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날에 모든 순간에 위로를 보낸다
글배우 지음 / 강한별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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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말하지 않았니:

 

비가 온다고 왜 말하지 않았니

 

네 마음에 비가 이렇게나 많이 내리는데

 

왜 한 번도 비가 온다고 말하지 않았니

 

나는 몰랐어

 

네가 웃고 있어서 몰랐어

 

네 마음에 이렇게 많은 비가 매일 내리는지

 

뒤돌아서도 너는

웃으며 잘 지내는 줄 알았어

 

무엇이 마음에 비를 많이 내리게 한 거니

 

나는 이제

네가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 줄 테니

너는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어줘

 

힘듦을 참지만 말고 말해 줘

오늘 같이 비를 피하고

비가 그치면 무지개를 보며 함께 웃자.

_

 

이 글하나 만으로도 참 따뜻했던 이 책....

 

JTBC 해방타운(해방촌)에서 유선 배우가 좋은 글들을 지인들에게 편지로 선물하면서 감동을 줘서 화제가 되었던 모든 날에 모든 순간에 위로를 보낸다 이다.

 

타이틀처럼 위로를 주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글들이 읽다보면 가슴으로 머릿속으로 성큼 들어온다개인적으로는특히 이 4편이 기억에 남는데, 1부 용기를 보낸다 챕터의 왜 말하지 않았니와 3부 온기를 보낸다 챕터의 변화와 기억하면 좋은 5가지’... 그리고 맨 처음에 있는 모든 날에 모든 순간에 위로를 보낸다’ 이다.

 

고통이 삶의 근본이라는 진리에한 자락 위로로 매일을 버티는 지도 모르겠다글로 마음과 위로를 전할 수 있는 것은 작가라는 직업의 정말 대단한 능력인 것 같다이 책에서 그 점을 더 잘 알 수 있다모든 날모든 순간에 위로를 건넨다.

 

_

...

당신이 그런 날에 쓰러지지 않도록

넘치는 힘듦이 당신을 뒤덮지 않도록

당신의 힘듦이 조금이라도 덜어지도록

 

간절히 마음을 담아

 

모든 날에 모든 순간에 위로를 보낸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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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일
조성준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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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저자는 예술가의 일과 삶을 담고 있는 이 책, <예술가의 일>에 3년을 매달렸다고 한다. 33명의 예술가들이 등장하는데 익숙한 이름들이 많아서 많이 반가웠다그래서인지 읽는 내내 새로운 발견을 하는 기분에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거짓말 같이 세상을 떠난 장국영을 만나 반가웠고그림만 몇 점 알고 있었던 천경자 화가는 그 개인사에 마음 아팠다어려운 시기에 사회적 편견에도 굳건했던 나혜석 화가에서 발견한 ‘82년생 김지영’ 주제도 와 닿았다.

 

검은 피카소라고 불린 바스키아도 있어서 좋았고비난에 가까운 평가에도 20세기 예술의 수호자로 미술 컬렉터로 활약한 폐기 구겐하임이 존경스러웠다얼마 전 읽은 초현실주의 화가르네 마그리트도 다시 만났는데 같은 사람 좀 다른 내용이 새로웠다좋아하는 건축가 가우디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데이비드 보위존 레논뭉크글렌 굴드이타미 준수잔 발라동등등... 모든 스토리들이 그들 각각을 이해할 수 있게 잘 도와주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가슴 속 깊은 곳을 때리는 무언가가 느껴졌는데소설 같은 순수문학 쪽이 아님에도 이런 느낌이 드는 것이 의외였다어쩌면 글쓴이의 마음이 이 안에 녹아있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단순히 아는 지식과 자료를 풀어놓은 것이 아니라각 인물들에게서 떠올려지는 내용들과 애정을 글 속에 잘 녹여놓았다.

 

그것이 온전히 내게 전달되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적극 추천하고픈 책이다.

 

 

_그 어떤 이유가 됐든 장국영이 떠났다는 사실만은 확실했다장국영의 노래영화와 함께 80년대, 90년대를 통과한 팬들은 우리의 청춘도 끝났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 그를 좋아했던 시절의 나를 생각하면서, 1분처럼 빠르게 지나가버린 청춘을 되돌아보면서이 모든 것이 짓궂은 농담 같다는 생각한다다음해 4월 1일이 되면 같은 생각을 되풀이하면서또 한 번 장국영을 기억할 것이다._[‘바람과 함께 사라진 청춘장국영에서]

 

 

_.. 관객은 마그리트 작품 앞에서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에 사로잡힌다그 순간 누군가는 이런 것을 깨달을지도 모른다일상이라는 커튼 뒤에는 영원히 해답을 찾을 수 없는 의문이 가득 웅크리고 있다는 사실을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죽음이라는 미지로 향하는 우리의 삶 자체가 수수께끼라는 사실을._[‘수수께끼를 그린 화가르네 마그리트에서]

 

_비비안의 사진은 모든 맥락을 떼어놓고 보더라도 마음을 잡아끈다세련된 구도는 미감을 자극하고생생한 피사체는 저마다 할 말이 있어 보인다._[‘어둠을 수집한 보모비비안 마이어에서]

 

 

_발라동은 누드화를 많이 남겼다모델은 자신이었다여성의 몸을 주제로 한 예술 작품은 고대시대부터 있었다그것들 대부분엔 남성의 욕망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 발라동은 여기에 반기를 들었다그는 나이가 들며 얼굴에 주름이 늘고몸 구석구석에 군살이 붙고가슴도 쳐졌다발라동은 그런 몸을 덤덤하게 묘사했다.

 

저 아래 밑바닥에서 시작해 고군분투하며 삶을 개척한 사람 특유의 강인함이 느껴지는 그림들이다._[‘여자의 몸은 여자가 그린다수잔 발라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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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율의 환각 - 조선을 뒤흔든 예언서,《귀경잡록》이야기의 시초
박해로 지음 / 북오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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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여기 섭주는 고려시대부터또 그 전의 삼국시대부터 신비한 일이 하도 많아 귀신의 땅이라고 불렸던 곳입지요진짜인지 가짜인지 몰라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괴이한 일이 하나둘이 아닙니다요.”_[‘지옥에서 온 사무라이에서]

 

섭주’ 라는 지역에서 일어난 괴이한 사건, 3건이 등장하는 전율의 환각’.

 

 

서두에서이 책에서 소개된 이야기들은 조선에서 실제로 일어난 야사들인데 어느 이야기든지악명 높은 도참비서로 금서 처분을 받았던 귀경잡록과 관련이 있다고 하고 있다.

 

그래서 본문을 들어가기 전에 귀경잡록에 대해 좀 알아볼 필요가 있다박해로 작가의 귀경잡록 시리즈에 등장하는 이 예언서는조선 세종시대 탁정암이라는 인물이 쓴 것으로이 서적에 의하면 가장 무서운 존재는 오늘날의 외계인과 같은 존재인 원린자라고 하고 있다고 한다이 서적이 저자 본래의 의도에서 벗어나여러 다른 의도의 수단으로 쓰이면서 이단 서적으로 낙인찍혔다고 한다.

 

서두에 귀경잡록은 허구의 저서가 아니다고 강조하고 있는데이것이 귀경잡록 시리즈의 전제조건인지 아니면 사실인지는 가늠하기 힘들었다다만 <전율의 환각>의 내용들을 짐작가능하게 한다귀경잡록 이야기의 시초라고 한다.

 

 

전율의 환각’, ‘검은 소’, ‘지옥에서 온 사무라이’, 모두 재밌게 읽을 수 있었는데독립된 영화를 보는 듯 잘 묘사된 무서운 기괴한 장면들에 놀랐다.

 

이런 소설을 읽어본 적이 있었던가하는 질문을 던져보니없었다 가 답이였다주로 영화나 드라마로 섭렵했던 장르를 글로 만나는 이런 경험은 뭔가 짜릿하고 소름이 끼쳤다왜 한국 오컬트 소설의 1인자라고 불리는지 보다보면 저절로 이해하게 된다미드 ‘X-파일과 한드 전설의 고향이 하이브리드된 신소설이라는 뜻이 무엇인지를 잘 알게 된다. (호불호는 확실할 것 같다)

 

끝나도 끝나지 않는 이야기책을 잡은 기분이다. ‘섭주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더 알고 싶어졌다.

 

 

_섭주 현령은 사람의 형상이 아니었다그를 따르는 십여 명의 나졸들도 마찬가지였다그들은 거대한 개의 모습을 띠고 있었다정확히 표현하자면 두 발로 걸어 다니는 개였다._[‘전율의 환각에서]

 

_촌장은 평온한 일상에 예고 없이 끼어든 변화가 못마땅했다변화라는 건 늘 경계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그는 의혹이 넘치는 눈으로 소를 바라보았다먹물을 뒤집어쓴 듯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소는 먼 산을 바라보며 눈만 껌뻑거렸다재수 없다는 느낌을 받은 건 모두가 마찬가지일까마을 사람들의 표정도 좋아 보이지 않았다._[‘검은 소에서]

 

 

_나인철은 섭주로 발길을 향하려니 흡혈선비 생각이 절로 났다그도 섭주에 관해 들은 바가 있었다현실을 초월하는 괴사건이 자주 일어난다는 저주받은 땅 섭주._[‘전율의 환각에서]

 

_“너희들에게 환각이 일어난다그 환각이 너희들을 따로 떨어지게 만들고 너희들을 죽게 만든다속지 마믿지도 마아무도!”_[‘전율의 환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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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자들의 은밀한 매력
데즈먼드 모리스 지음, 이한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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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는 미술시간에 배웠던 기억이 있는데원래는 예술 운동이 아니라 철학 개념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본래 삶의 방식 전체를 가리킨다고 한다. 1차 세계 대전으로 전 세계를 내몬 기존 체제에 든 반기라고 하니깊이 들어가면 얼마나 폭넓은 스펙트럼을 포함하고 있을지 미루어 짐작 가능하다.

 

데즈먼드 모리스는 그 유명한 털 없는 원숭이의 저자로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동물학자이자 생태학자 이다이런 과학자이자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초현실주의 예술가이기도 하다그런 그가 32명의 시각 예술 초현실주의자들에 관한 스토리를 모아놓은 책이 바로 이 초현실주의자들의 은밀한 매력이다.

 

 

작품들만 보면너무 난해한 초현실주의 작품들..... 다행히 이 책은 초현실주의 시각 예술가들의 개인사와 작품활동의 배경들 위주로 넣어놓아서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격동의 시기와 맞물러 있어서 비극적인 삶과 활동들이 그들도 그냥 평범한 우리네 이웃이구나 하게 되는 지점들도 있었고뜻밖에 계산적인 인물도 있어서 놀랐다.

 

대부분 일반인들에게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작가들인데아마도 저자는 이들을 독자들에게 알리고한 사조가 형성되는 계기 및 유의미한 행적들에 대하여 설명해주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에일린 아거와 메레트 오펜하임도로시아 태닝 과 같은 여성작가들을 알게 된 것이 큰 의미가 있다여전히 여성이라는 편견과 차별이 많았던 시대에불안한 시대상과 맞물린여성 예술가의 삶들이 인상 깊었다.

 

_오펜하임이 처음 유명해진 것은 1933년 만 레이가 기획한 사진전에서였다그는 그녀를 커다란 인쇄기 옆에 벌거벗은 모습으로 사진을 찍었다왼쪽 팔과 손에만 인쇄기 잉크가 묻은 모습이었다그녀는 마치 남자처럼 검은 머리를 짧게 잘랐고얼굴은 웃음도 없이 무표정했다.

 

그녀는 인쇄기라는 무거운 기계에 어떤 모호한 방식으로 위협을 받고 있는어떤 모호한 의식의 희생자처럼 보였다.

 

지금은 유명해진 이 사진전에 참여함으로써 그녀는 초현실주의자가 여성을 어떻게 보았는지를 보여 주는 또 따른 사례가 된 듯했다뮤즈이자 성욕 배출구이고장식용이면서 부수적인 인물로서 말이다._[‘메레트 오펜하임에서]

 

 

예술 활동의 흐름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데는 많은 배경지식이 필요할 것이다그 첫 번째가 당시의 시대상과 활동을 이끈 예술가들에 대한 이해일 것이다이 책에서는 비전공자들이 초현실주의 시각 예술가들에 대해 적당한 깊이로 알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이들을 이해하다보면 어렵게만 느껴졌던 당시 예술품들도 친근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비교적 페이지는 잘 넘어갔고각 인물들에게 인간적인 감정이 실리게 된다편하고 간결하게 읽을 수 있는 예술서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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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되지 않는 여자, 애디 라뤼 뒤란에서 소설 읽기 2
V. E. 슈와브 지음, 황성연 옮김 / 뒤란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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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장편소설로 생각하고 시작한 독서가뜻밖에 작가발견을 하게 된 이 책, ‘기억되지 않는 여자애디 라뤼’.

 

뜻밖에죽지 않고 영원히 같은 모습으로 살게 된 여성애디 라뤼의 이야기였다판타지 소설이라 할 수 있는데 읽는 내내 초조하게 그녀의 행적을 쫓게 되는 플롯은 추리 스릴러 같았다.

 

여러 세대를 거쳐 남성과 여성을 오고가는 영화&소설 올렌도’, 우연한 사고로 죽지도 늙지도 않게 된 여자이야기를 다룬 영화(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네요)를 떠올리게 했다(모두 내가 좋아하는 취향이다).

 

저자의 세밀한 묘사와 표현들은 읽는 재미와 함께훌륭한 고전을 읽는 듯해서 흠잡을 곳이 없다여전히 읽는 중이지만애정 작가 목록에 올리게 된 ‘V.E.슈와브’, 그녀의 다른 도서들도 챙겨보고 싶어졌다참고로영어덜트 픽션은 빅토리아 슈와브’ 필명을 사용한다고 한다.

 

 

_빵과 설탕 냄새가 어지럽게 공기 중에 떠다니고시선이 닿는 곳마다 사람들이 가득 차 있다.

 

그녀는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을모르는 얼굴들을 본 적이 없었다.

 

이곳에서는 낯선 사람들이 바다를 이루고 있고낯선 옷을 입은 낯선 얼굴들이 낯선 목소리로 낯선 말을 외친다그려에게 세계의 문들이 활짝 열린 것처럼안다고 생각했던 집에 수많은 방이 추가된 것처럼 느껴진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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