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보이지 않는 99% - 메트로폴리스를 움직이는 사소한 것들에 관한 마이크로 인문학
로먼 마스.커트 콜스테트 지음, 패트릭 베일 그림, 강동혁 옮김 / 어크로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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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넘치는 소설만이 혼을 쏙 빼놓는 것이 아니였다도시에 관한 이 책을 무슨 판타지 읽듯이 정신없이 읽었다.

 

왜일까? .. ...

 

아마도 나를 둘러싼 도시의 이야기이고숨겨진 상징들과 시설들을 찾아보고 배워보는 탐험가로 독자들을 거듭나게 만들기 때문일 것이다이 책을 읽으며 탐험가모험가가 되기 위해 굳이 깊은 아마존 정글을 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보도 블록 하나이정표 하나음수대보행신호 등 그냥 만들어 진 것들이 한 개도 없었다.

 

현재에 그치지 않고옛 도시들의 스토리흔적들도 큰 비중으로 다루고 있어서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역사를 체험해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무형의 건축재료’ 챕터가 기억에 많이 남는데우리가 흔히 물질적 측면 즉 각 지역의 사용가능한 재료기후건축기술 로만 생각하는 건축물들이 사실은 법령규제세금에 따라 각 건물의 형태를 결정짓는데 중요한 작용을 한다는 내용 이였다심지어 벽돌의 크기창문 크기유리 무게정면 면적 등등 까지 다 영향을 받는 다는 점은 미처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던 점이라서 기억에 이렇게 남는다.

 

 

또한이 책에서 놓치면 안되는 한 가지바로 인간 외의 다른 생명체들과의 도시 속 공존이다사실 도시라는 것은 인류가 다른 생명체들의 터전을 빼앗아 세운 공간이다그러면 우리는 그들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그동안은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오만함으로 자신들의 생존마저도 극에 치닫게 하는 각종 오염들을 양산해 내었지만 이제라도 공존의 길회복의 길을 실천해야만 한다.

 

이 책에서는 그 적극적인 이야기는 자제하고 있지만도시 속에 살아가고 있는 동물들의 예를 들어서 간접적으로 이렇게 생존하고 있는데 인간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변을 내놓고 있다결국은 모두 우리의 책임이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었다.

 

 

<도시의 보이지 않는 99%> 마지막 장을 덮으며 느낀 가장 큰 점은 도시는 하나의 생명체라는 것이였다도시를 이루는 요소들을 생각보다 많았고놀랄 만큼 광범위하였다길을 가다 만난 오래된 이정표 하나도 의미 있어 보였고바로 내가 사는 집 건너편에 생기는 새로운 길도 곰곰이 생각해보게 하는 능력이 독서 후에 생겼다.

 

지루하던 우리동네 걷기가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ㅎㅎㅎ 덕분에 굉장한 경험을 더 많이 하게 될 것 같다.

 

여기에 담지 못한 더 많은 이야기는 팟캐스트 보이지 않는 99%'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하니 꼭 챙겨보고 싶어졌다.

 

 

_차도와 인도 사이에 가는 선이 그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가끔은 이 가느다란 선을 좀 더 넓은 땅이 대신하기도 한다.

..... 뉴질랜드와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갓길berm 이라고 부른다. ...... 가로수길boulevard..... 연석길curb strip..... 인도 잔디밭sidewalk lawn 이나 인도 소구획지sidewalk plot..... 습지swale.... 악마의 띠devil strip..... 옆길beside walk, 풀밭grassplot, 공원지대park strip, 지옥의 띠hellstrip, 나무지대tree belt, 화단구역planter zone... 기물구역furniture zone(벤치나 기둥소화전 등 도로 기물을 설치하는 곳이기 때문이다등등.

 

도로변에 이렇게 여러 이름이 붙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_ [‘빈 공간의 존재 이유도로변에서]

 

 

_예컨대 10층짜리 유서 깊은 극장 건물을 소유한 사람이 50층짜리 건물을 지을 수 있는 허가를 받은 경우, 40층 높이에 대한 공증권을 인접 고층건물 건축업자에게 팔 수 있다.

 

건축업자는 40층 높이에 대한 공증권을 사들임으로써 50층 고도제한을 넘어 90층짜리 건물을 지을 수 있다구체적 과정은 더 복잡하지만 이 같은 권리 양도로 수많은 옛 뉴욕 극장들이 보존되었다.

 

오늘날 고층건물 스카이라인이 없는 맨해튼을 상상할 수 없듯이 옛날에 지은 저층건물이 이어진 브로드웨이가 없는 맨해튼도 상상할 수 없다._ [‘천국에서 지옥까지부동산 소유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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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선샤인 어웨이
M. O. 월시 지음, 송섬별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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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녀가 나오는 것 같아서 그 감성으로 쭉 가나 싶다가덜컥 강간사건이 언급된다그 강간사건의 용의자로 4명이 들어오고이 책은 그 중 한 명이 주인공으로 그의 시점으로 쓰여졌다.

 

1인칭 시점이라한 소녀에 대한 소년의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누구나 한 번 쯤은 경험했을 법한 그때의 감정이 사건과 범인을 잡는 과정에서 곡해되는 듯 하고 누가 범인인지는 갈수록 에매하다.

 

그 사건 이후에 닥친 해나 누나의 죽음집안의 불화, ... 주인공은 집안에서 평화롭지 못하다하지만 이 죽음을 계기로 린다와 다시 가까워진다정말 뜻밖의 일이였다.

 

한 소년의 심리가 매우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마치 내 자신이 화자가 된듯한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다꽤 긴 시간동안 성장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고미해결상태로 남아있는 성폭력 사건은 이 사건을 대하는 경찰들의 태도피해자의 예후들에 대한 다른 관점 등을 주인공이 깨달아감으로서 사랑하는 소녀의 상처를 어렴풋이 이해하는 듯해 보이기도 했다.

 

청소년시기로 끝날 것 같은 소설은성인까지 이어졌다주인공을 계속 괴롭혔던 죄책감의 정체가 이 끝에서 밝혀진다.

 

한 편의 인생사를 보는 듯 했던 소설은예민한 시기의 심리를 매우 자세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잘 표현해주고 있었다그래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시간들을 안타까움과 긴장감을 가지고 집중할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끊임없이 요동치는 감정과 생각들그리고 집 안팎으로 벌어지는 사건사고들끔찍한 어른들.. 이 모든 것들은, ‘왜 이리 사는 일이 힘든가’ 하는 답답함도 느껴졌다그만큼 서툰 시기이기 때문에 더 안타까웠다.

 

 

소설의 마무리에 다다르고서야나는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짐작할 수 있었다청춘소설이라고 하기에는 현실적이고범죄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심리묘사가 서정적이다읽는 이가 무게를 두기 나름일 것 같다.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되는 이 소설나의 그 시절은 죄책감이 없는가그리고 기억은 얼마나 정확한가...

 

 

_내가 아니에요엄마전 그 애를 사랑한다고요!” 하자 어머니는 내 손에 들린 이건 사랑이 아니야아들아이건 집착이야” 하셨다.

그 말에는 반박할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내가 처음 사랑이라는 말을 입에 올린 그 대화 속에는 어머니를 머뭇거리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다._

 

 

_하지만나는 그 시절 우리가 이야기를 나눌 때조차도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가 많았다는 사실을 몰랐다예를 들면 제프리 다머 이야기는 나에겐 악몽이었지만 그 애한테는 재미있는 꿈인 것 같았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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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로드
조너선 프랜즌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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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수정>, <자유>의 조너선 프랜즌 6년 만의 신작, <크로스로드>로 또 다른 미국을 만나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970년대 미국 가족의 황폐한 단면을 다루고 있습니다. 가족의 서사를 800페이지가 넘는 긴 공간에 어떻게 채워 넣었는지가 제일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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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듀얼 - 최후의 결투
에릭 재거 지음, 김상훈 옮김 / 오렌지디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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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그녀는 알고 있었다그들 중 다수가 이 목숨을 건 처절한 결투에서 한 사내가 죽는 것뿐만 아니라 한 여자가 처형당하는 광경을 보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_

 

_마르그리트는 아직 법적으로 유죄가 선고된 것은 아니었지만사형 판결을 받은 상태에서 결투를 관람하고남편이 결투에서 목숨을 잃을 경우는 그 즉시 처형될 예정이었다._

 

 

카루주 가문의 장 3세의 장남인 장 드 카루주 4세는 타고난 전사였다고 한다종기사였던 장 4세는 잔과 정략결혼을 하고 아들을 얻어고향인 카루주의 성에 살고 있었다.

 

카루주와 비슷한 연배에 오래된 친구 사이로새로운 주군인 피에르 백작을 같이 따르는 동료 종기사자크 르그리가 있는데그는 평민계급 출신으로 그의 가문은 카루주 가문 만큼 유서 깊지는 않았다피에르 백작의 총애를 경쟁하던 중에 서로 의가 상하게 되고엎친데 겹친 격으로 카루주는 아내 잔과 어린 아들을 연달아 잃게 되었다.

 

영토전쟁권력전쟁이 생활이였던 중세시대자칫 대가 끊길 수도 있겠다는 위험을 느끼고 재혼을 결심하게 된 카루주... 이 대목에서 드디어 이 이야기의 중심 마르그리트가 등장하기 시작한다젊고 부유한 귀족의 딸인데 굉장한 미인이기까지 한 그녀는 여러 가지 면에서 탐나는 신부감으로 딱이였다.

 

마르그리트에 대한 흑심과 카루주에 대한 복수와 질투로 르그리는 호시탐탐 기회만 엿보았다고 이 책에서는 말하고 있다그러다 카루주의 장기 출타라는 타이밍이 왔고 성범죄를 저지른다.

 

당시의 시대상과 이 두 인물을 쫓아온 스토리는 이 사건을 기점으로 방향이 확 바뀌게 된다이 이후로는 여성에게 저지러진 성폭행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와 생각법정에서 내려지는 판결들피해 당사자에 대한 의심과 배려없음 등 이러한 시점으로 책을 읽어가게 된다.

 

 

사건의 진위여부가 결투의 승패에 좌우된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

 

만약 그녀의 남편 카루주가 결투에서 패한다면 피해자인 여자도 같이 처형당해야 하는 부당한 처사,

 

볼거리로 전락한 결투는진정 누구를 위한 결투인지 의문스러워진다....

 

 

장 드 카루주와 자크 르그리 사이에서 벌어진 이 목숨을 건 결투는 파리 고등법원이 허가한 최후의 결투 재판이 되었다고 한다제목은 이 점에서 가져온 듯 하다.

 

실화라는 것에 더 놀랐고역사서로도 훌륭했던 책이였다영화로는 아직 보지 못했는데역사 속의 이 장면과 심리를 촘촘히 적어놓은 글자들을 실사로 어떻게 옮겨 놓았을지 정말 궁금하다이 책에서는 결투 후의 역사 속 기록들까지 다루고 있는데영화에서는 어느 선까지 다루고 있을지 궁금하다.

 

마르그리트를 마음 놓고 응원하고 싶다.

 

중세시대남성들의 여성에 대한성폭력에 대한 이상한 착각들이 지금의 그것과 별다를 바가 없다는 것에 또 한 번 충격 받게 된다


많은 이들이 꼭 읽어보았으면 하는 실화 소설이다.

 

 

_여성들은 실은 성폭행당하는 것을 즐기기까지 한다는 당대의 속설에 대해 공공연하게 반론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진 중세 여성들은 많지 않았다그런 진취적인 여성 중 한 명이었던 크리스틴 드 피장은 <여인들의 도시(1405)>에서 여자들이 강간당하면서 쾌감을 느끼는 경우는 전무하며강간은 그들을 최악의 비탄에 빠뜨리는 행위라고 썼다.

.....

강간은 이론상으로는 중한 처벌을 받는 중죄였지만현실 세계에서는 처벌을 받지도 않고고소당하지도 않고보고조차도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_

 

 

_이 유명한 결투 직후 태어나서 향후 몇 세기에 걸쳐 연대기 작가나 역사가들에 의해 새로운 생명을 부여받은 이 수상쩍은 전설이 앞으로도 끈질기게 살아남으리라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 역사의 책갈피를 통해 계속 후세에 전해지고논쟁의 대상이 되고되풀이되는 한은 말이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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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모범생 특서 청소년문학 23
손현주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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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얻은 아이들이여서 그랬을까나라에 큰일을 할 것이라는 예언 때문이였을까엄마의 훈육 방식은 너무 가혹했다조금만 성적이 떨어져도 가차 없이 폭력이 행해졌다.....

 

일란성 쌍둥이로 태어난 주인공은 그 중에도 동생이다형은 훨씬 똑똑해서 항상 1등 이였다그래서 엄마의 기대치는 높았고 쌍둥이는 너무 힘들었다몸이 훌쩍 커버린 청소년기부터는 엄마와 물리적으로도 대치하게 되었다형은 그 분노를 엉뚱한 곳으로 표출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어느 날형이 갑자기 떠나 버렸다한 번도 떨어져 본 적 없는 우리가 .... 형이 죽어버렸다...

 

 

공부라는 명목아래 행해지는 교육 학대를 다 너 잘 되라고 그러는 거야..” 하며 정당화 하는 게 일반적이다이 말은 당연시 하는 무의식적인 특권을 가지는 듯하다이 소설은 그런 점을 잘 다루고 있었는데 강도가 너무 심한 것 아니야할 수도 있겠지만그 경도에 차이만 있을 뿐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마주할 수 있는 상황이여서 정말 안타까웠다.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도록 내모는 어른들의 욕심이 바보 같아 보인다삶이란 것은 진정한 나를 찾아서 사는 것이라고 입으로는 계속 강조하지만교육현장에서는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것일까실재 삶에서는 어떤 가치가 더 대접받고 있을까?

 

우리는 모두 답을 알고 있다.

 

 

_텅 빈 방 안에 고요함이 엄습할 때 형이 죽었다기보다 멀리 여행을 간 것처럼 느껴졌다형이 없다는 것은 내 마지막 단짝이 사라졌다는 뜻이다._

 

_“이 동네 엄마들 다 그러쟎아잘하면 더 잘하라고 난리못하면 못한다고 구박만족이 없지.”_

 

 

_강요에 의한 교육은 아이들을 정신적 억압의 상태로 몰고 가 분노 조절 장애라는 내적 괴물을 만들어 냅니다성적 지상주의경쟁이라는 단어가 가짜의 를 만들어 분노를 차곡차곡 쌓이게 합니다._[‘가짜 모범생’ 창작 노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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