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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먹고살 것인가 - 황교익의 일과 인생을 건너가는 법
황교익 지음 / 김영사 / 2021년 7월
평점 :
알쓸신잡에서 잠깐 접했던 황교익 맛칼럼니스트를 책으로 만났다. 직설적인 화법으로 이런저런 이슈들의 중심에도 여러번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개인적으로는 알쓸신잡에서 봤던 박학다식한 이미지만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단백하게 읽어볼 수 있었다.
전문분야에 자신만의 길을 만들고 자리잡도록 노력한 과정들과 생각들, 본인의 성향과 삶의 철학, 사회흐름과 문제들에 대한 고찰 등, 이 작은 책에 고스란히 잘 표현되어 있었다. 역시 뛰어난 작가이다.
인상 깊게 읽은 챕터들은 3장 맛칼럼니스트의 탄생, 5장 ‘까칠한 황교익’의 탄생과 그 그림자, 6장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 였다.
3장, 음식+맛+글쓰기로 점철되는 맛칼럼니스트가 되기까지의 스토리는 우리가 자신의 색깔을 찾아서 집중하고 관련 일을 해서 성공적인 형태와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 지를 잘 보여주고 있어서, 읽다보면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_“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그 성격을 분명히 해야 그 일에 대한 집중도가 좋아진다.”_
_나는 맛을 그리는 작업을 위해 요리를 했다. 요리를 전문적으로 하기 위해 맛을 그리는 작업을 한 것이 아니다. 나는 요리가사 되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음식 전문 기자로서 맛을 머리에 그릴 필요가 있었고, 그러기 위해 요리라는 기술을 몸에 붙였다. 방법은, 식당 음식 카피하기 이다._
특히 이 챕터에서는 ‘글쓰기’를 어떻게 해야하는 지에 대한 내용들이 들어있어서 집중해서 읽었는데 나도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아서 실천의지를 더 다지게 되었다.
_나의 본격적인 문장 공부는 교열 작업에서 비롯했다. 나는 이를 큰 복으로 여긴다. 문법적 오류를 범하지 않는 게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문법적 오류가 없어야 문장이 매끈해지며, 문장이 매끈해야 독자가 글의 내용에 집중할 수 있다. 설득력 있는 문장과 아름다운 문장은 그다음에 이루어야 할 과제이다.
..... 글을 쓰면서 “거기에 그것이 꼭 있어야 돼?” 하는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논리적으로 얻어내는 일이다._
5장부터는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이미지화된 ‘까칠한 황교익’의 탄생계기와 명암에 대하여 솔직하게 토로하고 있다. 읽다보니 기본적으로 솔직하게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성격이라 돌려서 천천히 접근하지 않으니 그렇게 자리잡을 수밖에 없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앞뒤 과정은 빼고 딱 그 직설적인 몇 문장들만 집중해서 이슈화를 시키면 그런 프레임은 피해갈 수가 없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부분에 대하여 일정부분 초연해 보였다. 자신에 대한 말들보다 그 이슈화로 더 나은 결과가 나왔다면 되었다는 생각에 무게를 두기 때문이다. 나라면 정말 안 될 것 같은 면면이라 그 단단함과 확신이 존경스러웠다.
_“인생은 겁내면 진다. 타인들에게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은 여러분을 비겁하게 만들 수 있다. 타인의 눈치나 보면서 한평생을 보낼 것인가.”_
_나는 공정한 세상을 꿈꾼다. 인류 역사를 보면, 공정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권력과 돈은 한쪽으로 몰리게 되어 있다. 권력과 돈은 한쪽으로 몰리게 되어 있다. 권력과 돈을 쥔 자들이 이를 자발적으로 내놓을 리가 만무하다. 어떤 식으로든 대를 물린다._
6장은 말 그대로,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에 대한 고찰이다. 하는 일이 경제적인 결과로 이어져야 먹고 살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들이 있어서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_꿈은 현실적이어야 이루어진다. 물론 어쩌다가 기적 같은 일이 독자 여러분에게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기적은 꿈은 실현이 아니다. 기적은 기적일 뿐이다. 꿈을 가지되 기적을 바라면 안 된다. 실현 가능한 꿈이어야 그 꿈이 여러분의 삶에 가치를 부여한다.
나는 ‘전문적 글쟁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꿈을 꾸었고 이를 실현하는 방법도 지극히 현실적이었다. 돈도 명예도 지위도 바라지 않았다. 내 직업으로 먹고살 만하면 된다고 여겼다. 비현실적인 꿈을 꾼 적이 없기 때문에 미련을 가질 것도 없고 불안할 것도 없다._
‘몸에 좋은 약은 맛이 쓰다’고 한다. 달콤하고 격려하기만 하는 조언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경험과 조언을 나눠주는 이들이 더 귀할지도 모르겠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인생선배로부터 바로 그런 안내를 많이 받은 느낌이고, 또한 술술 넘어가는 문장들로 재밌는 책 한권을 완독한 뿌듯함도 있다. 참 추천하고픈 책이다.
_글쓰기 공부는 논리 공부이며, 집중적으로 1년 정도 글쓰기 공부를 하고 나면 세상이 달리 보인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