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 - 전건우 장편소설
전건우 지음 / 래빗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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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프로파일러와 지능적인 연쇄살인마가 비바람 속에서 대결을 하고 있다한 치의 양보없는 팽팽한 긴장감에 당장이라도 방아쇠를 당겨버릴 것 같다프로파일러는 이 남자가 연쇄살인마리퍼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리퍼는 이 프로파일러의 가족을 볼모로 잡고 있는 듯 하다가족들의 절규에 온몸이 떨리고 있었던 그때번개와 천둥이 두 사람에게 꽂혔다그렇게 이 둘은 한 날 한 시에 죽고 만다....

 

...죽었는데..... 깨어났다프로파일러가.... 어라이 몸은 내 몸이 아닌데?

내가 우필호라고 한다... 아닌데 나는 최승재인데.... 일단 도망가자가족이 걱정된다어떻게 되었을까?

 

_어떻게 하지?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이대로 붙잡힐 수는 없었다아무리 설명을 해봐야 죽은 내가 우필호의 몸으로 환생했다는 이야기를 믿어주지 않을 것이다._p52

 

 

영안실에서 우필호로 깨어난 후에 몸 주인의 죄 때문에 바로 쫓기게 되는 주인공은 모든 것이 혼란스럽지만 일단 가족의 안위을 알기위해 동료경찰에게 가서 자신이 최승재임을 고백한다그리고 전해 듣게 된 소식은 그를 리퍼의 입장이 되어 살인마의 뒤를 쫓게 만든다....... 그런데 같이 죽은 그 악마도 프로파일러처럼 환생하지 않았을까주인공은 이런 생각까지 든다.....

 

 

강렬한 인트로에 화악 몰입되었던 이 소설, <듀얼>. 액션과 추리환타지 같은 환생까지 정신없이 진행되는 통에 순식간에 페이지가 다 넘어가 있었다과연 환생한 살인마가 누구인지를 밝혀내는 과정은 추리소설을 읽는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었다.

 

리퍼의 기존의 살인들을 파해쳐가면서도 우필호 보복범죄에 공감하게 되는 최승재마치 순수악처럼 보이는 연쇄살인마의 비밀과 심리까지..... 심도있는 부분도 놓치지 않고 있어서 소설의 퀄리티를 높여주고 있었다.

 

한 편의 영화처럼 잘 읽히는 박진감 있는 미스터리 소설이였고이 여름 시원하게 즐기기 좋은 신간으로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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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루이비통 - 제주를 다시 만나다
송일만 지음 / 맑은샘(김양수)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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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을 통해 잘 몰랐던 제주 이야기를 접하고 있었던 인친송일만 작가님의 글을 책으로 받았습니다피드를 통해 토막토막 접했던 글들을 책으로 만나니 제주를 더 온전히 만나는 기분이였습니다.

 

어릴적 기억들과 엄마제주의 풍경음식역사와 사투리들... 무엇보다도 뜻 모를 언어로 한 지역을 묶는다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누구나 고향은 있겠지만이렇게 섬으로 고립된 곳만이 가지는 특징들이 참 재미있었습니다함께 들어가 있는 조용한 사진들은 평소 인스타 피드에서 본 느낌 그대로 평안했는데요여행으로 가는 그 곳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한 사람의 시작과 알았던 장소들의 변화와 화자의 그때는 몰랐던 것들을 깨달아가는 마음을 만나다보면 어느새 읽고 있는 이들도 자신을 투영해보게 됩니다그렇게여행을 가듯 읽어봐도 좋고자신의 고향을 떠올려보며 따라가도 좋을 것 같은 책이였습니다.

 

내 어머니의 루이비통은 무엇일까요전화 한 통 해보렵니다...

 

_우리들의 여름이 모두에게 정겨웠으면 한다._p117

 

 

 

_사실 나도 뱅디란 제주어에 그리 익숙한 편은 아니다새로운 단어다옛날에는 제주도라고 해서 언어가 다 같은 것은 아니었다마을마다 고유의 언어단어가 각각 존재하였다._p106

 

_제주 음식은 의외로 조리 과정이 간편하고 단순하고 장식이나 외부 환경보다는 음식 그 자체에 집중하는 계절음식 성격이 강하다주재료를 제외하고는 워낙 재료가 신선하고 취득이 신속하고 편리하였다._p161

 

_... 그 당시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언젠가는 아버지와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을까 의문을 가졌던 시기였다그런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이 올리버 스토리가 내게는 긴 시간 기억에 남아 있었던 것 같다._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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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조현병 삼촌 - 어느 정신질환 당사자와 가족의 오랜 거짓말과 부끄러움에 관하여
이하늬 지음 / 아몬드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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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환청이나 환시 같은 환각은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아도 당사자에게는 생생하게 존재하는 현실이다. E.풀러 토리는 뇌가 그 소리를 듣는다는 의미에서 그 목소리는 실제이다” 라고 말했다._p56

 

 

솔직하고 실질적인 내용으로 우울증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 <나의 F코드 이야기>의 이하늬 작가가 이번에는 조현병에 대한 책을 들고 왔다제목은 <나의 조현병 삼촌>.

 

사회면을 종종 장식하는 조현병이라는 것에 대해서 제3자 입장에서조현병 가족입장에서그리고 당사자가 되어 꼼꼼하게 다뤄주고 있었다조현병 가족자세히는 삼촌에게 일이 생길때마다 달려가는 엄마와 할머니그것을 옆에서 보는 저자의 시점은 개인사를 떠나 사회약자에 대한 복지까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전작에서 우울증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을 잘 다뤄줬던 것처럼이 책에서도 증상에 대한 이해정신병원입원약물치료 등 일반적인 조치에 대한 것사회적인 편견의 경계선들그 가족들은 어떻게 해야하는가당사자의 질환전개사회활동 및 직업에 대한 배려사회적 독립... 등을 개인 경험을 대화형식도 같이 넣어서 이해를 돕고 있었다.

 

글을 따라가며조현병 구성원이 있는 가족의 어려움과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마음 아팠고 삼촌의 독립을 같이 응원하게 되었다.

 

그리고 파킨슨병과의 연관성정신장애인 동료지원자 활동일본의 베델의 집’ 사례등 잘 몰랐던 새로운 내용들에 대한 정보제공 역할도 하고 있어서 참 유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말처럼 어떤 조건이 특정 존재를 약자로 만드는 조건이 되지 않기를약자를 약자로 만들지 않는 그런 사회를 희망해본다. “내가 나로 삼촌이 삼촌으로 있어도 되는 세상을 바란다.”_p226

 

 

_원고를 쓰기 위해 책과 자료를 읽고 전문가를 인터뷰해도 막상 누워 있는 삼촌을 보면 여전히 화가 난다하지만 화를 내서 삼촌의 증상이 나아지거나 상황이 해결된 적은 없었다서로의 고통을 덜기 위해서는 반드시 공부와 연습이 필요하다._p71

 

_"사랑하는 나의 동생 .....

오늘은 비가 온다글을 쓰다가도 창밖을 바라보아도 길을 걷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우리의 슬픔은누나의 가슴은 네게 있다. ...“_p75

 

_정신장애인 가족 상담 지원이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는다이미 각 지방자치단체와 종합사회복지관 등에서는 정신건강상담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_p91

 

 

_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가해자의 병명이아니 병명’ 부각됐다병명이 드러난 것만으로 사건의 원인이 밝혀진 것처럼 여겨졌다조현병 당사자는 대부분 위험하지 않으며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일반인 범죄율에 비해 오히려 낮은데언론 보도에서 그런 맥락은 간단히 생략됐다조현병에 대한 공포와 혐오가 생기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_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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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테이아 - 매들린 밀러 짧은 소설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새의노래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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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남편은 이제 돈이 많아서 의사를 1000명 더 동원해 나를 누워 있게 할 수도 있다따지고 보면 내 덕분에 부자가 됐지만 남편은 내가 그렇게 얘기하면 싫어한다첫째로는 여신의 능력다음은 자신의 능력 덕분이라고 한다._p14

 

아킬레우스의 노래로 2012년 여성문학상을 수상하고, ‘키르케를 통해 마녀유혹자로만 치부되었던 키르케를 재탄생시키며 신화 속 캐릭터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주었던 매들린 밀러를 이 짧은 소설, <갈라테이아>로 다시 만났다.

 

<갈라테이아>는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속의 피그말리온의 신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고 한다옛날 키프로스에 창녀들을 보고 음란하고 파렴치하다고 경악하는 피그말리온 이라는 조각가가 있었는데그런 것에 환멸을 느껴서 완전무결한 여인을 상아로 조각하기 시작했다완성된 조각상과 사랑에 빠지고 여신의 도움으로 생명을 얻은 이 여인상과 결혼하고 아이도 낳으며 행복하게 살았다는 내용이다.

 

피그말리온 이야기는 다양한 형태로 각색되고 공연되었다고 한다이 신화속의 환상은 철저히 남자위주의 시각으로 착한 여자는 남자를 만족시키는 것 말고는 존재 이유가 전혀 없다는 발상여성의 성적 순결에 대한 집착새하얀 상앗빛 피부가 완벽하다는 통념여성의 현실보다 우선시되는 남성의 환상을 담고 있다.

 

이 소설 <갈라테이아>는 용감히 고착된 굴레를 벗어나게 되는 여성이 주인공이다정면대결보다는 지혜를 택한 이 여인은 딸이 같은 운명이 되기를 바라지 않은 듯하다그래서 용기가 났을 거라고 말하는 것이 더 편하겠으나인간은 그 자체로 누구나 한 객체로 존재하며 딸은 트리거였을 거라는 설명으로 정리하고 싶다.

 

여자아이라고 하면 순종하고 얌전한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한결같은 분위기에 한 번 더 한 숨을 내쉬며그럼에도 자신의 고유색을 드려내며 고분분투하고 녹록치 않은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_“그러게도망치지 말았어야지.”

다시는 도망치지 않을게요목숨을 걸고 맹세해요.

당신이 떠나면 나는 견딜 수가 없어요날마다 당신이 다시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려요당신은 내 남편이자 아버지이니까요.“

어머니이기도 하고.”

맞아요, ....”_p23

 

 

_아이는 방에서 나갔고 남편은 고분고분하지 않은 아이의 태도에 이를 갈았다.

당신은 나보다 저 아이를 더 좋아하지?”

그럴 리가요그럴 리가요._p31

 

 

_...나는 게들이 어떤 식으로 하얀 내 어깨를 넘어 그를 먹으러 올지를 상상했다해저는 모래가 깔려 있어서 베개처럼 푹신했다._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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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하늘 아래, 아들과 함께 3000일
츠지 히토나리 지음, 김선숙 옮김 / 성안당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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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년 전 내게 이탈리아 두오모 성당에 대한 이미지를 낭만적으로 각인 시켰던 <냉정과 열정 사이의 두 작가 중 블루를 쓴 츠지 히토나리이번에 코로나 이후 첫 에세이를 내놓았다바로 아들과 함께 보낸 3000일 간의 파리생활일기다.

 

냉정과 열정사이’ 그의 파트는 뭔가 너무 단정해서 차갑게 느껴졌던 기억이 있었는데 당시에 다른 버전에 더 많은 공감을 했었다 이 에세이 속의 츠지 히토나리는 세상 섬세하고 다정하다아들이 14살이였던 2018년부터, 18살 2022년까지의 기록은 코로나 상황을 품고 있어서 두 사람의 생활을 더 내밀하게 엿볼 수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아버지인 저자를 따라가다보면 기성세대 우리의 관점이 보이고여기에 뜻밖의 화두를 던지는 아들을 쫓아가다보면 이들이 우리 생각보다 훨씬 건강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읽으면서그렇게 아버지와 어른그리고 아들의 친구가 되어가는 화자를 만날 수 있었다.

 

절대 허투루 적지 않았고 역시나 무척 글을 잘 쓰는 작가다지루함 없이티키타카하는 두 사람과 신선한 파리생활그리고 뜻밖의 요리들과 음악 같은 문화적인 면들도 만날 수 있어서 무척이나 풍부한 독서를 할 수 있었다지금은 대학생이 되었다는 저자의 아들의 성장과정을 보면서누구나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내가 아는 누군가가 떠오르기도 할 듯싶다.

 

참 재미있으면서도 일상의 깊이를 맛볼 수 있었던 시간이였다누군가 어떠냐고 물어본다면 한번 읽어보라고추천하고 싶다고 말하고 싶은 책이다.

 

 

_여행지에서나 할 수 있는 얘기가 있다대화할 기회가 없는 것도 아닌데 왜 집에서는 대화가 잘 되지 않는 걸까._p25

 

_"아빠뭐 마실래커피라도 끓일까?“ 그래서 깨달았다어쩌면 아들이 쓸쓸한지도 모르겠다고혼자 있었기 때문에 외로웠는지도 모른다무심코 얼굴 표정이 일그러졌다그럴 때도 있는 거다그래서 나는 일을 하다 말고 아들과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_p131

 

 

_아들은 본심은 터놓을 수 있는 관계가 가족이라고 생각하고나는 뭐든지 말할 수 있는 게 가족이라고 생각한다._p237

 

_"우리는 걸으면서 이런저런 추억담으로 꽃을 피웠다이런 내용을 쓰면 여러분은 믿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제 반항기 사춘기 아들은 그곳에 없었다깜짝 놀랄 정도로 성장한 온화한 한 청년이 서 있었다.“_p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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