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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 - 최신 신경과학이 밝히는 괴롭힘의 상처를 치유하는 법
제니퍼 프레이저 지음, 정지호 옮김 / 심심 / 2023년 4월
평점 :
_괴롭힘의 패러다임은 너무 깊게 뿌리박혀 있어서 30년간의 신경과학 연구에도 여전히 우리는 뇌가 치유 불가능한 지경에 이를 때까지 이를 무시한다. 메르체니치는 뇌가 처참하게 망가져야 의료전문인이 달려들지만 그때는 이미 늦다고 안타까워한다. 이것은 마치 자신의 뇌를 무시하고 내팽개치는 것과 같은데, 문제는 이런 현상이 우리 사회에서 흔히 일어난다는 것이다._p257
_뇌에서 마음 속 가해자에게 할당되는 시간이나 대뇌피질 공간을 없애면, 이 파괴적인 신경망을 지탱하는 뇌 속 신경망은 퇴화된다. 그렇게 되면 회복된 우리의 마음은 자기를 방치하지 않고 스스로를 돌보며, 뇌와 몸 모두를 위해 학대 없는 치유의 시간을 보내기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마침내 마음-뇌-몸의 삼위일체가 이루어진다._p87
_동료 연구진의 검토를 거쳐 반복 시행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학대와 방치로 인한 피해는 “개인마다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_p232
벌써 온라인서점 상위권에 올라있는, 괴롭힘 및 학대 치유 전문가이자 교사인 제니퍼 프레이저의 <괴롭힘은 어떻게 뇌를 망가뜨리는가>.
괴롭힘과 학대가 뇌에 미치는 영향들을 의학적, 과학적 연구들과, 심리 치료 과정, 그리고 사회적인 정서까지 솔직하고 자세히 다루어 주고 있는 책이다.
뇌에 대한 새로운 접근부터 시작하여, 학대가 자행되는 다양한 형태들, 역사적 사실을 통해본 복종과 괴롭힘의 상관관계, 뇌의 잠재력 훈련과 더불어 괴롭힘에 대해서 뇌가 기억하는 방식에 대한 내용, 몸과 뇌, 그리고 세뇌.... 뇌를 회복하는 방법들까지... 정말 많은 내용들이 들어있었다.
음악계와 스포츠계에서 이뤄지는 교육과정상의 강요-영화 ‘위플래시’ 에서처럼- 가 학대라는 것, 그리고 학대하는 뇌와 학대받는 뇌, 복종에 대한 패러다임, 마침내 이룬 소위 성공이라는 것이 진짜인가 하는 의문을 이끌어내는 챕터가 기억에 유독 남는다.
왜냐하면 괴롭힘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형태는 지금 한창 회장중인 드라마 ‘글로리’에서 나오는 형태만을 떠올리기 쉽기 때문이다. 잘 되기를 바래서 행하는 교육상의 과정은 학대가 아니다는 생각이 일반적이고 특히나 해당하는 학생이 그 분야에서 명성을 떨치게 되면 그 과정도 정당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학대받았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는 눈부시게 성공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예시를 들고 있었다. 그러면서 ‘자기 믿음’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었다. 초점이 밖이 아니라 안에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예들은 한국사회에서도 공공연하게 많이 일어나고 있는 바이다.
또한 인상적이였던 내용은 가해자도 치료 가능한 존재로 보고 있는 것이다. 바로 뇌의 회복력을 믿는 것이다... 그래서 뇌의 속성에 대한 내용들이 많다. 이 부분이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었다. 스톡홀름 신드롬 같은 이미 알려진 내용에 대해서도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해볼 수 있는 경험도 흥미로웠다.
읽다보면, 생각보다 많은 종류의 괴롭힘에 깜짝 놀라게 된다. ‘혹시 나도 저기 어디쯤에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많은 경우의 수에 한번더 가슴을 쓸어내리게도 한다.
이렇게 사례와 연구, 설명들을 쫓아가다보면 뇌를 살릴 수 있는 방법들을 매 챕터 마지막에서 만날 수 있었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다 적용할 수 있고, 아이에게 성인에게도 도움 될 만한 훌륭한 내용들이였다.
이 책을 계기로, 괴롭힘에 대한 편견이 많이 변화하게 되었고, 스스로를 돌보는 법에 대한 생각은 깊어졌으며, 남을 챙겨보게 되는 의미들, 그리고 그 안에는 결국은 ‘공감’ 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는 것을 다른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느꼈던 ‘너무 마음 아프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은 어느새 사라졌고, 뇌와 관계에 대한 사유가 더 깊어진 기분이다.
무조건 추천하고 싶다. 치유와 공감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지 않을까.
생각보다 따뜻한 책이다.
_... 학대 신고를 받고도 피해자를 보호해주지 않는 사람들은 형사 고발을 당해야 한다. 제도적 공모에 종지부를 찍고 싶다면, 아동 학대를 돕고 부추긴 데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아동 안전은 신성한 신뢰의 영역으로 볼 필요가 있다._p311
_중요한 것은 신경과학 연구 결과를 이용해 학대는 악순환된다는 점, 즉 남을 학대하는 사람이 대부분의 경우 한때 피해자였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다. ..... 신경가소성이란 우리가 노력하다면 학대의 책임을 자기 자신에게 돌려 자살사고를 하는 사람을 구해낼 수 있다는 의미다._p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