌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저자의 삶과 경험을 오롯이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때론 내용이 너무 솔직해서 다 읽고 나면 일기장을 읽은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친근해져서 작가님의 어깨근황이 걱정됩니다지난번 산행에서 빠진 어깨는 회복 잘 하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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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세계
고정기 지음 / 페이퍼로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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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다보면 많은 인연들을 만나게 된다그런 관계들 중에서도 특히 나를 알아주고 내 재능과 가능성을 있는 힘껏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행운일까감정으로 시작하는 연인관계도 좋겠지만 긴 인생을 염두에 둔다면전자에 비할 바가 아닐 것 같다.

 

바로 이런 인연들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이 바로 <편집자의 세계이다대중에게 익숙한개성 있는 작가들과 이들의 에너지를 잘 다듬어 끄집어 낼 수 있도록 도와줬던 편집자들을 통해, ‘나를 알아주는 이를 만나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를 느끼게 해주고 있다주변상황들각 편집자들과 주변인 관점으로 내용에 재미있게 빠져들게 하고 있다.

 

편집이라는 작업이 또다른 창작과정이다는 깨달음에 눈이 번쩍 뜨인다.

 

_“33년에 걸친 편집자 생활을 통해서퍼킨스 씨는 재능을 발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재능이 열매을 맺도록 돌보고 인도함으로써 훌륭한 선물을 우리에게 주었다그는 참다운 재능을 처음 찾아내는 통찰력뿐만 아니라 그 재능을 인도하고 발전시키는 인내심과 총명한 이해심을 아울러 지니고 있었다아무리 미숙한 원고라도 그의 손만 거치면 편집이 잘 된 훌륭한 책으로 둔갑해 나왔다.”_[‘맥스웰 퍼킨스스크리브너스의 헤밍웨이 편집자에서]

 

 

_1964년 파스칼 코비치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장례식에 참석한 스타인벡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파스칼 코비치는 나에게 있어서 친구 이상의 존재였다그는 나의 편집자였다명편집자는 작가에게 있어서 아버지이자 어머니이며교사이자 악마 그리고 신이라는 사실은 오직 작가만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30년 동안 코비치는 나의 합작자였고나의 양심이었다그는 나에게 실력 이상의 것을 요구했고그 결과 그 없이는 있을 수 없는 나를 만들었다.“_[‘파스칼 코비치바이킹 프레스의 존 스타인벡 편집자에서]

 

 

또한아마도 대부분 편집자라고 하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같은 영화를 떠올리게 되는데, ‘에스콰이어’, ‘코스모폴리탄’, ‘뉴요커’, ‘리더스 다이제스트’, ‘플레이보이’ 유명 잡지들의 편집자들 스토리도 모두 다루고 있어서 무척 흥미로웠다.

 

이 중 특히 집중해서 읽었던 내용은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창간자이자 편집자인 드윗 월레스’ 편이였다왜냐하면 꽤 오랫동안 이 잡지를 구독한 적이 있는데 그 시간의 즐거움이 여전히 기억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리더스 다이제스트’ 창간부터 성공비결 같은 내용들과정들도 포함하고 있어서 성공한 잡지의 비결도 알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_<리더스 다이제스트>와는 대조적인 잡지인 <새터데이 리뷰>의 편집자 노먼 커즌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비결은 편집에 있다내가 이렇게 말하면 특히 학계에 있는 독자는 놀랄지 모르지만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미국에서 편집이 가장 잘된 잡지다월레스 자신이 최고의 편집자였고그의 편집 기술은 명쾌한 지면을 만들었다그가 편집한 지면을 보면말들이 페이지에서 튀어나와서 독자의 마음에 스며든다.”_[‘드윗 월레스, <리더스 다이제스트> 창간자 편집자'에서]

 

 

오늘도 한 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 고분분투하고 있을많은 편집자들과 출판사에 감사하게 되는 이 책책을 좋아한다면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_“... 출판이라는 것은 일반 대중이 아는 것 이상으로 필자와 편집자의 공동 노력으로 이루어진다책의 질이나 그 책이 독자에게 주는 감동은 편집자가 청소와 수리의 작업을 얼마나 충실하게 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_[‘삭스 코민스랜덤하우스의 시니어 에디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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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스페인은 시골에 있다 - 맛의 멋을 찾아 떠나는 유럽 유랑기
문정훈 지음, 장준우 사진 / 상상출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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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스페인은 시골에 있다>는 내 여행스타일을 비춰보면 이번 생에 이런 여행은 혼자서는 해 볼 수 없을 것 같은 맛난 여행길이였다.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이자 푸드비즈니스랩 소장인 문정훈 저자가 글을셰프 겸 푸드라이터장준우가 사진을 찍었다. ‘농대 교수와 셰프’, 이 신기한 조합의 스페인 시골여행은 일반 여행에세이와는 사뭇 다른 결을 완성하고 있다사진들을 보고 내용을 읽다보면 이렇게 둘이 만나면 이런 내용이 나오는 구나하고 진심으로 이해하게 된다.

 

 

스페인 각 지역을 돌면서유명 관광지가 아니라농부들을 만나고요리사들을 만난다그래서 책을 가득 채우고 있는 각 지방의 음식재료들에 대한 내용들과 요리법들은 단순한 여행을 넘어 훌륭한 문화안내서로서도 굉장히 유용하다.

 

멸치캔(앤쵸비만드는 공장올리브 수확과 올리브오일 추출하몬 등의 유래 같은 먹거리에 대한 광범위한 것들까지도 담고 있어서 읽고 보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고 매우 재밌다.

 

_스페인 바스크 지역의 전통 음식인 바깔라오 알 삘 삘은 희한한 레시피로 만들어진다염장 대구를 올리브 오일에 담가 까수엘라 방식으로 조리한다여기서 까수엘라 방식이란 기름에 식재료를 푹 담가서 낮은 온도를 유지하며 천천히 익히는 스페인 전통의 조리법을 의미한다지지거나 튀기는 것과는 다르다._[‘쵸코에서]

 

_4. 스페인 대부분 지역에서는 빵에 버터를 발라 먹지 않는다그냥 먹거나 아니면 올리브 오일에 적셔 먹는다. (왜 수프나 소스는 안 되고 올리브 오일은 되냐고!) 딱딱한 빵에 생마늘을 막 비비고 토마토를 막 비벼서 먹는 건 괜찮은데 버터는 이상하단다._[스페인 캐주얼한 식사자리 규칙: ‘산 세바스티안쵸코를 가다에서]

 

_엘 카프리쵸는 간판이나 입구 없이 허허벌판에 지어져 있었다앞마당에는 자신의 이곳이 엘 카프리쵸임을 알리는 멋진 녹슨 쇳덩이 조형물이 하늘 높이 솟아 있었다아주 긴 비석이나 말뚝처럼 보이는 그 조형물의 꼭대기에는 엘 카프리쵸를 상징하는 황소의 머리 모양의 로고가 새겨져 있다._[‘히메네스 마을에서]

 

_문제는 엑스트라 버진이라고 라벨링되어 판매되는 제품 중에 엑스트라 버진이라고 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는 점이다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신선한 엑스트라 버진은 잔디향과 풋사과파란 토마토의 향기가 난다엑스트라 버진이지만 품질에 문제가 있는 제품에선 풀잎향이 확실히 줄어든다._[‘바실리포 올리브 농장에서]

 

 

훌륭한 음식문화안내서로 색다른 미식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물론 음식에 관심이 있든 없든스페인 풍광 사진들이 큼지막하게 시원하게 들어가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서로 손색이 없다어디든 진짜는 도심을 벗어나야 제대로 알 수 있는 법이다.

 

보다보면 농부친구와 요리사 친구가 있었으면 하고 소망하게 되는 책, <진짜 스페인은 시골에 있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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