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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라이프 마인드 - 나이듦의 문학과 예술
벤 허친슨 지음, 김희상 옮김 / 청미 / 2023년 9월
평점 :
_중년의 시작은 전례 없는 수준의 창의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박차일 수도 있다._p11
_베케트가 바라본 중년은 더 많은 것이 아니라, 덜어냄의 지혜를 추구하는 인생이다. 늙어감은 마음을 비워내라고 가르친다._p80
_단테는 성숙한 남자를 규정하는 다섯 가지의 필연적 특성을 제시한다. 성숙한 남자는 절제할 줄 알며, 강인하고, 사랑을 베풀며, 정중함과 충직함을 자랑한다. 단테가 성숙함의 위대한 사례로 꼽은 인물은 아이네이아스이다. 그리고 이런 관점은 중세 전반에 걸쳐 대단히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_p95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나이에 대한 개념들도 달라지고 있는 시점에서 살펴보는 중년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많은 이들이 중년을 다루는 이유는 아마도 삶의 큰 분기점이 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신체적 기능 등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겠지만, 문학과 예술의 측면에서 중년, 나이듦을 다룬 책을 만났다. 바로 ‘미드라이프 마인드’ 이다.
단테, 몽테뉴, 괴테, 보부아르, 베케트를 통해서 중년의 의미를 찾아보는 것으로 시작하여, 다양한 개념의 중년을 정의하고 설명하고 이해시키고 있었다. 남성위주로 취급하는 중년을 여성학적인 관점으로 다뤄주는 것도 놓치지 않고 있어서 균형감 있게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고대에서 현대, 각종 문학장르를 통해서 우리가 중년에 이르러 발휘하게 되는 창의성에 대하여 강조하고 있는 점이 무척 와닿았고 기억에 남는다. 이 때에 이르러 새로 태어나 더 깊은 실존적 자아를 다져갈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다양한 문학장르 글을 통해서 만난 중년은 기존의 부정적인 이미지와 선입견에도, 실재로는 가장 창조적이고 성숙해지는 과정이며, 현명해 질 수 있는 시기라고 강조하고 있었다. 이를 위해서는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_... 성숙하게 살아간다는 것, 단어가 가지는 가장 좋은 의미에서 중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실존적인 자족을 추구하는 것이라는 점이다._p427
_중년에 도달한 우리가 배우려 힘써야하는 것은 의술을 연마하는 의사처럼 중년을 연습하는 것이다. 풍부한 경험과 노련함과 자신감을 가지고 우리는 성숙함을 최대화해야 한다._p450
무조건, 인생이 끝난 것이 아니다, 변화에 당황하지 말라고 얘기하는 것 보다 훨씬 설득력 있는 내용이였고, 나의 중년과 노년을 어떻게 세워나갈 지에 대해서, 내 존재의 의미에 대하여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였다. 좀 더 깊은 나이듦에 대한 책을 바라는 이들에게 적극 추천하고픈 책이다.
_"죽음을 연습하는 것은 자유를 연습하는 것이다.“ 결국 이런 자세로 우리는 중년을 보아야 한다._p144
_시시포스처럼 고통 받거나 탄탈로스처럼 고문당하는 것에서 탈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단 한 번뿐인 인생에서 무엇은 이룰 수 있으며, 어떤 것은 이룰 수 없는지 구분하고자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만 한다._p218
_19세기의 주요 여성 작가들 목록은 결코 짧지 않다. 이 대단한 성공적이었던 작가들이 항상 남성의 관점에서 바라본 중년에 집중했다는 점은 정말 놀랍기만 하다._p264
_성숙함에 이를 즈음에 우리는 신은 죽었다는 니체의 말이 옳았음을 깨닫는다. 결정을 내려야 할 주제는 신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이다._p282
_성숙함은 하나의 자아가 아니라 여러 자아들을 찾으려는 자세로 이룰 수 있다. 중년에 우리 모두는 다수의 자아를 겸비한다.
소설 문학은 이런 변화하는 정체성들을 탐구하는 데 꼭 맞는 예술이다._p287
_요컨대, 엘리엇의 사례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위기이든 전향이든 중년의 시작은 오로지 출발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정말 어려운 일은 이 초심과 열정을 어떻게 유지하느냐의 문제이다._p331
_보부아르가 보기에 무엇인가 되어감으로써만 존재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특히 여성에게 맞는 말이다. “여성은 완성된 현실이 아니라, 오히려 무엇인가 되어가는 존재이며, 이런 되어감으로 남성과 비교당한다.” 모부아르가 [제2의 성] 초반부에서 펼친 주장이다._p379
_문제는 내가 중년을 어떻게 느끼느냐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중년을 살아감을 두고 내가 ‘어떤 느낌을 가져야만’ 하는가, 이것이 문제이다._p10
_중년 정신의 마지막 교훈은 바로 노력하는 그만큼만 우리는 현명해진다는 것이다._p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