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버지니아 울프 - 한 사람의 인생이 모두의 이야기가 되기까지
수사네 쿠렌달 지음, 이상희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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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의 생애, 사회상, 가족, 그녀의 생각의 시작까지.. 이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책이였다. 특히 꼼꼼하게 그려진 삽화들이 인상적이였던 책이다.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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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영원의 시계방 초월 2
김희선 지음 / 허블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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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오히러 상자의 가벼움은 노인 삶의 끝없는 무거움을 가리켰다. 왜냐하면 사실 생이란 가벼울수록 글로 적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무거운 삶일수록 글자보다는 행간이 더 많이 필요했는데, 노인의 글쓰기가 바로 그런 경우에 해당했다._p202

 

 

_그렇게 자의식을 가지게 된 뒤 우리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거울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비록 인공지능일지라도 자신의 모습은 궁금한 법이니까요. 그런데, 거울 속에서 우리는 모두 똑같은 차림을 하고 있었습니다._p305

 

 

인간의 시간, 불멸, 존재에 관한 의문은 언제쯤 끝날 수 있는 것일까?

 

이런 주제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것을 보면,

물리학자들은 타임머신의 가능성 없음을 이미 말하고 있음에도, 후회로 가득한 과거를 고치고 미래를 다시 쓰고 싶은 열망은 없어질 수 없는 모양이다.

 

시간회귀의 주제에서 시작하여,

내 손끝 하나에 세상이 달렸다면?

 

순수한 인간의 시기를 지나, 육신의 소멸과 의식의 불사를 위한 기계와의 합체를 다룬 내용,

 

우주에 남겨진 우주비행사의 꿈..

 

악몽의 정의에 섬뜩한 새로운 해석,

언젠가 영화에서 접했었던 오토마톤이 언급되는 자동인형의 글,

 

이상한 잡지가 나오는 음모론이 떠오르는 단편에, 인공지능까지...

 

과학기술이 호러와 어울려져서 완성된 김희선 소설집, <빛과 영원의 시계방>이다. 기술의 발달과 인간의 욕망이 적절히 뒤섞여 있어서, 나와 멀리 있을 것 같지 않은 가능성 때문에 한편씩 끝날 때 마다 여운이 깊었다.

 

우리는 이 이야기 속 어디쯤에 이미 들어가 있을지도 모른다. 이 책 속의 문장처럼 길이 반드시 한 갈래로만 뻗어 있다고 믿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으니까말이다.

 

_“길이 반드시 한 갈래로만 뻗어 있다고 믿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으니까요. 길은 여러 갈래일 수 있고 한 사람이 동시에 그 길을 모두 걸을 수도 있는 거지요. 그렇지 않습니까?“_p43

 

 

 

_적막 속에서 화면은 점차 검게 변하고, 그 중심에 종료라는 글자가 떠올랐다.

아아, 이제 끝이구나. 누구에게랄 것도 없이 중얼거리는데 천천히 눈이 감겼다.

이번에야말로 진짜 잠이 찾아온 것이다._p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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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
이윤하 지음, 조호근 옮김 / 허블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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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자동인형의 모습을 보자 제비는 심장박동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

자동인형은 여기에 추가로얼굴에 가면을 쓰고 있다눈구멍만 뚫려 있을 뿐 코도 입도 없는기묘한 문양이 그려져 있는 목제 가면이다._p11

 

_보통 부역자는 그렇게까지 대놓고 활동하지 않지만학은 변신술을 쓰는 여우 요괴인 구미호 일족이었다화국인들은 구미호의 심기를 거스르려 하지 않았다구미호는 여행자를 유혹하여 간을 빼 먹는 것으로 유명하니까._p24

 

 

<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 이 소설의 세계관은 언뜻 봐도 우리네 일제강점기와 무척 닮아있었다.

 

‘6년 전화국은 라잔 제국에 점령당해 14행정령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화국인인 주인공 제비는 화가로 예술성에 들어가기 위해 이름까지 라잔식으로 바꾸고 시험을 보게 된다강직한 성격의 언니의 반대가 심해서 결국 화구를 챙겨서 친구 학의 집에서 잠깐 머물게 된다.

 

합격이 되기를 기다렸으나떨어지고그림일을 구하기 위해 여기저기 알아보다가제비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던 방위성 고위관료에 의해 일자리를 제안받게 된다하판덴은 적국의 무기개발 등을 하고 있는 방위성일이라서 망설이던 그녀에게 언니의 수상한 활동을 볼모로 거절할 수 없게 만든다.

 

이렇게 꼼짝없이 지하 작업장에서 방위성일을 하게 된 주인공은 자동인형기계그것도 용아라지의 숙제를 푸는데 전념하게 된다죽은 전임자가 남긴 용의 가면 마법 문양수수께끼를 알아가던 제비는 마침내 비밀에 접근하게 되는데......

 

 

이윤하 작가의 소설 나인폭스 갬빗을 처음 읽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생생하다물론 기분 좋은 놀람이였다무엇보다도 놀라운 세계관과 주인공들의 성별그들의 문화끊임없는 상상력그리고 몰입감 때문이였다.

 

그럼에도개인적으로읽는 즐거움은 이 <흐드러지는 봉황의 색채>가 더 있었다매우 잘 짜여진 구성으로 읽는 이를 한번도 방심하게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특히 골동품혹은 기운이 담긴 어떤 것도 안료-흐드러지는 봉황 같은-가 되어 마법진(문양)을 가면에 만들어서 적용하면 독특한 생명력을 가지게 된다는 설정은일본애니를 떠올리게도 하면서도 훨씬 오리엔탈 적인 신비스러움과 호기심을 더해주고 있었다.

 

일제강점기를 빌어온듯한 시대상독립운동과 연관되는 듯한 설정들은 나도 모르게 하나하나 역사를 대입시켜보게 하고인물들에게 당시 사람들을 투영시키게 한다나라면하고..... 그러면서도 고루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기계용과 같은 존재다른 문화의 세계관 때문일 것이다대화를 할수록 매력적인 기계용은 소설이 끝나도 계속 떠오르는 캐릭터다.

 

너무 재미있어서 눈을 뗄 수가 없었고가볍지 않은 비유들에 여운이 길었으며,

 

다시한번, ‘이 작가 뭐지?’ 하는 감탄에 마침내 영어원서를 찾아서 장바구니에 넣었다.

 

 

_눈앞에 기계 용이 있었다.

.... 쐐기꼴의 머리에는 색칠한 나무 가면을 쓰고둘둘 말린 전선이며 비쭉 튀어나온 가시 따위가 그 주변을 장식하고 있었다가면의 눈구멍 뒤편에서는 봉황을 닮은 붉은빛이마치 불꽃처럼그 불길을 향한 갈망처럼 번득였다._p69

 

 

_하긴 베이가 항상 정중하게 그를 대하니 그럴 만도 했다정말로 솔직하게 말하자면제비는 그녀가 아침마다 공용 공간에서 수련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거웠다붓놀림처럼 유연한 움직임완벽하게 균형 잡힌 늘씬한 몸매까지그 모습을 그려도 되겠냐고 물을 엄두는 나지 않았다._p97

 

_".... 전쟁 병기니까파괴력을 부여하려고 흐드러지는 봉황을 사용했죠제국에 대한 충성심을 주려고 피의 원을 사용했고요.“_p100

 

 

_그러나 이번에는 사소한 작업 하나하나에 스며든 의식의 성격이 그에게 각인되는 느낌이었다문양이나 물감의 기묘한 마법을 발견한 사람이 신관이라는 사실도 이제 당연하게 느껴졌다화국인 기준으로 볼 때제비는 적당히 종교에 의지하는 편이었다._p137

 

_그러나 어쩌면독립운동가에 어울리는 부류가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하나씩 떼어놓고 살펴보면 제각기 나름의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_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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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비행 - 2022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
박현민 지음 / 창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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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마다 그림이 가득 차 있는 박현민 작가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제목이 <도시비행인데요표지에 커다란 민들레가 그려져 있습니다왜냐하면 바로 이 민들레가 도시비행을 다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페이지 마다 그림의 관점이 독특했습니다때로는 공중에서 때로는 아래에서어쩔 때는 사물이나 생명체를 통해서 바라보고 있고 과감한 색과 형태들로 페이지를 가득 채웠습니다.

 

박현민 작가는 작년에 빛을 찾아서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빛을 찾아서는 이 책과는 많이 다른 정돈된 선들이 많았던 그림책이였습니다개인적으로는 <도시비행>이 더 개성있어 보입니다저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답니다.

 

 

도시비행’, 누구나 보며 같이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 같은 상상력 풍부한 그림책입니다.

 

기분 좋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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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자들이 떠도는 곳
에이미 하먼 지음, 김진희 옮김 / 미래지향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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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 ‘길 잃은 자들이 떠도는 곳’ 은 2천 마일에 달하는 서부로의 대이동인 오리건 트레일을 바탕으로 실존했던 인물들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서 쓰여진 책이라고 한다.

 

커다란 일확천금의 꿈을 품고 이 이동에 합류한 이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딱히 정착하지 못했거나종교적인 어려움을 견디지 못해 선택의 여지없이 이루어진 행렬이였을 것이다이 속에는 스무 살에 과부가 된 나오미가 있었고그녀를 눈여겨보게 된 존이 있었는데주인공 존은 백인과 인디언 사이에 태어난 혼혈이였다.

 

존은 어느 날 백인 아버지의 가족과 함께하게 되어 이 여정을 같이 떠나게 되었다그가 느끼는 정체성의 혼돈을 외적인내적인 부분으로 많이 묘사해 놓았는데특히 언어에서 느끼는 그의 내재된 갈등은 당시의 상황혹은 지금도 있을 수 있는 애매한 위치의 사람들을 대변해주는 듯하였다.

 

_나는 영어로 꿈을 꾸지 않았고포니 족 언어로 꿈을 꾸지도 않았다내 꿈은 나의 양쪽 세계의 소리와 몸짓으로 뒤범벅되어 있었던 나의 어린 시절 같았다._p246

 

 

 

결론적으로이 거대한 행렬이 이동하면서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는데 이것을 이겨내는 하나의 서사시라고 할 수 있는 소설이였다하지만 사실 개척이라 부르고 침략이라고 부제를 달 수 있는 현지 원주민들에 대한 태도나 당시의 상황들은 여전히 불편한 심기가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이런 부분을 접어두고 본다면 역경을 헤쳐가는 인간의 모습이 주제가 되는 소설이라 할 수 있겠다


존의 입으로 말하는 원주민들의 언어도 주의 깊게 읽었으면 하는 점이 큰 추천 포인트이며 지루함 없이 넘어가는 작가의 필력이 대단한 책이다.

 

 

_“뎀프시 대위가 포니 족 주민분들이 플랫 강 북쪽으로 이주해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됐다그렇게 나의 임무는 끝났다.

 

.... “이주하기까지 또 얼마나 시간을 준다고 하나뎀프시는 백인을 대변하나수 족이나 샤이엔 족을 대변하는 것인가?” 노인 한 명이 물었다포니 족 노인의 떨리는 목소리가 내 양심을 찔러댔다.

 

카키.” 내가 대답했다아니요.

자네는 우리가 이주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자네 부족민들도 이주를 했나?” 같은 형제가 물었다._p130

 

 

_대니얼의 죽음으로 나는 죽음이란 변덕스러우면서도 한번 내린 결정은 절대 되돌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배웠다그리고 그 누구도 죽음을 피하지 못한다는 것도죽음에도 예외가 없었다._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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