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매미소리에 그 아이 목소리가 함께 생각난다.어떤 날은 오래도록 기억된다. 슬퍼서 기뻐서 혹은 평범해서이꽃님 작가의 책 '죽이고 싶은 아이'와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를 읽었다. 어떤 날처럼 오래도록 기억되는 어떤 책이 있다. 이꽃님 작가의 책들이 그러했다. 내 곁 사람들의 마음을 듣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속 유찬이처럼.[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를 티저북으로 먼저 만났다. 열두 살 딸이 먼저 낚아채 읽더니 어서 읽으라 성화다.티저북은 딱 한 입 베어 문 맛이다.아... 더 맛보고 싶다...열일곱 여름 날. 각자의 상처를 안고 만난 두 아이가 있다. 열일곱 미혼모에게서 태어나 엄마를 지키기 위해 유도를 하게 된 하지오. 태어난 것도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듯 이번에도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엄마는 지오를 아빠가 사는 곳 '정주'로 보낸다. 유찬.5년 전 사건 이후로 아버지를 잃고 사람들의 속마음이 들린다. 세상이 시끄러워 귀를 막고 살아간다. 그 두사람이 만났다.하지오와 있으면 사람들의 속마음이 들리지 않아 고요한 세상을 얻을 수 있는 유찬.태어난 일, 버려지기 싫어 엄마를 지키기 위해 시작한 유도, 갑작스런 아빠있는곳으로의 전학. 그 어느것도 선택의 기회가 없던 지오.두 아이는 한 여름에 만나 잊고 지내온 평범한 날을 맛본다. 이 두아이의 가을은 어떤 맛일지 뒷이야기가 궁금해진다.이꽃님 작가의 소설엔 번역기가 내장된 기분이 들곤 했다. 소설 속 인물이 저마다 다 살아있어 그 소리를 낸다. 이해 못할 그들의 행동과 언어가 다같이 들려 곱씹으며 책을 즐기게 만든다. 그 즐거움은 읽는 이의 마음 속에 이해하기 힘들던 누군가른 이해해 볼 마음의 여백이다.5 년전 유찬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고, 그 일이 사람의 속마음을 듣게 된 일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지오는 아빠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뜨거운 그들의 성장통이 매미소리만큼 크게 다가오는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의 출간일이 무척 기다려졌고 드디어 그날이 왔다.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듯 소리없이 자연스레 스미는 이야기.<문학동네 북클럽으로부터 티저북을 제공받아 쓴 소감입니다.>